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경제권 비약하라 (1) : 타이거, 실험 성과 운반하는 사명 -- 최강 보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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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7.10.19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10-25 16:42:21
- 조회수747
우주경제권 비약하라, 노포기업 (1)
타이거, 실험 성과를 운반하는 사명
최강의 보온병 대기권 돌입, 40G에 견디며 4일간 보온
우주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기업은 대기업에서 벤처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잘 살펴보면 노포 기업의 모습도 찾을 수 있다. 보온병, 접착제, 그리고 어망. 시장에서 기술을 축적하고 살아남은 기술이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우주로 진출하고 있다.
타이거보온병(오사카, 기쿠치(菊池) 사장)은 2018년 중에 무인보급기 ‘고노토리 7호기’에 하나의 용기를 실어서 국제우주스테이션으로 보낸다. 용기는 일본의 우주비행사에 의한 실험 성과물을 담고서 지구로 귀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타이거의 창업은 19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기쿠치 다케노리(菊池武範) 씨가 공무원 시절에 쇼윈도에 전시된 보온병을 보고 항상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서 회사를 창업하였다. 사업은 포트나 보온밥솥, 그릴냄비, 홈 베이커리로 점점 확대되어 갔다.
매출은 495억 엔까지 올랐다. 그러나 타이거보온병의 제품은 지금까지 식탁이 무대였다. 그 기술이 왜 우주로 가는 것일까?
-- JAXA의 염원 --
미야자키(宮崎) 씨는 신오사카역에 내려 바로 타이거보온병 본사로 향했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연구원 자격으로, 우주에서 얻은 실험 성과물의 귀환 프로젝트에 협력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2015년 11월의 일이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여주며 개발본부의 가와이(河合) 이사나 상품개발부의 모리(森) 이사에게 부탁하였다. ‘JAXA의 염원입니다. 협력 부탁 드립니다’.
우주에서 단백질 결정화 등의 실험을 추진하고 있는 JAXA가 생각한 것은 물질을 보온병과 같은 용기에 넣고, 또 그 용기를 보호하는 캡슐을 만들어 대기권에 재진입시켜 귀환하는 방법이다.
캡슐은 고노토리 7호기에 실어서 스테이션까지 보낸다. 우주비행사는 물질을 용기에 넣고, 그 용기는 캡슐로 보호한다. 이것을 지구로 돌려보낼 때 캡슐만 도중에서 방출하여 바다 위에 착수(着水). 고노토리는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연소한다.
실험 성과물은 한시라도 빨리 지구에 가져오고 싶다. 그러나 지금까지 러시아의 우주선 소유스나 미국의 드래곤을 사용하여 우주비행사나 타국의 짐과 함께 귀환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일본에는 미국과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가 필요했다.
JAXA의 설명을 들은 모리 씨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용기 내부를 4일간 섭씨 4도로 유지시키고, 바다에 착수할 때의 40G에 달하는 충격을 견딜 필요가 있다. 40G라는 것은 시속 200km로 콘크리트에 부딪히는 것과 같은 충격이다.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충격 성능이라는 것은, 초등학생이 물통을 떨어뜨리거나 책상 모서리에 부딪히는 정도의 것이었다’라고 모리 씨는 말한다. 보온도 4일 동안이나 같은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
설계는 다음 달부터 바로 시작되었다. 쓰쿠바우주센터(이바라키현)와 타이거보온병 본사 사이를 서로 왕래하면서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였다. 그러한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4일이라는 온도 유지가 필요한 일수를 산출한 것이었다.
일반 물통 제품처럼 스테인리스 ‘SUS403’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물통처럼 뚜껑으로 밀폐하는 방법을 시험해 본 결과, 아무리 해도 뚜껑을 통해 열이 빠져 나간다. 보온병의 구조는 사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결과적으로는 처음 조건을 훨씬 능가하여 7일 동안 보온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뚜껑 자체를 단열이 큰 통으로 만드는 아이디어에 있었다. 우선 실험 성과물을 진공의 단열 용기에 넣고, 그 용기를 넣을 수 있는 크기의 용기에 다시 넣는다.
데이터를 얻어 계산해 보니 두 용기가 겹쳐지는 부분을 가능한 길게 할수록 내부로 열이 들어가는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기술은 JAXA와 타이거가 특허를 출원하였다.
일반적으로 보온병의 내벽과 외벽은 각각 약 0.2mm 정도의 스테인리스로 만든다. 이번에는 강한 힘이 가해져도 변형되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하는 두께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산출하여, 4배 가까운 1mm의 스테인리스를 활용하여 단면을 크게 함으로써 40G의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재진입 시의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일본의 첫 기술로 완성한 ‘진공 2중 단열 용기’는 용량 14리터, 원의 직경 29cm, 높이 34cm다. JAXA가 요구했었던 무게 10kg이라는 조건도 충족시켰다.
-- 타사로부터 거절당하다 --
JAXA는 왜 타이거보온병과 협력한 것일까? 오사카의 지역 산업인 보온병 제조업체는 조지루시보온병, 글로리아보온병제작소, 피콕(PEACOCK)보온병공업 등 여러 곳이 있다.
실은 JAXA는 타이거보온병 외에 여러 회사에 공동개발을 타진했었다. 그러나 이른 단계에서 거절당했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소비자용 로우엔드 시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전적인 일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 가와이 씨. 공동연구를 수락한 이유의 하나로 과거의 성공을 들었다. 04년, 도요타자동차가 북미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에 부품이 사용되었던 것이다.
주행 시에 따뜻한 엔진 냉각수를 진공 탱크 내에 축적, 엔진을 다시 시동할 때에 공급하여 온도를 올림으로써 시동 효율을 높인다. 덴소와의 공동개발이다. 자동차산업에서의 기술 채용도 처음이었다. 자동차에서의 성공이 우주에 대한 도전 의욕으로 이어졌다.
진공 2중 단열 용기는 우주에서의 실험용으로서 1회 한정 개발 프로젝트이기는 하다. 그러나 타이거보온병은 이 기술의 전용을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식 수술을 위해 가능한 같은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장기나 혈액을 운반하는 일에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 검토해 나갈 생각이다.
일본의 우주개발의 주체로서 정부와 그 산하에 있는 JAXA는 큰 존재다. 로켓 제조를 담당하는 미쓰비시중공업 등과,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연구 개발을 계속해 나간다. 또한 소형 로켓이나 위성 벤처도 등장하면서 플레이어 층은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이 우주경제권을 둘러싸고 세계와 겨룰 때, 일본은 부품기업 층이 얇다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타이거보온병의 창업자인 고(故) 기쿠치 씨는 자신의 회사나 기술이 설마 우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타이거보온병과 같이 성숙된 기술을 더욱 비약시킬 수 있는 기회가 일본의 우주산업의 층을 더욱 두텁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 (2)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