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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창립 100주년, 탈피를 위한 몸부림치는 ‘일본 대표’ -- 성장과 침체,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3.4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3면
  • Writerhjtic
  • Date2018-03-11 22:44:35
  • Pageview566

파나소닉 창립 100주년, 탈피를 위해 몸부림치는 ‘일본 대표’
성장과 침체, 전쟁 후 일본 경제를 반영

후세에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 幸之助) 씨가 오사카 시내의 집 한 채를 빌려 아내, 처남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18년 3월 7일이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나고 고노스케 씨가 남긴 ‘가전 제국’ 파나소닉은 다음 100년을 위한 새로운 탈피라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성장을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는 파나소닉의 발자취는 오랜 기간 침체되어 있었던 일본의 경제를 반영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 23년, 소니 20년, 미쓰비시전기 17년. 이 숫자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것은 각 기업들이 버블 경제 전후에 기록한 과거 최고 연결 영업 이익을 경신하기까지 걸렸던 연 수이다. 예를 들어 히타치는 1990년에 반도체 메모리를 주요 수익원으로 5,064억엔의 영업 이익을 올렸지만, 그 이후 침체기가 지속되며 이 수치를 상회하게 된 것은 2013년부터이다. 이 숫자들은 일본의 전자업체들이 25년 가까이 침체를 이어갔다는 것을 말해주는 숫자들이다.

-- 최고치의 60% --
오랜 기간 ‘가전 시장의 챔피언’이었던 파나소닉의 상황은 더욱 험난하다. VHS비디오가 날개 돋치듯 팔렸던 1984년의 5,757억엔을 아직까지 넘지 못하고 있다. 거액의 적자 속에 2012년 취임한 쓰가(津賀) 사장은 플라즈마 패널 철퇴 등 대담한 결단으로 V자 회복을 성공시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기 예상 영업 이익은 3,500억엔으로 피크 때의 60%에 불과하다.

엔고와 중국∙한국 기업들의 대두,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보급. 이러한 구조 변화에 거대한 가전 제국은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파나소닉의 사외 이사를 맡고 있는 경영컨설턴트의 도미야마(冨山) 씨는 “국내에서 낮은 비용으로 만들어 세계에 판매하는 가공 무역형 사업 모델이 붕괴해버렸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쓰가 사장의 파나소닉은 반전의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것을 확실히 말해주는 것은 1월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전자 가전 박람회 ‘CES’. 과거 파나소닉의 주역은 TV와 비디오였지만, 올해에는 가전 제품 전시가 전혀 없었다. 그 대신 차체를 반으로 나눈 자동차의 커트 모델과 공업용 운송로봇을 전시하며 기업용 제품의 기술력을 어필했다. 현지에서 기자단으로부터 “파나소닉은 무슨 전문 회사인가?’라는 질문에 쓰가 사장은 “솔직히 나도 내 자신에게 그 질문을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파나소닉의 새로운 사업 영역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백 야드(Back Yard)’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를 전방에 내세우는 가전 사업은 아직 호조이지만 자동차회사에 센서와 배터리를 공급하거나 사무실에 에어컨 및 영상 회의 시스템을 납품하는 등 타사의 비즈니스를 뒤에서 지원하는 업무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 야심 찬 도전 --
당기 매출 전망을 보아도 가전이 주축인 ‘어플라이언스(Appliance)’부문이 2조 5,700억엔인데 반해 차량 탑재 기기 등으로 구성된 ‘오토모티브&인더스트리얼 시스템즈(AIS)’는 2조 7,400억엔. ‘파나소닉이라고 하면 TV나 냉장고 회사’라는 사실은 틀림 없지만,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정확하게 나타내는 것은 이젠 없다고 할 수 있다.

신생 파나소닉의 ‘현장’은 규슈(九州)에도 있다. 후쿠오카 시에 있는 대형 할인점인 Trial Company의 본사에서 지난 달부터 한 실험이 시작되었다. 사내의 임시 점포에 과자와 문구류 등 400품목이 진열되어 있고 상품 하나하나에는 전자 태그가 부착되어 있다. 손님은 계산대 대신 무인 정산 레인에 쇼핑 봉투를 통과시키면 순식간에 요금 결제가 완료된다.

미국의 아마존닷컴의 무인 계산대 슈퍼 ‘Amazon Go’의 일본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야심 찬 도전에 태그와 기기를 제공하는 곳이 파나소닉이다. “워크스루(Walkthrough)형 결제는 평균 5초 만에 완료된다. 소매점의 인력부족 대책으로 활용될 수 있다”라고 파나소닉의 아오타(青田) 집행위원은 말한다.

하지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세계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해 쓰가 사장도 최근까지 ‘본보기’으로 삼아왔던 항공기용 오락시스템 사업은 이번 기에는 크게 둔화되었다.

좌석의 액정장치를 즐기는 대신, 승객이 자신의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기내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Bring your own device’라는 인식이 비용 중시의 저가 항공회사(LCC)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기내 설비 시장이 예상보다 침체되고 있다.

쇼와(昭和)시대에 급성장해 헤이세이(平成) 때부터 침체가 이어져온 파나소닉은 전쟁 후의 일본 경제 전반에 걸친 발자취와 중복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말하자면, 이곳을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파나소닉에는 과거뿐만 아니라 지금도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고노스케 씨의 가르침은 젊은 세대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어, 그의 저서인 ‘길을 개척하다’는 고노스케 씨가 사망한 뒤에도 185회나 증쇄되었다.

가전을 수돗물과 같이 염가에 널리 보급하겠다 라고 하는 고노스케 씨의 ‘수도 철학’은 경제 성장과 함께 빛이 바랬다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파나소닉은 단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예를 들어 가전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쾌적한 주거 공간 전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패키지를 세계의 소비자에게 널리 보급한다라는 새로운 수도 철학을 그들은 추구할 수 있을 것인지, 경영진의 진가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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