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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erial X : 제3부 새로운 싸움 (중) -- 유리를 깨뜨려라, 성공보수 천정부지
  • 카테고리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18.3.26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3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4-01 21:46:35
  • 조회수623

Material X : 제3부 새로운 싸움 (중)
유리를 깨뜨려라, 성공보수는 천정부지
아사히카세이, 평생 연구자의 길 / 미쓰비시케케미컬, ‘기술 프로듀서’

월등하게 빠른 속도로 방대한 양을 처리하며 이상적인 신소재를 발견하는 ‘Materials Integration(MI)’. 차원이 다른 능력을 가진 이 재료탐색 기술이 등장한 한편, 소재업체의 인재육성은 뒤처지고 있다. 담당자의 질적, 양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래된 상식이나 습관에 매여 있어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연구자 개인의 강점을 활용하지 못하면 아사히카세이(旭化成)의 차세대를 책임질 코어사업을 창출할 수 없다”. 아사히카세이에서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나카오(中尾) 부사장은 기업이 느끼는 위기감을 표현한다.

일본 기업에서는, 저명한 연구자라도 폭넓은 시야를 갖게 한다는 이유로 제너럴리스트로 육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40세 전후가 되면 기획이나 예산에 시간을 할애하는 관리직으로 승진시키는 관행도 이어지고 있다. “이래서는 취직이 아니라 취사(就社)다”라고 나카오 부사장은 말한다.

-- ‘뛰어난 연구자=유능한 관리직’은 아니다 --
그러나 프로야구에서 뛰어난 선수가 반드시 뛰어난 감독이 되지 않는 것처럼, 뛰어난 연구자가 유능한 관리직이 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아사히카세이에서도 일찍부터 리튬이온 배터리의 세퍼레이터나 자기(磁氣)센서 등 세계 최고의 제품을 세상에 내놓은 기술력이 숨을 죽이고 있다.

이러한 폐색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2017년에 새로운 전문직 제도를 창설하였다. 관리직에 앉히지 않고 전문성을 철저하게 추구하는 연구자를 육성하는 제도다. 약 3,000명의 기술자 가운데서 우선적으로 1명의 ‘Executive Fellow’와 8명의 ‘Principal Expert’를 선발하였다. 대우는 이사나 운영책임자 등과 동등하다. 그 밑에는 펠로우 후보인 Expert를 등급 별로 배치하였다.

전문직 제도의 핵심은 이익 공헌에 따라 지불하는 천정부지의 성과 보수다. “연구가 이익으로 이어져도 대우는 유리천장에 부딪혀 있었다”(나카오 부사장). 그래서 제약을 두지 않고 평가하는 구조로 만들었다. 뛰어난 연구자를 발굴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직종과 임금 체계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부작용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펠로우는 사실 상의 명예직이었고,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요시노(吉野) 씨 등 2명밖에 없다. 나카오 부사장은 “요시노 씨를 잇는 이노베이터를 배출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성과가 나올 것 같은 징후가 보인다. 아사히카세이는 최근 MI를 사용하여 폴리머(고분자) 화학품의 촉매에 사용하는 새로운 첨가제를 개발하였다. 300만 이상의 분자구조 데이터를 찾아내서, 유력 데이터에 물질 농도나 화합할 때의 온도 등을 입력함으로써 원하는 성능의 첨가제 범위를 좁혔다.

연구자의 지식이나 반복 시험에 의지했던 개발의 경우는 1-2년이 걸리겠지만, MI를 활용하여 8개월만에 발견하였다고 한다. 기존 제품과 비교하여 불순물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한다.

기술직을 육성하는 전통적인 방법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은 업계 타사들도 마찬가지다.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HD) 산하의 미쓰비시케미컬은 ‘기술 프로듀서’의 육성을 서두르고 있다. 기술 프로듀서는 사회의 트렌드를 읽고 미래 기술과 제품을 예측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 ‘연구소를 나가자’ --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이나 인재를 준비하거나, 자사의 기술과 외부 연구기관의 기술을 연계하여, 미래를 앞지르는 최적의 답을 ‘발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4월에 본사의 연구개발전략부에 전문그룹을 설립, 정예를 모아 기술 프로듀서로서 활동시킨다.

앞선 모델이 있다. 요코하마연구소의 세토(瀬戸) 펠로우다. “연구소에 있는다고 이노베이션은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것이 그의 지론으로, 연구기관이나 대학과의 협력을 모색해 왔다.

세토 씨가 우선 구상하는 것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에코시스템(생태계)이다. 그 가운데서 미쓰비시케미컬의 기술이 어떻게 공헌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이러한 발상에서 인공광합성과 효율적인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가 생겨났다. 그러나 전통적인 일본 기업인 미쓰비시케미컬의 안에서 세토 씨와 같은 인재는 아직은 이단아다. 본인도 자각하고 있으며 “후계자를 찾는 것이 과제다”라고 말한다.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는 것은 사내의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인재다”. 미쓰비시케미컬HD의 래리 마이쿠스나 상무는 이렇게 말한다. 마이쿠스나 씨는 오치(越智) 사장이 삼고초려로 샤프에서 영입한 인재다. 17년 4월에 설립한 첨단기술∙사업개발실의 수장을 맡고 있다.

첨단기술∙사업개발실에는 일본 IBM 출신으로 정보처리 분야의 제1인자인 이와노(岩野) 씨나 산업혁신기구에서 벤처지원을 담당했던 이치카와(市川) 씨, 캐논에서 의료기기사업을 이끌던 모리(森) 씨 등이 결집. 화학의 문외한을 중심으로 한 30명 규모의 부대가 만들어졌다.

소재업계에서는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한 이래 회사에 뿌리내린 토박이 인재를 중용하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향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프로퍼(토박이)와는 다른 발상의 인재를 찾고자 하는 의식이 강해졌다”. 구인·구직회사인 리크루트커리어에서 소재∙에너지업계의 전직(轉職)을 담당하는 하다노(羽田野) 씨는 말한다.

호황이 이어지는 소재업계 기업들은 지금이 채용 호기다. 영업직도 포함하여 모집자는 누계 수천명에 달하며, 한 회사에서 100명 이상의 연구자를 채용하는 사례도 있다. 미쓰이화학은 18년 3월기의 신규채용 105명에 가까운 90명을 중도 채용하였다. 19년 3월기는 중도, 신규 모두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성장하는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는 소재업계뿐 아니라 전자기기나 자동차와 같은 관련산업과 인재를 경쟁해야 한다.

지금의 직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 인재도 많고, 구인수와 비교하면 전직 희망자수는 적다. 고도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기업 측의 요구와 조정도 해야 한다. 리크루트커리어의 하다노 씨는 “바늘 귀에 실을 꿰는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그래도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면 “연구 직장의 책임자가 채용 활동에 직접 참가하는 것이 지름길이다”(하다노 씨). 인사부는 알지 못하는 상세한 연구방침이나 구인표에 적을 수 없는 극비 프로젝트 등의 생생한 정보가 전직 희망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한다. 우수한 동료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현장도 무관치 못하다.

미래 성장에 포석을 두는 것이 경영자의 일이다. 기업문화를 바꾸고, 인사의 구조를 바꾸고, 조직을 바꾸고, 채용을 바꾼다. 과열되고 있는 인재 쟁탈전은 회사 전체가 뛰어든 총력전이 되고 있다.

  -- (하)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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