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G에 대한 NEC, 후지쓰의 전략 -- 배수진의 일본, 중요한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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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7.10.18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3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10-24 16:50:32
- 조회수1029
5G에 대한 NEC, 후지쓰의 전략
배수진의 일본, 중요한 고비
NEC나 후지쓰는 NTT가 덴덴공사(電電公社, 일본전신전화공사)였던 시절부터 교환기 등 주요통신기기를 대량으로 납품하여 세계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였다. 그러나 최근 10년은 경쟁력을 높인 해외 대기업에게 수주를 빼앗기는 참혹한 시절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5G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면 통신인프라 사업에서 철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휴대전화는 1990년대 전반에 디지털화된 ‘2G’까지는 독자적인 사양이었으며, 해외의 통신기기제조업체가 좀처럼 진입할 수 없었다. 독자적인 생태계 속에서 기술혁신이 진행되었다. 일본의 휴대전화는 ‘가라게(갈라파고스 휴대전화)’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어왔다. 통신설비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2000년 전반부터 보급된 ‘3G’의 경우는 일본에 세계표준의 통신규격이 도입되면서 일본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NTT도코모는 유럽의 유력기업에 대한 거액 출자를 통해 해외 사업전개를 노렸다. 그러나 모두 성공하지 못하고 일본의 통신기기업체는 도코모와 함께 세계에 사업을 확장시키지는 못했다. NEC도 08년에 프랑스의 알카텔 루센트와 포괄적 협력을 통해 세계에서의 사업 확대를 노렸지만 불발로 끝났다.
-- 세계 점유율 1% --
2010년대 전반에 본격화된 ‘4G’의 경우는 중국의 화웨이나 ZTE의 2사가 부상하였다. 핀란드의 노키아는 그 이전에 독일 지멘스의 통신기기 사업을 통합하였고, 16년에는 프랑스 알카텔 루센트도 인수하였다. 에릭슨은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휴대전화 사업을 소니에게 매각하여 인프라기기 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해 왔다.
이러한 다이내믹한 세계 기업들의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덴덴(電電) 패밀리’로 불렸던 일본은 손 쓸 도리 없는 악화 상태가 이어졌다. 미국의 시장조사 회사인 델오로에 따르면, 16년의 글로벌 무선 인프라 시장의 NEC 셰어는 불과 1%다. 후지쓰는 기타의 1%에 포함된다. 거의 NTT도코모만의 사업 전개가 되었다.
NEC와 후지쓰의 입장에서는 도코모와의 5G 거래가 생명선이 된다. 유럽의 노키아, 에릭슨이나 중국의 대기업 등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강점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밖에 없다.
후지쓰의 경우는 5G용의 기지국 설비에서 ‘분산안테나 유닛’을 비장의 카드로 들고 있다. NTT도코모와도 실증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5G에서는 전파를 송수신하는 안테나를 다소자화(多素子化)하여 고속∙대용량을 실현한다. 후지쓰는 안테나를 블록처럼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안테나 블록을 분산 배치하여 서로 연대하면서 하나의 기지국처럼 사용할 수 있다.
후지쓰의 미노와(箕輪) Principal Architect는 ‘쇼핑몰과 같은 통상의 기지국 설치가 어려운 장소에서도 분산안테나 유닛이라면 설치가 쉽다. 통상의 기지국과 비교하여 (블록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용량도 간단하게 늘릴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후지쓰의 네트워크비즈니스 전략실 이시오카(石岡) 기획실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무선 인프라 설비 단체에게는 과하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만큼 ‘IoT를 포함한 넓은 의미에서의 5G 사업을 목표로 추진하고 싶다’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이 NEC다. 10월 초에 지바시에서 개최된 견본시 ‘CEATEC’에서는 KDDI, 오바야시구미와 5G를 활용한 건설기계의 원격기술 개요를 발표하였다. 앞으로의 실증 실험에서는 건설기계에 장착한 카메라 등을 사용하여 원격지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조작한다. 이것은 통신 지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5G의 특징을 활용한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의 무인 운전 등으로도 이어지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NEC의 다가와(田川) 네트워크 솔루션 사업부장 대리는 ‘5G에서는 네트워크와 IT라는 쌍방의 사업을 보유한 NEC의 강점을 살린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NEC는 5G의 인프라 설비에서는 해외 전개에 활로를 찾고 있다. 무선 엑세스 솔루션 사업부장 대리인 다가미(田上) 씨는 ‘내년 초부터 한국, 미국, 유럽에서 2~3개의 시험을 실시한다’라고 말한다. 한국의 대형 이동통신사인 KT와도 5G로 협력하고 있으며, ‘평창올림픽에서 NEC의 기술을 소개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NEC의 기지국 설비에서는 고속통신 성능 등으로 해외 개업에 대항할 수 있는 수준에 있다.
-- 내년에 자웅을 겨루다 --
해외의 무선 인프라 시장에서는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라는 빅3가 80%의 세계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과점화되어 있다. 이미 규모 면에서 국내기업은 이 빅3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NEC나 후지쓰 양사는 5G이기 때문에 가능한 활로를 찾아내고자 한다.
특히 NEC와 후지쓰는 공공교통이나 제조업 등 폭넓은 분야에서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5G를 사용한 차세대 교통시스템이나 생산 현장의 혁신시스템 등을 통신사업자에게 일괄하여 제안할 수 있다면 큰 사업 기회가 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의 5G 전쟁에서 탈락할 수는 없다.
일본의 5G 시장을 노리는 통신기기업체의 입장에서는 18년 안에 자웅을 결정하게 된다. 9월 말에 총무성은 18년 말까지 5G용 주파수를 국내에서 분배한다는 방침을 공표하였다. 심사를 위해서는 기지국에 대한 투자계획이 필요하다. 심사 전에 이동통신사 3사는 통신기기업체와 5G의 인프라 설비에 관해 상용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의 이동통신사 3사는 공전의 고수익을 계속 올리고 있지만 이미 이동통신 사업은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다. 그만큼 사업 협의에서는 납품 가격의 인하 요구가 격심해진다. 산업계를 끌어들인 새로운 서비스 전개도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외의 통신기기업체는 이러한 이동통신사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까, 없을까? 진정한 총력전이 될 것이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