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혁신력: 세계를 통해 생각하다 (1) -- 중동에서 샘솟는 기술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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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7.12.19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12-26 09:49:50
- 조회수703
일본의 혁신력: 세계를 통해 생각하다 (1)
중동에서 샘솟는 기술의 원천
세계를 향해 나아가면 희망은 자란다
“귀사를 매입하겠습니다”. 11월 텔아비브의 벤눈(31)에게 기쁜 소식이 도착했다. 그가 설립한 Argus Cyber Security에 독일의 대형 자동차부품업체가 큰 자본을 투입해 매입하겠다는 내용이다. 설립한지 아직 4년밖에 안 된 곳이지만 인수 금액은 4억 달러(약 450억엔). 벤눈은 “전세계에 나의 기술을 넓히고 싶다”라며 활짝 웃었다.
최근 중동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에서 이러한 성공 스토리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연간 800개 기업들이 탄생하고 그 중 100개 기업 정도가 해외 기업에 인수되는 ‘이스라엘 드림’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국민 한 사람 당 벤처기업 투자액이 약 500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창업 인구 비율은 7%로 일본의 3%를 상회하고 있다.
-- 하이테크에 조준 --
건국으로부터 약 70년, 아랍의 여러 나라들과의 전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 1990년대까지 초인플레이션의 영향이 남아 있으며 소련 붕괴로 100만 명의 이주민이 유입. 국가 존망의 위기에 직면했다.
새로운 사업 창출은 그들에겐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자동차 산업도 검토해보았지만 구미(歐美)에게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단념. 기술의 변화가 크고 자국이 가진 풍부한 군사 기술도 활용할 수 있는 하이테크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용기와 기술로 우위에 서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고 페레스 전 대통령이 이렇게 호소하자 위기 앞에 이스라엘 전체가 하나가 되었다.
확실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정책도 마련했다. 1억 달러(약 110억엔)을 투자해 벤처캐피탈을 정비했지만 정부에게는 경영의 노하우가 없어 창업자들이 스스로 해외 주주들을 불러들이도록 했다. 안목이 높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선택된 유망한 벤처기업만을 선별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 간섭하지 않는다 --
정부는 자금은 지원하지만 간섭하지는 않는다. 이런 철칙을 관철한 결과, 지금은 애플과 아마존닷컴 등 약 300개 기업들이 이스라엘에 거점을 설치. 인텔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업체인 모빌아이를 15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의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다음 세대에게도 자극을 준다. 11월, 이스라엘의 하만히르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로봇 조립에 열중하고 있었다. “나중에 크면 나의 회사를 세우고 싶다”. 6학년생인 후리드만은 이렇게 말한다.
이스라엘이 ‘중동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한지 20년 남짓. 그 동안 일본은 잃어버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새로운 산업 창출은 언제나 과제로 대두되었지만 이를 위한 실천은 어중간했다. 그 한 예를 들자면, 민관 펀드인 산업혁신기구. 2009년 발족한 이 기구의 이념은 ‘차세대의 국익을 책임지는 산업의 육성∙창출’로, 투자처는 객관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는 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외자를 끌어들인 샤프의 매각 경쟁과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에서는 ‘일본의 기술을 지키고 싶다’라는 정부의 의지가 뒤에서 개입했다. ‘정부는 개입하지 않는다’라는 철칙을 관철한 이스라엘과는 대조적으로 산업의 신진대사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전세계의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 자국의 기술을 세계에 꽃피우고 있는 이스라엘. 이노베이션만이 전란 지역에서의 유일한 살길이라는 것을 자각한 중동의 작은 나라로부터 일본이 배워야 할 것은 많다.
-- (2)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