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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300년 후를 내다본다 -- 10조엔 펀드 설립 3개월, AI 골드러쉬 조준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7.8.21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08-28 09:45:31
  • 조회수700

손정의 회장, 300년 후를 내다본다
10조엔 펀드 설립 3개월, AI 골드러쉬 조준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공동으로 10조엔 규모의「SoftBank Vision Fund」을 발족한지 20일로 3개월이 되었다. 전세계 벤처 캐피탈의 연간 운용 총액을 크게 상회하는 이 거대 펀드를 손 정의 회장은 무슨 이유로 설립했고, 어디에 사용하려고 하는 것일까? 세계의 투자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손 정의 펀드」의 야망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구미(歐美) 주요국의 경우, 논스톱 비행이 가능한 손 회장의 대형 개인용 제트기. 신출귀몰한 손 회장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다리 역할을 하지만, 최근 3개월간은 주로 미국 서해안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를 비행하고 있다. 손 회장도「최근에는 아침에 눈을 뜨면 여기가 어디더라 하고 생각할 때도 있다」라고 쓴웃음 지었다.

인공지능(AI)의 진화로「지금부터 진정한 골드러쉬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하는 손 회장. 그 조류가 가장 먼저 도달하는 곳이, 공교롭게도 예전에 금맥 발견으로 호황을 누리던 실리콘밸리라고 말한다. 그는 3개월 동안 새로운 골드러쉬의 주역을 찾아내어, 10조엔의 펀드를 통해 계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출자 규모는 대부분 비공개이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수 백억에서 수 천억 엔의 대형 안건뿐이다.

실제 투자가 이루어진 기업들은 통신을 본업으로 하는 소프트뱅크와는 관계가 먼 분야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의료 관련 기업인 Guardant Health. 3만 명 이상의 DNA를 분석해, 암의 조기 발견을 지원한다. Plenty는 빌딩의 벽을 야채 밭으로 바꿔주는 이색 농업 벤처기업이다. 업무용 기기를 자율주행으로 바꾸는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Brain Corp는 청소 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언뜻 보면 분산된 분야에 돈을 투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손 회장은 항상「지금부터는 AI가 모든 산업을 재정의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모든 투자처도 AI를 무기로 기존 산업을「재정의」하는 벤처기업들이다.

-- 동지적 결합의 세계화, 「그룹 전략」경영 --
이제 완전히 투자가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 손 회장. 그 진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리들은 단순히 투자가가 될 생각은 없다. 머니 게임이 아니다」. 손 회장은 투자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10조엔이라는 거대 펀드가 필요한 것일까? 손 회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비전 펀드야말로 “그룹 전략”의 핵심이다」. 그룹 전략. 이 단어 안에는「300년 이후에도 성장하는 그룹을 만들 것이다」라고 호언하는 손 회장만의 철학이 집약되어 있다.

손 회장은「영원히 지속되는 기술도, 비즈니스 모델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기술과 비즈니스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나갈 필요가 있다. IT(정보기술)산업으로 형성해온 인맥과 정보망을 통해 차세대를 이끌어갈 벤처기업을 모색, 투자를 통해 발 빠르게 수중에 넣는다.

그러나 수중에 넣는다라는 것은「자본 윤리」로 지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손 회장은 회수 목적의 소규모 투자는 하지 않지만, 과반 출자를 통해 자회사로 인수하지도 않는다. 주로 20~40%의 출자에 한정되는 안건이 많다. 손 회장에 따르면, 투자 목적은「동지적 결합을 통해 창업자 집단을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투자를 통해 실력 있는 창업자와 연대해나가는 것이 손 회장의 진정한 목적이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출자 비율에 머무르기 때문에 상승 효과가 잘 보이지 않는 완만한 관계의 기업 연합이 된다. 이것이「소프트뱅크가 어떤 회사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지만, 이 연합 체계를 통해 다음 세대에서 살아남을 기술을 모색하는 것이다. 투자는 이것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손 회장이 기술과 함께 중시하고 있는 것이「동지」, 즉, 경영자의 자질이다. 예전에 아무런 실적도 없던 시절의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과 만나, 불과 5분 만에 출자를 결정했다는 일화도 있지만, 인물 중시하는 그의 신념은 변하지 않는다.

--「100% 동감한다」--
작년 10월. 도쿄 시오도메(汐留)의 고급 호텔, 콘래드 도쿄의 한 객실. 사지(佐治) 씨는 승부를 건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있었다. 사지 씨가 유력인사 2명과 함께 설립한 자율주행버스의 SB 드라이브. 갓 설립된 이 벤처기업에게 생각지도 못한 제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사지 씨가 마주한 사람은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 영상처리기술을 무기로 자율주행의 주역으로 세계에서 주목 받는 사람이다. 엔비디아와의 기술 제휴를 제안한 사지 씨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동석한 손 회장은 황 대표에게 전혀 관계 없는 질문을 던졌다. 「언젠가 지구가 하나의 컴퓨터로 된다면, 그 때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두 명의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자들은 이것을 주제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100% 동감한다」. 손 회장이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기술 연대보다 더 큰 것을 고려해야 한다」. 손 회장은「단순한 사업 제휴는 3~4년이면 끝난다. 그것보다는 피로 맺어진 연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즉, 자본 제휴를 맺어야 한다는 것. 사지 씨는 이 들의 대화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있었다.

실제로, 이 때의 의기투합을 계기로 손 회장은 엔비디아로의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약 4,000억엔. 손 회장은 투자 이유에 대해「젠슨은 동지. 생각을 공유하는 친구이다」라고만 이야기했다. 즉, 자율주행의 주역과의 동지적 결합을 구축했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10조엔의 펀드로 지금까지의 손 회장식 투자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 펀드는 일본을 방문한 사우디의 현 황태자를 손 회장이 설득해 실현시킨 것이다. 작년 10월에 기본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실제 발족까지는 반년 이상이 걸렸다.

그 동안 교섭에서 쟁점이 된 것은 거부권 부여 여부이다. 펀드는 소프트뱅크가 제너럴 파트너가 되어 운영을 책임지지만, 사우디는 일정의 관여를 요구했다. 그 결과, 소프트뱅크가 제안한 투자 안건은 조정위원회에 자문을 구하는 형식 거쳐야 하고, 조정위원회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소프트뱅크가 자체적으로 투자할 수 밖에 없다.

국가를 상대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사실 손 회장은 펀드 구상을 맨 처음 카타르에 제안했다. 사우디와 합의한 후에도 카타르는 참여를 원했지만, 사우디 정부 관계자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이후, 사우디는 이집트 등과 함께 카타르와의 국교를 단절했다.

그룹 전략을 목표로 한 지금까지의 손 회장식 투자는 초장기적 시점으로 운용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평균 회수 기간은 실제로 13년 반이다. 자금 조달 파트너가 회수를 요구할 수 있는 펀드에서는 이러한 느긋한 운용은 불가능하다.

10조엔 펀드는 소프트뱅크의 연결 대상이 된다. 처음으로 펀드가 결산에 계상된 4~6월기(期)에는 1,052억엔의 이익을 확보, 최상의 출발을 보였다. 손 회장은「순조롭다면 매년 수 천억 엔의 수익 증가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나 규모가 큰 만큼 어떻게 운용되느냐에 따라 거액의 적자가 발생할 위험성도 존재한다.

「이제야 겨우 오랜 시간 꿈꿔온 구상이 이루어졌다」라고 말하는 손 회장은 올 11월에 60세가 된다. 예전부터「60대에 후계자에게 사업을 물려줄 것이다」라고 공언한 손 회장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앞으로 10년. 아무도 휘둘러보지 못한 거대한 양날의 검을 손에 든 그의 활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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