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의 비밀을 일본이 해명 -- 초대형 가속기, 리니어 콜라이더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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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8.4.10
- 신문사 일간공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4-15 16:55:49
- 조회수676
심층단면
우주의 비밀을 일본이 해명
초대형 가속기, 리니어 콜라이더 건설
-- 산업 창출의 파급효과 기대 --
우주 탄생 직후의 빅뱅 재현을 목표로 하는 길이 20km 이상의 거대 가속기가 일본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2018년 중에 건설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이 거대 프로젝트에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면 후보지인 도호쿠(東北)는 전세계의 소립자 물리학자들이 모여드는 과학의 일대 거점이 될 것이다. 의료와 소재, 에너지 등에서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는 파급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수 천억 엔으로 예상되는 거대 건설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이해가 불가피하다.
■ 빅뱅을 재현
힉스 입자를 정밀 측정
2030년의 가동 개시를 목표로 구상 중인 초대형 가속기 ‘국제 리니어 콜라이더(ILC)’는 전자와 양전자를 가속화해 충동시키는 차세대 직선형 가속기로, 이와테(岩手) 현과 미야기(宮城) 현 사이에 있는 기타카미(北上)산지가 건설 후보지이다.
ILC는 우주 탄생으로부터 1조 분의 1초 후의 빅뱅을 재현. 물질에 질량을 주는 소립자인 ‘힉스 입자’를 정밀 측정한다. 힉스 입자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힉스 공장’으로서 소립자 물리학에서 주류인 ‘표준 이론’의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물리 현상의 발견을 목표로 한다.
2012년에 힉스 입자를 발견한 스위스에 있는 유럽원자핵연구기구(CERN)의 대형 하드론 충돌형 가속기(LHC)는 양자와 양자를 충돌시키는 원형 모양의 가속기이다. 충동 에너지가 커서 새로운 입자 탐색에는 적합하지만, 정밀한 측정은 불가능하다. 이에 반해 ILC는 모든 소립자의 반응을 직접 관측할 수 있다.
연구자들로 구성된 국제미래가속기위원회(ICFA)는 2004년, 세계 유일의 ‘ILC계획’ 추진을 결정했다. 일본의 고에너지 물리학연구자회의는 즉시 참여를 발표. 2013년에 기타카미 산지가 사실상 ‘세계에서 하나뿐인 후보지’로 결정되었다.
하지만 국내 연구 방침을 정하는 일본학술회의는 ‘소립자 물리학으로서의 학술적 의의는 인정한다’라고 하면서도 당시 약 1조엔으로 전망되던 거액의 건설 비용 등을 이유로 ‘유치는 시기 상조’라고 판단해 결정을 유보한 적이 있다.
■ 충돌 에너지를 저감
건설 비용 5,000억엔으로 축소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에너지 물리학연구자회의는 2017년 7월에 ILC의 충돌 에너지를 기존 계획의 절반인 250기가 전자볼트로 낮추는 안을 제안, 같은 해 11월에 ICFA가 승인했다. 이것은 계획을 축소하는 조치가 아닌, LHC의 최근 연구 결과에서 “250기가 전자볼트가 힉스 입자를 가장 효율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충돌 에너지라는 것이 밝혀졌다” (리니어콜라이더 콜라보레이션 물리작업부회의 후지이(藤井) 공동의장)라는 이유에서이다. 단, 단계적으로 에너지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겨 놓았다.
이 제안을 기반으로 가속기의 전체 길이는 당초 계획인 31km에서 20km로 단축, 본체의 건설 비용은 약 8,300억엔에서 약 5,000억엔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주최국의 부담액을 절반 정도로 본다면, 일본은 건설 기간인 약 10년 동안 매년 200~300억엔을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2018년 1월에는 일본 산∙학∙관 팀이 유럽을 방문. “이제야 겨우 유럽과 진전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라고 도쿄대학 소립자 물리국제연구센터의 야마시타(山下) 특임교수는 말했다.
현재 소립자 물리학에서의 최대 테마는 힉스 입자이다. ILC 실험이 추진된다면 “시공의 관념이 확장될 것인지, 물질에 보다 깊은 계층성이 있는지, 또는 복수 우주와 같은 전혀 새로운 원리가 있는지 등 ‘세 갈래의 길’ 가운데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와세다대학 고마미야(駒宮) 상급연구원)라고 한다. 힉스 입자의 정체를 밝힐 수 있다면 노벨상 수상 가능성도 있다.
■ 보급되고 있는 가속기
ILC의 경제 효과 4.5조엔
일본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가속기가 보급되고 있어, 학술 연구뿐만 아니라 의료 및 소재 개발, 에너지, 환경 분야 등 산업계에서도 공헌하고 있다. 일본전기공업회에 따르면, 가속기와 그에 관련된 제품의 2016년 국내 생산 금액은 10년 전에 비해 거의 2배인 약 450억엔으로 확대되었다. 일본에 ILC가 유치된다면 산업계는 가속기 개발에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의 씨앗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업계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첨단가속기 과학기술추진 협의회의 니시오카(西岡) 회장(미쓰비시중공업 특별고문)은 “과학기술 창조 입국(立國)을 내걸고 있는 일본에게 ILC 실현에 공헌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하며 일본 유치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2015년에 ILC의 약 20년 간에 걸친 건설과 초기 가동 기간에 예상되는 경제 효과를 약 4조 5,000억엔이라고 추산했다.
도후쿠 지방의 유치 준비를 위한 ‘도호쿠 ILC 준비실’ 실장의 스즈키(鈴木) 이와테현립(岩手縣立)대학 학장은 “ILC를 계기로 ‘지방으로부터의 혁신’이 일본의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정부의 조기 결정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ILC의 건설로 인해 다른 기초 연구의 예산 배분이 제약될 것이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초보다 축소되었다고는 하지만 실현에는 수 천억엔 단위의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한편, “’진정한 국제 거점 구축’이라는 일본의 첫 도전”(야마시타 특임교수)이라는 관점에서 관계자들의 기대는 크다. 초기 우주를 재현하는 ‘타임머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속기를 일본에 건설하는 이 장대한 프로젝트는 일본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 육성에도 직결된다. 실현을 위해 관계자들은 국민에게 상세하게 설명하며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 차원이 다른 가속기에 대한 기대
고바야시 마코토(200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고에너지기구 특별명예교수
ILC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만들어진 가속기와는 그 규모가 달라, 조건이 갖춰진 나라가 아니면 추진이 불가능하다. 일본에서의 실현을 기대하지만 거대한 시설인 만큼 주변의 이해를 확실하게 얻을 필요가 있다.
가속기를 디자인한 그대로 만드는 것과 그것을 이용한 실험에서의 과학적 발견 여부는 구별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발견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인간의 영역이 아닌 자연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속기 프로젝트는 항상 이러한 리스크가 동반된다.
ILC의 경우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바로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시나리오가 명확해지는 형태가 된다. 이것은 그 나름대로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