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 -- 요구의 체계화가 열쇠, 대학과 현장 문제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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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7.12.1
- 신문사 일간공업신문
- 게재면 28면
- Writerhjtic
- Date2017-12-10 17:04:48
- Pageview522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
요구의 체계화가 열쇠, 대학과 현장 문제 공유
대학의 로봇 연구 분야에서 실용 지향이 확산되고 있다. 대학 연구자가 실용화 직전까지 기술을 개발하고, 예전 같으면 연구로 여기지 않았던 현장 특유의 작은 문제에도 도전한다. 현장에서 정말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이 탄생하였다. 문제는 유저의 주문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대학의 실용 연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유저가 반드시 필요하다. 도쿄빅사이트에서 개최 중인 국제로봇전에서 대학 연구자를 취재하였다.
개호나 농업 등 로봇과는 인연이 없을 것 같은 분야 등에서는 로봇 개발자와 현장의 유저 사이에 깊은 간극이 있다. 유저는 “대학의 연구는 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개발자는 “현장도 정말 필요한 요구에 대해 알지 못한다”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구자가 현장에 다니면서 실제 기기를 사용하여 시험을 해도, 개발에 참고가 될 만한 대답이나 반응이 되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순조롭게 진행된 사례와 무엇이 다를까?
도요하시기술과학대학의 사에구사(三枝) 교수는 병원이나 개호 시설의 컨시어지 로봇 ‘Lucia’를 신토(新東)공업 등과 공동 개발한다. 우선 1년의 시간을 들여 현장의 과제를 철저하게 찾아냈다. 사에구사 교수는 “현장 분들도 로봇을 사용한 일상 작업을 상상할 수 없다. 시작(試作) 로봇을 현장에 가지고 가서 시험해보고 개량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진짜 필요한 요구를 찾아냈다”라고 회상한다.
루시아는 환자나 휠체어를 따라다니며 시설을 안내한다. 또한 사람의 다리를 계측하여 고령자가 다리를 끌면서 보행하거나 회전 걸음(Circumduction gait), 파킨슨 병 환자의 종종걸음 등을 식별할 수 있다. 소등한 한밤중의 시설을 순찰하며 배회하는 환자를 찾아 안내 데스크에 알리거나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하는 등 주야를 불문하고 열심히 일한다. 사에구사 교수는 “기업과 대학, 의료시설이 연계하여 개발과 현장 검증을 빠르게 반복적으로 실시한 것이 영향이 크다”라고 말한다.
딸기 따는 로봇을 개발하는 우쓰노미야대학의 오자키(尾崎) 교수는 “개발 당시부터 농가에 로봇을 반입한 것이 좋았다”라고 말한다. 수확 로봇의 4륜을 2륜으로 줄이고, 플랜터 배치에 맞춰서 소형으로 설계하였다. 부드러운 흙 위를 확실하게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이동모듈만으로도 중량물 운반용으로 제품화하고 싶다는 주문이 몰려들었다. 대형 농원에서는 총 100kg의 약을 살포한다. “심한 클레임을 많이 받음으로써 실용화의 모습이 가시화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유저의 주문이 정확하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다. 도호쿠대학의 다도코로(田所) 교수는 “현장의 과제를 듣고 기술을 정리한다. 이 일의 99%는 논문이 되지 못한다”라고 지적한다. 실용 연구는 논문 효율이 낮아 업적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연구를 흉내 내서 만드는 편이 간단하지만, 흉내는 현장에서 다른 과제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사용할 수 없다.
다도코로 교수는 “현장과 대면하기 위해서는 신념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다도코로 교수 연구팀은 뱀 모양의 로봇 ‘능동 스코프 카메라’를 개발하였다. 압축공기를 분사하면서 카메라가 달린 머리를 쳐들고 공간을 촬영한다. 압축공기의 분출 방향을 바꿔서 머리를 흔든다. 지진 등으로 붕괴된 건물 안에서 생존자를 찾아내는 등 조사 범위를 한층 확대하였다.
논 제초 로봇을 개발하는 아이즈대학의 나루세(成瀬) 교수는 “연구자가 즉흥적으로 현장 과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과제를 체계화하여 공유하는 편이 좋다”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농업 로봇 분야에서는 시스템 인티그레이터가 사업으로서 성립하지 않았다. 현장의 과제를 정리하면 연구자가 서로 협력하는 개발 로드맵이 되고, 시스템 인티그레이터에게는 비즈니스 지침이 된다.
-- 산업로봇 개발의 벽 ‘비밀유지계약’ --
현장의 과제가 명확한 산업용 로봇의 경우도 대학 연구자가 현장의 과제를 공유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로봇 핸드를 개발하는 가나자와대학의 와타나베(渡辺) 교수는 “산업 로봇의 현장의 문제는 비즈니스와 직결된다.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술 상담은 비밀유지계약(NDA)이기 때문에 다른 연구자에게는 말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현장의 과제를 공유하면 체계화할 수 있지만 NDA에 막혀있었다.
경제산업성과 신에너지산업기술총합개발기구(NEDO)가 주최하는 국제 로봇 경연대회인 ‘월드로봇서밋’에서는 경기를 통해 현장 과제를 공유한다. 정밀 기어의 조립을 경기 종목으로서 기술 개발을 경쟁한다. 와타나베 교수 연구팀은 월드로봇서밋 경기용으로 정밀함과 유연함을 양립시킨 척(Chuck) 핸드를 개발하였다. 클리어런스가 0.1mm이하로, 정교한 조립을 실현하였다. “전세계 7개 팀이 도전했지만 성공한 것은 우리들뿐이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유저는 하나하나 과제를 내면 기업 비밀에 걸리지만, 협력하여 체계화된 과제 리스트를 만들 수 있으면 대학 연구자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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