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뉴스요약

일본의 혁신력 (4) : 특허만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 시장을 선도해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3.2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8-03-08 17:23:45
  • Pageview615

일본의 혁신력; 기업은 변할 수 있을 것인가? (4)
특허만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시장을 선도해 세계를 장악하다

특허의 보유 건수는 세계 유수이지만 비즈니스에서는 뒤쳐져 있는 일본 기업들. 이들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쓰비시전기(三菱電機)에는 ‘치쇼(知渉)’라고 불리는 사원들이 있다. 지적자산 섭외부∙지적자산 센터에 소속되어 있는 약 120명의 전문가들로, 연구개발부문에 빈번하게 왕래하고 있다.

-- 출원 건수에 연연해하지 않아 --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술 개발 회의. “이 규격은 빨리 특허 신청을 하지 않으면 타사에 빼앗겨버릴 것이다” “여기는 독자적 기술이 모여있으므로 비공개로 해야”. 치쇼들이 이렇게 조언을 해주면 고집이 센 연구원들도 “지금까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만 있다면”이라는 마음으로 귀를 기울인다.

치쇼의 역할은 단순한 특허 출원 처리가 아니다. “지적 재산의 관점에서 사업화를 위한 과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가토(加藤) 지적재산섭외부장). 단순히 출원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타사보다 먼저 세계 표준을 차지하는 것에 전력을 다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도입하는 것은 ‘IP(지적 재산) Landscape’라고 불리는 방법으로, 자사 및 타사의 지적 재산을 분석해 앞으로의 산업 환경을 예측. 어느 분야에서 자사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인가를 모색하는 것이다. 연구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어떤 특허를 취득하고 무엇을 은닉할 것인가를 판단해 성장의 핵심이 될 자율주행 및 공장의 자동화 등에서 존재감을 높이도록 한다.

미쓰비시전기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2,000건 이상의 국제 특허를 가지고 있지만, 과거를 되돌아보면 교훈이 많다. 1980년대에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한 후 미국과 특허권 분쟁에 휘말리게 된 것이 쇠퇴의 한 원인이 되었다. 디지털 가전에서는 각 기업들이 특허 출원을 놓고 경쟁했지만, 특허 성립 후에 공개된 정보를 파악해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과 한국 기업들에게 선두를 빼앗기게 되었다. 기술의 보안과 유출에 대한 의식이 부족했던 것이다.

IP 랜드스케이프를 앞서 실천해온 곳은 미국의 애플이다. 스마트폰의 핵심 기술을 지키면서도 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만들기 위한 지적 재산은 중국 등 생산 위탁기업에 공개했다. 구글도 검색 엔진의 핵심 기술은 밝히지 않은 채 스마트폰용 기본소프트(OS)는 개방했다. 수익을 늘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지적 재산을 활용하는 것이다.

세계지적소유권기관에 따르면, 일본의 2016년 국제 특허 출원 건수는 4만 5,239건으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특허 사용료 등의 국제 거래를 나타내는 기술 무역 수지 규모는 3조엔이 넘는 흑자이다. 하지만 흑자는 미국(419억달러)의 약 70%에 불과하고, 전체 흑자의 70% 이상이 해외 자회사와의 거래이다. 해외의 다른 기업으로부터 풍부한 대가를 얻는 미국과의 차이는 크다.

-- 정보를 공개해 사업을 추진 --
지적 재산을 수익원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체 개발주의에 대한 재검토도 열쇠가 된다. 다이킨공업은 2008년, 중국 주하이(珠海)의 거리(格力)전기(광둥 성)과 연대, 에너지 절감 기술의 핵심인 인버터 기술을 공유했다. 거리전기는 가정용 에어컨에서 다이킨의 3배 이상인 연간 2천 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세계 최대 기업이다. 다이킨이 거리전기와 손을 잡는다면 단독 추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번에 기술을 넓힐 수 있다.

기술자들은 제휴에 반대했지만 “세계의 룰을 만드는 기업이 될 필요가 있다”(이노우에(井上) 회장)라고 판단했다. 지금은 중국 시장에서도 에어컨 인버터 탑재 비율이 60% 이상까지 상승했다. 다이킨에는 특허 수입이 들어오게 되어 매출이 연간 3,000억엔, 제휴 전보다 배증한 중국 사업 이익률은 20%가 넘는다.

신흥국의 대두로 일본 기업들은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졌다. 연구 개발 투자를 착실하게 이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이노베이션 순환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특허 자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기업에게는 기술 개발 경쟁을 이기기 위한 전략이 꼭 필요하다.

일본 기업들이 연구 개발을 이노베이션의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히토바시(一橋)대학 이노베이션연구센타의 시미즈(清水) 교수와 미국 페이스북 초대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역임, 지금은 질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미국 기업 Quora의 CEO인 단젤로 씨의 의견을 들었다.

■ 히토바시대학 이노베이션 연구센터 교수 시미즈 히로시(清水 洋)
연구 대상의 철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

Q. 일본 기업들의 연구 개발 능력이 침체되고 있습니다.
A. “연구 분야의 선택과 집중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1개의 일본 기업이 가진 복수의 특허를 기술 영역 별로 분류하면, 본업과 관계가 적은 영역에 분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관계가 적은 영역에 매년 같은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은 한 마디로 낭비라고 할 수 있다. 경영자의 명확한 의사 결정이 부족하다”.

Q.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A. “상승 효과가 전망되는 영역에 연구 대상을 압축하고 투자 규모를 늘리는 일이다. 미국 기업의 경우, 성과를 얻지 못하는 분야에선 바로 철수한다. 일본 기업들은 철수한다고 해도 사실은 자회사로 이관해 계속 안고 가는 경우가 많다. 형식적인 선택과 집중이 투자 효율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A. “기업의 둘러싼 사회 구조의 차이에도 원인이 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경부터 대학이 기초연구를 맡고 기업이 응용∙개발을 담당하는 구조가 구축되었다. 불확실성이 높은 연구 분야에 종사하는 벤처기업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일본은 분업이 아직 발달되지 않아 이노베이션에 관계된 거의 모든 비용을 대기업이 부담하고 있다.”

Q. 벤처기업과의 협업은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A. “기업들이 자사의 연구 개발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높이 평가한다. 경영자는 자금을 자사의 연구 개발 부문에만 투입하는 것이 아닌 벤처기업에 투자하거나 타사의 기술을 매입하는 등, 선택지가 늘어났다.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판단한다면 낭비가 줄어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다”.

■ 쿼라 CEO 아담 단젤로(Adam D’Angelo)
항상 제품과 인재의 수준은 연동되어 있어

Q. 쿼라는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100억엔) 이상인 유니콘으로 성장했습니다.
A. “이전부터 Q&A사이트는 있었지만, 규모가 확대되자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늘어나는 등) 질이 떨어졌다. 쿼라는 기계학습을 활용, 적절한 응답자를 찾아내 그 분야를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사전에 답변을 평가 받는 등 질을 높이고 있다”.
A. “이와 같은 작은 노력들이 모이게 되면 큰 차이가 만들어진다. 외부 환경은 항상 변하고 있고 불확실성도 높다. 판단, 실행, 평가라는 사이클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요타자동차의 ‘카이젠(KAIZEN)’과 같은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경영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Q. 혁신을 계속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A. “페이스북에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채용에 대한 사고방식이다. 기업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좋은 사람이 없으면 좋은 물건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회사도 채용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나도 직접 대학에 찾아가 이야기하는 등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Q. 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A. “이전에는 미국에서도 동해안 지역에서는 실패를 나쁘다고만 생각해 사업이 잘 추진되지 않으면 존경과 지위가 사라지곤 했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관용적 자세로 실험적인 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 연재 끝 --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