- 북유럽 거인의 반격 (상) : 노키아의 영광 5G로 재현 -- M&A 활용한 대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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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8.4.23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4-29 19:29:37
- 조회수438
북유럽 거인의 반격 (상)
노키아의 영광 5G로 재현
M&A를 활용한 대변혁 / ‘휴대전화’매각, ‘통신기기’로 공세
핀란드의 노키아가 대변혁을 거쳐 부활을 하려 하고 있다. 주력이었던 휴대전화사업을 매각하고 정리해고를 해야 했던 엄혹한 시절을 거쳐, 2017년 12월기의 영업손익은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였다. 차세대통신규격 ‘5G’의 실용화를 앞두고 통신기기 업체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창업 150년이 넘는 노키아의 저력을 따라가 보자.
북극권에 가까운 핀란드 북부. 그곳에 거대한 창고와 같은 시설이 있다. 노키아가 17년에 확장한 5G의 테스트센터다. 운동장 한 개 정도 넓이의 시설 안에는 5G의 운용에 필요한 반도체 세트부터 전파를 증폭시키는 장치까지 모든 기기를 갖추고 있다.
“5G의 실용화가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렇기 때문에 테스트 설비부터 실제 서비스 제공 시에 사용하는 기기까지 모든 것이 가능한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노키아의 5G시스템 엔지니어 유하 쥬피 씨는 말한다.
검은 스티로폼과 같은 것으로 덮여 있고, 전파를 흡수하는 소재로 된 벽면을 갖춘 ‘전파 암실’은 높이 7m, 가로폭은 30m로 작은 음악홀과 같다. 5G의 주파수대를 사용한 시스템이 작동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사전에 테스트를 함으로써 통신사업자는 원활하게 자국에서의 실증으로 이행할 수 있다.
-- 130조엔 시장이 목표 --
5G센터에는 무선기기 공장이 인접해 있다. 거의 모든 공정이 전자동으로 되어 있으며 5G의 운용에 필요한 통신기기를 제조하고 있다. 핀란드에서 우선 생산하고, 인도나 중국의 각 제조거점에서 세계의 통신사업자의 수요에 맞춰서 전개하는 구조다.
미국 컨설팅기업인 Arthur D. Little은 26년에 5G가 창출하는 시장이 130조엔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까지 통신기기 업체의 고객은 미국 베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나 NTT도코모 등 세계 각국의 통신사업자였다. 그것이 5G 시장에서는 원격의료나 자율주행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도 통신사업자 이외의 기업도 고객이 된다.
디지털 인텔리전스 사업의 바이스 프레지던트를 맡고 있는 니로 프레드릭슨 씨는 “통신사업자만을 고객으로 하는 비즈니스만으로는 성장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한다. SNS나 동영상 콘텐츠 발신 등의 서비스에 강한 기업을 확보하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
니로 씨는 자사의 미래상에 대해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조합한 기술회사가 될 것이다”라고 보고 있다. 그 때는 지금까지 접점이 없었던 기업이 고객이 될 것이다.
노키아의 17년 12월기의 매출은 231억유로, 영업손익은 1,600만유로의 흑자(전기는 11억유로의 적자)로 전환하였다. 이 중에 통신기기 관련 사업은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이다.
1865년에 창업한 노키아가 ‘황금기’를 맞이한 것은 90년대에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다. ‘노키아 3310’등 휴대전화 단말에서 계속해서 히트 상품을 만들어냈다. 한때, 노키아의 휴대단말의 세계 점유율은 50%를 넘었고 07년 12월기의 영업이익은 80억유로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영광의 시대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지금까지의 시장환경이 극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스마트폰 ‘iPhone’의 등장 이후, 각 사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이행하였다. 그러나 세계 1위였던 노키아의 방침 전환은 늦었고 휴대전화의 판매대수는 차츰 하락하였다.
09년에는 핀란드 국내에 있었던 개발 거점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이후, 노키아는 방황하였다. 계속되는 정리해고와 공급업체의 도산 등 핀란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도산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전환의 계기는 13년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 휴대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하였다. 무선통신 관련 거점에 있었던 6,000명의 종업원 중 3분의 1이 사업매각으로 인해 노키아를 떠났다.
노키아의 리스토 실라즈마 회장은 “휴대전화 사업의 매각은 아픔이 있는 개혁이었다. 매우 슬픈 경험이다. 그러나 이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노키아가 있다”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결론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한 인수는 완료까지 1년이 걸렸다. 그러나 노키아 사내에서의 판단은 2개월 정도였다고 한다. 실라즈마 회장은 “중핵사업이지만 감정을 이입하지 않고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도산할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나서 결단하였다”라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을 인수하였지만 그 후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노키아는 좋은 시기에 잘 팔았다”라는 것이 업계 대부분의 견해다.
또한 휴대전화 사업을 매각했다고는 하지만 노키아의 현재 매출의 10%는 휴대전화 관련 특허 수입이 차지하는 등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노키아는 15년에 다음 도전에 나섰다. 사업매각으로 얻은 자금을 바탕으로 통신기기를 개발하는 프랑스 알카텔 루센트를 약 2조엔에 인수한다고 표명하였다.
3위였던 통신기기 점유율은 스웨덴의 에릭슨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미국의 시장조사회사인 Dell'Oro Group에 따르면 17년 시점에서 세계 1위인 중국 화웨이와의 격차는 2.4포인트라고 한다.
-- 미국 정책도 순풍 --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우리들은 항상 생각하고 있다”. 무선 플랫폼사업을 총괄하는 라우노 씨는 이렇게 말한다.
핀란드인이 자주 사용하는 말에 ‘Sisu!’가 있다. 핀란드어로 ‘불굴의 정신’이라는 의미다. 오랫동안 러시아와 스웨덴의 침공을 견뎌온 핀란드는 작년에 독립 100주년을 맞이하였다.
그런 핀란드의 국민은 결단이나 도전을 해야 할 때일수록 단결한다. “정리해고 때도 회사에 대한 원망보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냉정하게 생각하며 회사를 떠난 사람이 많았다”(라우노 씨). 중핵사업도 과감하게 처분하고 좋은 사업기회를 만나면 단번에 공세를 취한다. 노키아는 휴대전화 이전부터 중핵사업을 처분하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역사를 반복해 왔다.
현재의 노키아 매출은 최고 수준일 때의 절반 이하다. 영업손익은 겨우 흑자를 내는 수준이다. 5G로의 이행은 스마트폰의 등장에 필적하는 대변혁이다. 그 만큼 대응은 용이하지 않지만 생각지도 못한 순풍도 불기 시작하였다. 미국 트럼프 정권이 통신기기 1위인 화웨이와 4위인 중싱통신(ZTE) 등 중국기업을 미국시장에서 내쫓는다는 방침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5G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다시 패권을 목표하는 ‘북유럽의 거인’. 완전히 부활하는 날은 그렇게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 (하)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