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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해석장치, 미국 기업 아성 -- 오사카대학발 벤처기업, 퀀텀바이오 도전
  •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8.2.23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6면
  • Writerhjtic
  • Date2018-03-02 13:10:36
  • Pageview554

과학기자의 눈
유전자 해석장치, 미국 기업의 아성
오사카대학발 벤처기업, 퀀텀바이오의 도전

생물의 설계도에 비유할 수 있는 유전자의 염기배열을 고속으로 해석하는 시퀀서 시장. 이 시장에서 군림하는 미국 일루미나(ILMN)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중국 기업이 경쟁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오사카대학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한 일본의 벤처기업도 2020년 무렵의 상품화를 목표하고 있다. 일본은 이 분야에서 완패한 쓰린 경험이 있다. 생명과학이나 의료분야에 큰 영향력이 있는 기술인 만큼 일본의 행정처나 산업계도 동향을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 1인, 하루, 10만엔 --
03년에 인간게놈(인간유전자정보)을 해독한 지 15년이 지났다. 약 30억 달러의 자금과 13년이라는 기간이 투자된 이 작업은, 지금은 1인당 약 10만엔과 하루 정도의 시간이면 된다. 인간게놈 해독 후에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고속 시퀀서의 덕분이다.

고속 시퀀서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1,000억엔에 가까운 규모로 추정된다. 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것은 일루미나다. 4종류의 염기 별로 결합하는 시약과 형광물질을 준비하여 각각의 빛을 검출하여 배열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해석할 수 있는 유전자 단편의 길이나 측정시간, 정밀도 등 용도별로 다양한 기종을 갖춤으로써 경쟁에서 승리하였다. Pacific Biosciences 등 신흥세력도 등장하고 있지만, 1위 자리는 흔들리지 않는다.

첫 대항마는 일루미나의 시퀀서를 대량으로 구입하여, 해석서비스 사업에서 최대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의 BGI다. 13년에 시퀀서를 개발하는 미국의 벤처기업 Complete Genomics를 인수하여 장치 사업에도 진출하였다. 15년에 발매한 제품은 중국에서 임상유전자 검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승인을 취득하여 판매 중이다. 17년에는 미국 서해안에 연구 거점을 마련, 복수의 연구기관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여 사업 확대를 노린다.

오사카대학발 기술을 사용하는 Quantum Biosystems(오사카시)도 일루미나를 추격하고 있다. DNA 단일줄기가 간격 1㎛(나노는 10억분의 1)의 2개의 전극 사이를 통과할 때, 염기의 종류에 따라 다른 전류치를 계측하여 어느 염기인지를 구별하는 원리를 응용한다.

영국의 벤처기업인 Oxford Nanopore Technologies도 나노 크기의 구멍이 있는 단백질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시퀀서 시장에 참여한다.

-- 신뢰성의 벽 높게 --
퀀텀바이오시스템즈와 옥스퍼드 나노포어의 2사의 방법은 해석 비용과 시간을 더욱 억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모두 신뢰성이 큰 벽이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 가동시켜 보면 잡음이 많고 일루미나의 제품과 비교하여 정확성이 떨어진다. 시퀀서의 주류는 되지 못한다는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오사카대학의 기술에 매료되어 13년에 퀀텀바이오를 창업한 혼쿠라(本蔵) 사장은 포기하지 않는다. 15년에 산학혁신기구 등으로부터 약 24억엔의 자금을 조달하여 시퀀서 기술 관련 인재나 정보가 많은 실리콘밸리에 연구거점을 신설하였다. 혼쿠라 사장은 “일본에 없는 시퀀서 기술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일본에서는 전용 반도체 칩 개발, 미국에서는 해석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개발로 분담하여 20년 무렵의 상품화를 예정하고 있다.

유전자 배열을 더욱 싸게, 빠르게,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면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개인의 유전자 차이에 따른 약의 복용이나 병의 예방은 세계의 의료 연구의 흐름이다. 작은 진료소에서도 시퀀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꿈이 실현에 가까워질 것이다.

장내의 다종다양한 미생물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병의 치료나 신약 개발을 목표하는 ‘메타게놈’연구에도 고속 시퀀서는 필수다. 가축의 육종이나 식물의 품종 개량에서도 열쇠가 될 유전자를 발견하여 조작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일본은 1980년대에 유전자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술개발의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정부가 개발 계획에 착수하였지만 규모는 너무 작고 산업계와의 연계도 없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거대한 산학연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의 존재감은 금새 사라졌다. 그 후의 많은 유전자해석분야 연구에서 뒤처지게 되었다.

일본에게는 쉽지 않았던 시퀀서 분야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기반기술이 된다. 그 활용에 대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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