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치료 : 제4부 데이터로 이긴다 (2) : 체혈만으로 변이를 잡는다, 미국 가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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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8.3.6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3면
- Writerhjtic
- Date2018-03-13 11:08:36
- Pageview671
암치료: 제4부 데이터로 이긴다 (2)
체혈만으로 변이를 잡는다
미국 가든트, AI로 유전자 검사 / 소프트뱅크 400억엔 투자
▶채혈검사
암세포에서 혈액 속으로 새어 나온 DNA를 채취하여 이를 검사한다. 포함되어 있는 양이 적어도 그것을 증폭시켜 차세대 시퀀서로 해석할 수 있다. 가든트의 혈액검사는 암과 관련된 유전자 73종류를 특정하고 있다. 이를 시퀀서로 검사하여 돌연변이나 양의 증가를 검출한다. 암 조직을 떼어내는 방법과 비교하면 새로운 기술이다. 현재는 암 조직을 채취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을 전망한다.
“AI를 사용하여 지금까지 인류가 해결하지 못했던 병에 대한 해결 수단을 제공한다. 그것이 우리 그룹에 들어온 가든트 헬스(Guardant Health)다”. 2017년 6월. 소프트뱅크 그룹의 주주총회에서 손정의 사장은 자랑스럽게 발표하였다. 미국의 암 유전자 검사 회사인 가든트 헬스. 이 회사에 매료된 손 사장이 400억엔의 자금을 투입하여 화제가 되었다.
가든트는 2012년에 설립된 실리콘밸리의 젊은 회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유전자 검사 시장에서는 80% 이상의 점유율을 자치하는 톱 기업이기도 하다.
특정 시장이라는 것은 혈액을 사용한 암유전자 검사다. 손 사장은 천부적인 감각으로 이 회사의 높은 장래성을 간파하였다. 5년 이내에 100만명의 암환자 정보를 해석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혈액검사의 유망성에는 정부도 주목하였다. 국립안연구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암유전자 검사 프로젝트 ‘SCRUM-Japan’에서는 17년 12월부터 가든트와 공동으로 혈액검사 정밀도 검증에 착수하고 있다. 확인이 끝나면 언젠가 암 조직을 검체로 하는 유전자 검사와 마찬가지로 보험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혈액을 사용한 유전자 검사의 강점은 무엇일까? 국립암연구센터 히가시병원 호흡기내과의 고토(後藤) 과장은 “싸고 빠르고 안전하다”라고 설명한다. 아무튼 간단하다. 혈액검사는 환자의 몸에서 혈액을 채취만 하면 된다. 암세포의 채취를 위해 몸에 바늘을 찔러 내시경을 넣어야 했던 기존의 검사와는 크게 다르다.
예를 들면, 폐암이라면 기관지경을 기도에 삽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때 미국의 시장조사 회사의 데이터에 따르면 기관지경으로 인해 5명에 1명이 기도에 손상을 입고, 회복 처리에 평균 100만엔 이상의 의료비가 든다고 한다. “환자에게 큰 고통이 동반되며, 스테이지가 진행된 암환자의 경우는 체력적으로 견딜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검사가 간단하다는 것이 갖는 의미는 크다. 환자의 몸 변화에 따라 면밀하게 검사할 수 있다. 암세포의 특징은 그 모습을 시시각각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반년이 지나면 모든 유전자의 40%가 모습을 바꾼다는 논문을 가든트는 펜실베니아대학과 공동으로 발표하였다. 암의 상태를 하나하나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적절한 처치가 가능해진다.
-- ‘노이즈’를 제거 --
정밀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혈액에는 암유전자뿐 아니라 다양한 것이 흘러 든다. 이것이 난제였다. ‘노이즈’가 많아 좀처럼 암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AI의 출현으로 이 노이즈를 제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가든트의 국내책임자인 시오쓰(塩津) 씨). 지금까지 4만건이나 되는 암 환자의 혈액을 해석하여 그 데이터를 학습시켜 노이즈를 제거하였다.
노이즈 속에서 암 유전자를 추출하는 ‘검출감도’도 높다. 미국의 파운데이션 메디슨(보스턴)은 암 조직을 직접 잡아서 검사하는 유전자 검사 기업인데 “학회발표를 보면 가든트의 혈액검사는 파운데이션 메디슨보다 10배나 높은 검출감도가 있다”라고 시오쓰 씨는 말한다.
가든트는 혈액에 녹아 든 다양한 패턴의 유전자 정보를 AI를 통해 파악하는데 성공하였다. 예를 들면, 유방암의 경우 그 암 유전자로서 유명한 ‘HER2’에는 100종류 이상의 패턴이 있다. 가든트는 이 100종류 전부를 파악할 수 있다.
변이 패턴에 따라서 ‘프라이머(Primer)’라고 불리는 유전자 증폭에 필요한 인자를 설계하여 채용, 어느 변이 패턴이 있어도 모두 놓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해석 속도도 빨라 미국에서는 채혈하고 나서 최단 4일이면 검사 결과가 나온다.
몸 속을 흐르는 혈액검사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암만이 대상인 기존의 유전자 검사와 비교하면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넓다는 것도 특징이다. 장기 뒤쪽에 숨은 암이나 조기의 작은 암이라도, 그 암유전자는 미량이라도 확실하게 혈액에 녹아 든다.
혈액검사는 그 미량의 유전자도 놓치지 않는다. 암의 제압에는 무엇보다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암 환자의 50%는 스테이지3, 4가 돼서 발견되지만 스테이지4의 경우는 5년 생존율이 10% 전후에 불과하다. 스테이지1, 2의 조기 치료라면 70~80%가 5년 후에도 생존 가능하다. 암의 조기 발견에 혈액 검사는 유효하다.
미량의 암 해석에 있어서 가든트는 미국의 최고 기업이다. ‘루나(Lunar)’라는 프로그램을 가동,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 4월에 미국의 학회에서 발표한 데이터를 보면, 조기 스테이지의 대장암 환자를 86%의 확률로 검출할 수 있었다.
“고형암은 거의 모든 종류를 검출할 수 있다”라고 시오쓰 씨는 말한다. 암 전체에서는 평균 85% 정도의 검출률이다. 혈액뇌관문이 있기 때문에 유전자가 혈액으로 새기 어려운 뇌종양의 경우도 67% 정도의 검출감도를 보였다.
-- 경과를 면밀하게 --
혈액검사가 보급되면 암의 경과 관찰에도 유용하다. 암은 시간이 경과하면 유전자 타입이 전혀 다른 암으로 변하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약도 바뀌게 된다.
알기 쉬운 예가 폐암 치료제 ‘이레사(Iressa)’ 등의 분자표적약이다. 암의 원인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에 완벽하게 결합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효과가 높다. 그러나 많은 경우 1년도 지나지 않아 효과가 없어진다. 그것은 원인 유전자가 더욱 변이하면서 단백질 모양이 변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정 기간별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면서 최적의 약을 선택하는 것이 유효하다. ‘이레사’가 듣지 않게 되면 ‘타그리소(Tagrisso)’라는 약이 있는 것처럼 앞서서 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다.
가든트는 일본 시장에서도 가능한 조기에 서비스 제공을 목표하고 있으며 3년이면 주요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검사비용은 약 30만엔 전후를 예상한다. 보험 적용이 인정되면 환자 부담은 수만엔이면 된다.
혈액검사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가든트만이 아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미국의 바이오 벤처인 Grail(캘리포니아주)이다. 차세대 DNA 시퀀서 개발에 있어서 세계 최대 기업인 미국의 Illumina로부터 혈액검사 기술을 양도받았다. 풍부한 유전자 해석 기술을 지렛대로 일본 시장 진출도 노린다.
16년에 창업했지만 맹렬한 기세로 점유율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빌 게이츠를 비롯하여 제약회사 머크(Merck)와 BMS(Bristol-Myers Squibb) 등 출자자의 면면도 호화롭다.
-- (3)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