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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카메라앱 ‘구닥’, 불편한 서비스가 세계 석권 -- 33개국∙지역에서 1위
  • Category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7.12.4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5면
  • Writerhjtic
  • Date2017-12-12 09:12:00
  • Pageview625

한국 카메라앱 ‘구닥’, 불편한 서비스가 세계 석권
33개국∙지역에서 1위

“너무 불편하다”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앱이 있다. 한국 벤처기업이 개발한 필름 카메라 앱 ‘구닥(Gudak)’이다. 발매해 두 달 반 만에 이용자는 130만명을 돌파. 33개국∙지역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 일본에서도 여고생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

-- 사진 확인에 3일, 연속 촬영은 24장 --
구닥은 필름 카메라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앱이다. 앱으로 사진을 찍으면 필름 카메라 특유의 감각을 지닌 사진이 완성된다. 다른 영상 편집 앱과 다른 점은 기능과 사용 방법까지도 필름 카메라에 가깝다는 점이다.

우선 촬영된 사진은 바로 볼 수 없다. 24장으로 설정된 필름을 다 쓰지 않으면 안 되고, 다 찍고 난 후에도 3일이 되어서야 겨우 사진이 현상된다. 촬영 직후에 바로 사진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들 때 다시 찍는 것도 불가능하다. 연속해서 촬영되는 사진 장 수에도 제한이 있다. 24장 찍을 수 있는 필름을 다 사용하고 다음 필름을 사용하는데 한 시간이나 걸린다. 디자인까지도 필름 카메라와 동일하게 만들었다.

앱을 실행하면 화면 가득히 필름 카메라 모양의 디자인이 뜬다. 이용자는 파인더를 모방한 화면 안의 작은 창을 보면서 촬영한다. 큰 화면으로의 촬영에 익숙해 있어 창이 너무도 작게 느껴진다. 많은 카메라 앱이 무료인데 반해 구닥은 120엔이라고 하는 파격적인 가격을 설정했다.

개발한 곳은 2016년 설립된 스크루바(서울). 강 CEO는 “(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원할 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은 편리하다. 그러나 한 장 한 장을 소중하게 기록한다는 개념이 사라져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개발한 계기를 말했다.

“누가 이런 불편한 앱을 이용하겠느냐”라며 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7월에 발매한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면서 15개국∙지역의 유료 앱 사이트 중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했다. 사진 장르로는 33개국∙지역에서 1위이다. 한국에서는 유명 모델이나 연예인들이 애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닥이 왜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필름 카메라’에 초점을 맞춘 것이 그 중 한 원인이라고 보여진다. 필름 카메라는 최근 ‘복고풍 분위기가 멋있다’라며 10~20대를 중심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실제로 후지필름의 렌즈 부착 필름 ‘우쓰룬데스(찍힙니다)’의 월간 판매 수는 2015년 대비 5배인 100개 이상이라고 한다.

구닥을 이용하는 17세 여고생은 “현상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즐겁다”라며 웃는 얼굴로 이야기한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의 사진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체험형 소비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디지털 피로’를 느끼는 소비자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라는 견해도 있다. 강 CEO는 “’잘 찍힌 사진만이 세상에 나올 수 있다’라는 강박관념이 만연해있다고 느낀다”라고 말한다. 사진 공유 사이트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기 위해 영상을 보정하거나 잘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찍는 등에 지쳐버린 소비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강 CEO는 구닥 이외의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세상에 없는 제품을 계속해서 만들어낸다”라는 것을 신조로 앱 개발뿐만이 아니라, ‘독특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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