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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일으키는 창조적 파괴 -- 독일 아헨 공과대학장, '창업 촉매 역할을'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7.10.30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9면
  • Writerhjtic
  • Date2017-11-06 09:47:46
  • Pageview639

대학이 일으키는 창조적 파괴
독일 아헨 공과대학 학장, “창업의 촉매 역할을”

‘인더스트리 4.0’과 전기자동차(EV)로의 전환. 독일이 산업 구조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굳건한 산학 연대 구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가운데, 이공계 대학의 최고봉인 아헨 공과대학이 그 귀감이 되고 있다. 아헨 공과대학의 슈마흐텐베르그 학장이 최근 일본을 방문. “대학이 디스럽션(Disruption, 창조적 파괴)를 일으켜야 한다”라고 말하며, 창업 지원과 산학 연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 EV 중심으로 산학 연대 배증 --
네덜란드 국경 근처의 독일 서부 도시 아헨에 위치해 있는 아헨 공과대학은 로마 제국의 역대 황제가 대관식을 올렸던 세계문화유산의 대성당과 함께 시민의 대표적 자랑거리이다. 인구 26만 명의 도시에 약 4만 4,500명의 학생들이 집결해 있으며 그 중 58%가 공학(엔지니어링), 23%가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있다.

슈마흐텐베르그 학장은 2008년에 학장에 취임. 유럽 최고의 과학ㆍ공학대학으로 구성된 ‘아이디어 리그(IDEA League)’의 회장 등을 역임. 도쿄공업대학, 게이오대학, 오사카대학, 교토대학과도 연대 협정을 맺었다.

“연구 성과를 조속히 민간에 이전. 창업자 정신을 육성”. 그의 신조는 명확하다. 학장 취임 후 그는 재료공학 및 정보통신기술, 모빌리티ㆍ교통 등 기존 학문 영역의 융화와 함께 컴퓨터 사이언스, 분자과학 등도 접근시켜, 각 분야 간 거리를 좁혀왔다.

현재 20억유로(약 2,660억엔)을 투자해 건설 중인 새로운 캠퍼스의 명칭은 ‘이노베이션 팩토리’. 지속 가능 에너지, 포토닉스(Photonix), 바이오메디컬 공학 및 스마트 물류 등 이미 설립된 것을 포함해 총 16개의 연구 클러스터를 만들 예정이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산학 연대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대는 2012년 125개 사에서 2016년에는 320개 사인 2.6배로 급증. 상대는 폭스바겐, 다임러, BMW의 자동차제조사 빅 3사 및 지멘스, 보쉬 등의 독일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듀폰(Dupont), 3M, 포드모터가 참여. 일본 기업으로는 도요타자동차와 후지필름 등 10개 사와 연대를 맺고 있다.

-- 주변에서 창업 성행 --
아헨 지역 주변에서는 스타트업기업과 관련된 사람ㆍ물건ㆍ자금이 모여들며, 연간 45~55개 기업이 설립되고 있다고 한다. 대학이 “스타트업 활동을 한 층 더 성장시켜주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학 내의 지적 재산을 외부로 반출해 기업을 일으킨 ‘출구역할’을 해낸 좋은 예가 스트리트스쿠터(StreetScooter)이다. 당사는 2010년 아헨 공과대학의 연구원이 창업. 약 80개 기업과 협력해 만든 개발 프로젝트가 발단이 되어 제작된 배송용 EV 밴. 캐나다의 봄바디어(Bombardier)가 폐쇄된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왔지만, 2014년 말에 도이체포스트(Deutsche Post)가 인수했다. 도이체포스트는 물류와 식료품 배송 등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공공기관으로의 판매 확대를 목표로 EV 밴의 연간 생산 능력을 두 배인 2만 대로 늘리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중이다.

다른 교수도 이에 자극 받은 듯 EV 개발의 e. GO Mobile을 2015년에 설립했다. 슈마흐텐베르그 학장은 이 회사의 특징에 대해 “(구동시스템을 공급하는 독일 보쉬) 등 10개 사와 협력하여 용도를 시내 주행으로 좁혀 보급 가격으로 낮추는데 주력했다. 무엇보다 좀더 좋은 자동차를 좀더 신속하게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인식되던 천천히 시간을 들여 최고급의 품질을 개발해 판매하는 기존의 독일식 모노즈쿠리(장인정신)와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슈마흐텐베르그 학장은 “e. GO Mobile의 EV 제작에 바탕이 된 것은 인더스트리 4.0 전략이다”라고 설명한다. 설계 단계부터 디지털 기술을 구사해 현실을 똑같이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를 채택. 시작품이 완성될 때까지의 과정이 기존의 25%로 크게 단축되고 예산도 90% 감소했다고 한다.

또한 교내의 ‘생산 기술’과 ‘스마트 물류’, ‘포토닉스’의 3가지 클러스터가 협력한 것이 특징이다. 기술자의 과도한 집착이 고성능의 최종 제품을 만드는데 방해가 될 수 있어, 사용성(Usability)을 의식한 제품 제작에 협력 시스템을 활용.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한다. 그 결과 가격이 1만 2,500유로 정도로 낮춰질 전망이다.

시내 이동에 초점을 맞춘 EV로는 BMW의 ‘i3’도 있지만, 가격은 4만유로 이상. 슈마흐텐베르그 학장은 “시내 전용 자동차는 1만 5,000유로 이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EV 변혁은 대학이 주도해야 한다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아헨 공과대학에서는 EV와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모빌리티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사회공학적 접근의 연구가 추진, 대기업 관계자들도 자주 방문한다.

-- 해외 진출을 목표 --
슈마흐텐베르그 학장은 이러한 결과에 아직 만족하고 있지 않다. “자금 조달이나 파트너 모색도 중요하지만, 최대 과제는 “동결” 되어버린 연구자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이다”. 이러한 연구자에게 가까이에 사업화의 파트너가 되어줄 기업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연구 성과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해준다”라고 한다.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일본의 연대 상대 중 한 곳인 도쿄공업대학도 산학 연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지마(三島) 학장과도 자주 논의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아헨을 창업과 산학 연대의 큰 거점으로 만든 슈마흐텐베르그 학장.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강화해나가면서 ‘생태계’를 확대하려는 그의 끊임없는 개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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