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 제로에 대한 대비가 필요
물건, 시간, 자본은 경제의 가치를 낳은 원천이지만 의도하지 않게 마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마찰이 전혀 없는 원활한 경제의 실현은 가능한 것일까?
1월, 방콕. 카페를 방문한 회사원 테푸라비파드 씨는 점원으로부터 소포를 받자 커피도 마시지 않고 그대로 탈의실로 향했다. 그녀는 소포 안에 들어 있는 3벌의 옷을 시착, 마음에 드는 1벌을 골라 구입했다. 태국의 인터넷 의류 사이트 포멜로는 2018년 말, 이용자가 지정한 카페나 요가 스튜디오 등에 상품을 배송, 이들 장소를 ‘시작실’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유 공간을 ‘시착실’로 바꾸는 발상을 뒷받침하는 것은 운전자의 위치를 파악해 반품된 의류를 다른 ‘시착실’로 전송하는 디지털 기술이다. 카페 직원들의 탈의실이 하루 중 이용되는 시간은 짧다. 자택의 빈 방, 주말밖에는 타지 않는 자가용, 값비싼 저택이나 고급차도 활용하지 않으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
수요와 공급의 움직임을 파악해 유통의 낭비를 최소화하려면 대형 점포에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세세한 수요에 세밀하게 대응하는 편이 이익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문명 평론가 제레미 리프킨 씨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재고를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라고 말한다.
기업은 보다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주요 10개국의 경제 성장률에서 재고 증가가 기여한 비율을 살펴보면 1970년대의 1.6%에서 현재는 0.4%까지 저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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