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혁신력 : 연구 투자비 회수 30%에 못 미쳐 - - 43개 대기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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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2.26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8-03-04 22:41:18
- Pageview644
일본의 혁신력; 기업은 변할 수 있을 것인가? (1)
연구 투자비 회수 30%에 못 미쳐
43개 대기업 분석
일본의 이노베이션(혁신)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존재는 기업이다. 기업이 세계에 통용되는 기술 및 서비스를 창출해 차세대 사업으로 재투자해나가는 순환이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써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연구 개발(R&D)에 투입된 대규모 투자가 충분히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지금 일본 기업들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활로는 스피드에 있다 --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비를 이익으로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30%. 일정 규모의 연구 개발 투자를 시행하고 있는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일본경제신문사가 집계한 결과 이러한 실태가 드러났다.
상위에서는 투자 효율성이 5.0배의 브리지스톤를 선두로, 2배 이상의 기업들이 20%있었다. 하지만 전체 평균은 1.5배에 불과, 이익이 투자를 밑돌고 있는 1배 미만의 기업도 30%가 넘었다. 배율은 5년 간의 연구 개발 투자가 다음 5년 간의 영업 이익으로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집계했다. 구조조정 및 수익 구조 변화 등 다수의 원인이 있어 일률적으로 정의할 수 없다는 면도 있다. 하지만 딜로이트 토마츠 컨설팅의 조사에서도 고용자 보수 등을 포함한 생산 부가 가치를 연구 개발비로 나눈 ‘효율성’은 미국이 39배인데 반해 일본은 32배로, 역시 ‘벌어들이는 힘’은 일본이 뒤지고 있다.
배율이 높은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성장할 분야를 판별해 그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 두 번째는 자사의 부족한 기술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외부에서 도입해나가는 자세이다.
-- 꿈의 타이어 개발 --
‘펑크와는 안녕’. 도쿄 고다이라(小平) 시에 있는 브리지스톤의 이노베이션 거점에서 ‘꿈의 타이어”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그 이름도 ‘에어 프리’. 공기를 주입할 필요가 없고 펑크도 나지 않는다. 만약 이러한 타이어가 실용화된다면 드라이버가 없는 자율주행차에도 이용될 수 있다.
브리지스톤은 세계 시장 점유율 수위의 타이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는 양식용 기구 등을 생산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핵심 사업에 활용할 수 없는 연구는 바로 종료한다”(마쓰다(松田) 상무). 기압과 온도를 계속 측정하는 광산 트렉터용 등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 수익을 뒷받침하고 있다.
3위(4.2배)의 고마쓰는 2015년에 중앙연구소를 폐지. 타사와 연대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체적으로 추진할 경우 10년 걸리는 연구 개발은 외부에서 도입한다”(이와모토(岩本) 상무). 고마쓰가 우선시하는 것은 자체개발주의가 아닌 스피드. 사원은 대학이나 공적 연구기관에도 파견한다. 이미 드론 분야에서 공사 현장을 측량하는 기술 등을 실용화. 영상 처리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와의 협업도 결정되었다.
한편, 집계 결과에서 배율이 낮은 기업들은 집중 분야 선정과 외부 연대에서 소극적인 케이스가 눈에 띄었다. NEC는 0.4배에 불과했다. 반도체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1990년대 초까지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연구 개발을 추진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미래의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 어려워졌다” (에무라(江村) 이사). NEC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사업 분열이 이어지면서 차기 핵심 사업을 정하기 어려워졌다.
소니도 0.4배였다. 예전에는 엔지니어가 자유롭게 연구하는 풍토를 통해 워크맨 등 많은 히트 상품이 만들어졌지만, 시대적 흐름이 인터넷 서비스로 이동하자 디지털 가전의 하드웨어들은 범용화되어 부가가치 창출이 어려워졌다.
8개 종합전자기기업체의 연구 개발 투자는 총 약 2조엔(2016년 4월~2017년 3월)으로, 10년 만에 약 26% 감소했다. 플라즈마 TV 등,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였지만 사라진 제품들도 많다. 과연 이들 기업들은 축소 균형이란 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인가?
-- 사외 자원을 활용 --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구 개발 단계에서의 외부 연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개발을 통해 탄생시킨 기술을 세계에 전파하는 단계에서도 사외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애플의 연구 개발 효율성은 37.8배. 자체적으로는 아이폰 등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 생산은 대만의 홍하이(鴻海)정밀공업 등에 위탁한다. 앱은 전세계 기업들이 개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대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잘 활용하고 있지 않지만, 신흥 스타트업기업들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도쿄대학 발 신약 개발 벤처기업, 팹티드림(PeptiDream)은 아미노산을 이용해 몇 조 단위의 종류의 물질을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 하지만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신약 후보인 물질을 만드는 단계까지이다. 임상시험 및 생산 등 대부분은 대기업에 위탁한다. 팹티드림과 협력하는 대형 제약회사와 화학제조사는 일본∙미국∙유럽에 약 20곳. 연구 개발에 특화 해 세계적으로 활동의 장을 확대하고 있다. 구보타(窪田) 회장은 “기술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승리할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강점을 판별해 사업의 씨를 키우고 외부의 힘도 활용하면서 신속하게 비즈니스로 연결시켜나가는 것. 가속화되는 시대 변화에 맞춰 스티드를 높여나갈 수 있는지가 혁신력 부흥을 위한 조건이 될 것이다.
규모에서 질로 전환해야
침체된 제약회사들을 통해 나타난 과제
일본경제신문사가 집계한 연구 개발 투자 효율성 순위에서는 전자기기와 함께 일본의 제조업의 중심 중 하나인 제약회사들의 침체가 두드러졌다. 방대한 연구 개발비가 필요하고, 획기적인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난이도는 높아지고 있는 제약업계. 자체개발주의를 고집하지 않고 개발 및 생산에서 타사와 분업하는 등, 효율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인지. 제약회사들의 어려움은 많은 일본 기업들이 안고 있는 과제를 보여주고 있다.
▶ 연구 개발 투자 효율성 순위의 산출 방법: 국내 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 5년 간의 영업 이익 합계를 6~10년 전의 연구 개발 투자 합산으로 나누어 집계했다. 5년 간의 실적에 대한 기여도를 나타낸 수치를 기준으로 순위를 선정. 배율이 1배 이상인 경우, 투자를 상회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는 것을 말한다.
분석 대상은 2016년 결산 이전의 10년 간으로, 6~10년 전의 연구 개발 비용 합계가 2,500억엔 이상인 기업들이다. 변칙 결산은 12개월로 환산. 회계 기준 변경의 영향은 고려되지 않았다. 모회사와 자회사 상장의 경우, 모회사만을 대상으로 했다.
-- 탈 자기부담주의로 구미 기업들을 앞서나가야 --
대형 제약회사에서는 다케다(武田)약품의 효율성이 0.2배, 에자이가 0.3배에 머물렀다. 아스테라스 제약과 다나베미쓰비시(田辺三菱) 제약도 1배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에는 1천억엔 단위의 자금과 수십 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성공 확률은 3만 분의 1이라고 알려져 있어, 투자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해외 기업으로는 미국의 화이자가 1.9배, 영국의 GlaxoSmithKline이 1.5배를 확보했지만, 이보다 더 높은 기업도 있다. 1987년 설립된 신흥기업이지만, 지금은 세계 탑5 중 하나로 성장한 길리어드 사이언시스(Gilead Sciences)가 그 주인공이다.
길리어드 사이언시스의 배율은 14배 이상이다. 그 비결은 “경영의 효율성을 철저하게 추구해나가는 자세”(밀리건 CEO)이다. 사원의 50% 이상을 연구원이 차지, 연구 개발 대상은 기존에는 없었던 바이오 의약품 등에 초점을 맞췄다. 판촉 활동 및 생산은 외부 위탁을 활용한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철저하게 부가가치의 원천인 연구 개발에 자금을 집중, HIV와 C형 간염의 치료약 등 대형 신약을 잇따라 개발했다.
일본의 제약업계는 아스테라스 제약과 다이이치산쿄(第一三共)처럼 거액의 투자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합병을 반복하며 규모를 확대해왔다. 하지만 현재의 연구 개발 효율성을 살펴보면 성과가 높아졌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M&A를 성장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모습은 전자기기와 소재, 에너지까지 많은 일본 기업들이 공통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중소형 액정 등을 통합한 재팬디스플레이는 최종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최대 정유업체인 JXTG Holdings도 탈(脫) 석유 의존을 위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에서 질로의 전환을 위해 새로운 21세기형 사업 모델을 도입해나가는 지혜가 꼭 필요한 시점이다.
▶ 국내 기업들은 30% 이상이 1배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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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개발 |
영업 이익 |
1 |
브리지스톤 |
5.0배 |
2조 1,689억엔 |
2 |
NTT |
4.7 |
6조 3,881 |
3 |
코마츠 |
4.2 |
1조 1,258 |
4 |
미쓰비시중공업 |
4.2 |
1조 1,258 |
5 |
도요타자동차 |
2.7 |
11조 2,119 |
6 |
기린 HD |
2.7 |
6,770 |
7 |
이스즈 자동차 |
2.6 |
7,941 |
8 |
아사히카세이 |
2.3 |
7,176 |
9 |
교세라 |
1.8 |
4,881 |
10 |
스즈키 |
1.8 |
9,737 |
11 |
미쓰비시 전기 |
1.7 |
1조 2,761 |
12 |
마쓰다 |
1.7 |
7,914 |
13 |
스미토모 전기공업 |
1.6 |
6,252 |
14 |
아이신 정기(精機) |
1.6 |
9,076 |
15 |
TDK |
1.6 |
1,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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