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 사이언스_2016/12(2)_오토파지 (Autopha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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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Nikkei Science_2016.12 특집(2) (p22-29)

세포를 지탱하는 청소역할
오토파지 (Autophagy)
Vojo Deretic (뉴멕시코 대학) / Daniel J. Klionsky (미시간 대학)

세포 내에는 작은 “청소기”가 있어, 불필요한 물질을 분해하여 재이용함으로써, 세포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오토파지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면, 질병의 치료 및 노화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찮고 별 볼일 없다고 생각했던 세포내의 시스템이 실제로는 매우 중요했다---. 이런 경우가 생물학에서는 자주 있기 마련이다. 이런 시스템은 몸 속 구석구석에서 기능하며, 세포에 이상이 생기거나, 그렇지 않을 때에도 폭넓은 역할을 하고 있다. 좋은 예가, 생체 안에서 활동하는 일산화질소이다. 순환기계(系)나 면역 계, 신경 계에 있어서 일산화질소의 역할이 명확해지자, 일산화질소 관련의 유용한 치료약이 많이 만들어졌다. 또한 이 연구에는 노벨상도 수여 받았다.

「오토파지」라고 불리는 세포의 청소시스템도, 원래는 경시되어왔으나, 지금은 오히려 과학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오토파지는 그리스어로「자식(自食)」을 의미하며, 그 메커니즘은 매우 단순하다. 진핵 세포에는 핵의 바깥 부분에 세포질이 있다. 세포질은 젤리처럼 말랑말랑하며, 그것을 세포골격이 지탱하고 있다. 세포질 안에는 고분자의 집합체 및 거대분자, 세포 소기관이라고 불리는 특정의 기능을 가진 구조체가 떠다니고 있다. 세포질의 활동은 지금의 컴퓨터와 같이 매우 복잡하므로, 스스로 만들어 낸 쓰레기(분비물)에 의해, 움직임이 나빠지게 된다. 오토파지의 역할 중 하나가 이런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이다. 즉, 세포질에 쌓인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오토파지의 활동으로 세포질이 정화되면, 세포는 원래대로 활력을 되찾는다. 이 시스템은 어떤 종류의 세포에도 중요하지만, 신경세포와 같이 새로운 세포로 대체할 수 없는 세포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신경세포에는 개체가 살아있는 한, 계속해서 생존해야 하기 때문에 세포내의 환경을 개선하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토파지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세포생물학적 연구에서는, 오토파지가 유해한 바이러스 및 세포에 대한 방어적 메커니즘으로써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세포 밖의 면역 계로부터 빠져 나와, 세포막을 뚫고 세포질에 도달한 외부물체 또는 생물은 그 어떤 것이든 간에 오토파지의 표적이 되고 만다.

오토파지가 너무 느리거나 너무 빠르거나, 또는 정지하거나 하면, 끔찍한 결과를 맞게 된다. 염증성 장 질환의 일종인 크론병에 괴로워하는 수 백만 명의 환자들은 소화기관속의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미생물 증식을 막지 못하는데, 이것은 오토파지의 결핍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토파지의 시스템 장애가 뇌의 신경세포 안에서 일어나게 되면, 신경세포의 노화가 진행되어, 알츠하이머병이 발병되기도 한다.

오토파지가 너무 많이 활동해도, 세포에게 있어서는 유해하다. 오토파지가 활발해지면, 암세포에 방사선이나 항암제를 사용한 치료를 했어도, 암세포는 스스로 복원하여 다시 살아남게 되고 만다. 때에 따라서 오토파지는 질병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개체에 있어서는 좋은 것이지만, 오토파지가 활발하게 움직이면 개체에 필요한 세포까지도 잡아먹어 버리게 된다.

과거 10년간의 연구에서 오토파지의 메커니즘을 상당히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연구가 진행되자, 세포의 활동 시스템을 알게 된 것뿐만 아니라, 오토파지를 필요에 따라 활성화하거나 진정시키는 신약개발도 가능하게 되었다. 오토파지의 진행속도를 제어하여, 표적물질의 양을 조절 가능하다면, 질병의 치료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이며, 나이가 들면서 뇌활동이 둔해지는 증상까지 경감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 Key concepts ]
세포를 청소하여 상쾌하게
세포질에는 오토파고솜(Autophagosome) 이라는 세포 소기관이 있으며, 청소기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상처가 난 단백질이나 세포 소기관,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함께 세포질의 일부를 둘러 싼다. 오토파고솜의 안에 있는 것은 세포내의 소화기관으로 옮겨져, 잘게 분해된 후, 재이용된다. 이 시스템을 오토파지라고 부른다.
오토파지는 세포내의 환경개선이나 기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으나, 신경세포나 면역응답에서는 특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오토파지를 충분히 이해한다면, 암이나 면역 계의 질병 및 치매에 대해서도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화를 느리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세포의 쓰레기를 리사이클 --
본 문에서는, 최근에 가장 자세하게 연구되고 있는 마이크로 오토파지라는 청소시스템을「오토파지」라고 부르겠다. 오토파지의 진행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처음에 세포질 안에 여러 가지 단백질과 지질로 생성되는 2중막의 평편한 주머니가 만들어 진다. 이것을「파고포어(Phagophore, 격리막)」라고 부른다. 파고포어는 성장하면서 일부가 열린 원형이 되며, 주위의 세포질을 무작위로 둘러싼다. 머지않아 파고포어의 구멍이 막혀,「오토파고솜(Autophagosome)라고 불리는 구형의 물체가 된다.

오토파고솜은 세포질을 싣고 리소솜(Lysosome)으로 운반하다. 리소솜은 세포내의 폐기공장과 같은 존재로써, 세포질의 어느 곳에나 있다. (세포 내에서 분해를 담당하는 세포 소기관은 생물의 종류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동물세포는 리소솜, 식물세포 및 효모 등은 액포라고 불린다). 오토파고솜이 리소솜과 융합하면「오토리소솜」이 된다. 오토파고솜은 적재한 것을 리소솜의 “소화액” 안에 방출한다. 소화가 끝난 후 남아있는 유용한 분자는 세포질로 돌려보내, 재사용된다.

오토파지는 적어도 1960년대까지는 발견했으며, 록펠러 대학의 Christian de Duve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전자현미경을 사용하여 연구를 추진해 왔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 저자의 한 사람인 크리온스키(Klionsky) 및 아이치 현 기초생물학연구소 교수인 오오스미(大隅) 그룹 등, 여러 개의 연구팀이 효모를 사용하여 오토파지의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시작했다. 효모는 고등동물보다 훨씬 단순한 생물로 분석하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이 전략은 공을 인정받아, 그 동안 확실하게 하지 못 했던 오토파지의 제어에 관련된 분자가 차례로 밝혀졌다. 성공의 이유는 오토파지를 제어하는 다수의 단백질이 효모에서 사람에게 이르기 까지, 거의 동일하며, 진화를 통해 거의 변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 영양이 부족할 때는 --
오토파지 자체는 세포의 기아반응이나 원시적인 면역반응, 또는 그 양쪽에 대응하면서 진화해 왔을 것이다. 기아반응의 필요성을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가 식량부족이 왔을 때를 생각해본다. 안간이 식사를 제한했다고 해도, 금방 신체의 기능이 모두 정지해 사망하는 경우는 없다. 대신, 자기 몸에 축적되어 있던 영양분을 허물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지방세포가, 최종적으로는 근육 세포까지 분해되어, 생존에 꼭 필요한 대사활동으로 영양분을 가져간다. 개체 전체에서 1개의 세포로, 스케일을 바꿔도 같은 것을 말할 수 있다. 세포가 기아인 상태에도, 세포는 생존에 필요한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일부를 분해한다.

오토파고솜은 단백질 및 세포 소기관을 찾아, 세포질을 먹어 치운다(어떤 상태의 단백질 및 세포 소기관이라도 상관없다). 이 단백질과 세포 소기관은 소화된 후, 영양 및 에너지가 되어 세포에게 이용된다. 영양이 풍부한 상태라고 해도, 세포의 활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토파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오토파고솜은 세포질에 있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세포 내에는 갖가지 단백질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유해한 응집체를 만드는 경우도 있으며, 시간의 흐름과 함께 녹초가 되기도 한다.

최종적으로 단백질은 제 기능을 잃거나,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단백질의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없앨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오토파지는 문제의 단백질의 농도를 낮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불필요한 세포사(細胞死)를 없앤다 --
오토파고솜이 제거하는 것은 단백질뿐만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욱 거대한 세포소기관이 상해를 입었을 때라도, 찾아내어 격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대표적인 세포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도 오토파지의 표적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나, 세포의 자살이라고 알려져 있는 아포토시스(Apoptosis)를 시작하는 신호를 내기도 한다. 따라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미토콘드리아를 방치하면, 세포는 대혼란에 빠지게 된다.

세포가 아포토시스를 유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개체에 있어서는 크고 작은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서, 생물개체는 항상 필요한 수 이상의 세포를 만들기 때문에, 여유분의 세포를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래되어서 기능이 떨어진 세포가 자살하여, 젊고 강한 세포에게 장소를 양보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세포분열이 이상한 증식으로 바뀌면 세포가 자살을 할 경우도 있어서, 아포토시스는 암에 대한 가장 중요한 방어기능을 가지고 있다. 아포토시스의 시스템은 상당히 복잡하지만, 수 많은 단백질이 신호를 밀접하게 제어하고 있으므로, 아포토시스에 의한 세포의 죽음은 명확하게 프로그래밍 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결핍이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잘못된 타이밍으로 아포토시스를 시작하면 커다란 문제가 된다. 미토콘드리아가 활동하면 부산물로 활성산소(ROS)가 발생한다. 활성산소는 산소를 포함한 분자단편 및 산소이온으로, 이름처럼 반응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미토콘드리아가 이런 불안정한 화학물질과 함께 활동을 계속하면, 자주 내용물이 세어 나오고 만다. 그 속에는 아포토시스의 시작신호가 되는 단백질도 포함되어 있다.

세포의 일부에 생긴 작은 틈이 세포전체를 죽음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우발적인 세포의 죽음이 피부의 적은 양의 세포에게 일어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억과 관련된 신경세포일 경우에는 사태는 심각해 진다.

오토파지는 이런 치명적인 과오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이다. 오토파고솜은 상처 난 미토콘드리아 등의 세포소 기관을 세포질로부터 제거하여, 리소솜의 효소로 확실하게 파괴하여, 예정 밖의 프로그램 세포사(死) 및 괴사(Necrosis)로 알려져 있는 강제적인 세포사를 일으키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활성화 산소를 세포질에 방출할 경우도 있다. 활성산소는 다른 분자와 반응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건강한 세포에서는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항산화 분자가 활성산소의 양을 제어하고 있다. 뉴저지 의과치과대학의 진(Shengkan V. Jin) 씨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가 상처 입으면, 평소의 10배의 활성산소를 방출하게 된다. 이 양은 평상시의 세포의 해독시스템이 감당하는 양을 훨씬 뛰어 넘는다.

대량의 활성산소가 세어나오면, 암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활성산소가 핵에 도달하여 DNA와 반응한다면, 악성종양화를 촉진시키는 유전자의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도 오토파지는 상처 입은 미토콘드리아를 세포로부터 제거하러 온다. 러트거스(Rutgers) 대학의 화이트(Eileen White)씨는 오토파지가 암세포의 게놈(Genome)상해(傷害)를 경감시켜, 새로운 종양이 형성을 못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세포의 생사를 정한다 --
아포토시스를 제어하는 복잡한 경로가 분자레벨로 확실하게 되자마자, 세포의 자살을 막는 수단이 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토파지가 세포사를 일으키려면, 세포가 죽을 때까지 세포질 성분을 계속해서 소화시키는 방법과, 아포토시스를 유도하는 2가지 경로가 있다. 그러나, 우연히 일어난 아포토시스에 의한 세포사를 방지해야 할 오토파지가 왜 때로는 세포사를 일으키게 할까?

아포토시스와 오토파지는 긴밀하게 연계하며, 발렌스를 잘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서, 세포 소기관의 손상이 너무 심하여, 오토파지도 손을 쓸 수 없다면, 그 세포는 개체 전체를 위하여 스스로 죽지 않으면 안 된다. 오토파지를 끝까지 계속할지, 오토파지를 예비시스템으로써 남겨두고, 아포토시스를 개시할 지, 어느 쪽 프로그램을 사용하던지 세포는 죽을 것이다.

오토파지와 아포토시스는 어떻게 연계하고 있는 것일까? 애초부터 오토파지가 세포사를 유도하는 경로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에 관한 연구가 지금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오토파지는 본래, 세포의 생존을 위한 시스템인가, 또한 “죽음의 사신”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가의 분자레벨의 연구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 오토파지의 악용 --
어떤 상황에서도 이점이 있다면 반드시 결점이 있으며, 오토파지도 마찬가지 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암세포는 살아남기 위해 오토파지를 이용한다. 방사선이나 항암제에 의한 치료는 암세포가 자살하도록 만드는 것이 많지만, 암세포 중에는 그 치료를 피한 경우도 있다. 상처 입은 미토콘드리아를 오토파지가 처리해 버려, 아포토시스를 제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사선 치료 및 화학치료법에 의해, 오토파지의 활동은 평상시보다 활발해 진다.

또한, 암세포는 영양기아를 피하기 위해서도 오토파지를 이용하고 있다. 종양의 내부에는 영양이 거의 들어가지 않지만, 영양부족이 되면 오토파지가 활발해 지기 때문에, 암세포는 자신의 세포질 성분을 분해하여 영양으로 바꿔, 살아남으려고 한다.

치료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종양세포에, 아니면 방사선이나 항암제에 의한 치료기간 중, 오토파지를 제어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한 약제는 아직 연구실험 중에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화이트 씨의 지적처럼, 오토파지를 제어하면 암세포 안에서는 유전자의 변이가 늘어, 재발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적절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 죽일 것인가 살릴 것인가, 궁극의 선택 --
심하게 상처 입은 세포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은, 개체를 위해 스스로 죽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포토시스라고 불리는 세포사의 경로는, 신호가 되는 단백질을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질에 방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오토파지는 불필요한 아포토시스로부터 세포를 구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다.

모순인 것 같지만, 오토파지는 세포사가 필요하지만 아포토시스가 실패했을 때, 예비적인 세포사의 경로로써도 기능한다. 아포토시스와 오토파시에서 활동하는 신호단백질의 몇 개는 일치한다. 2개의 시스템이 서로 연계하여, 세포내의 더욱 커다란 시스템을 움직이게 하는지도 모른다.

〈세포사를 막는 오토파지〉
미토콘드리아는 상처를 입으면, 만일 세포의 상해가 가볍다고 하더라도, 아포토시스를 시작하게 하려는 헷갈리기 쉬운 신호를 주는 경우가 있다. 오토파지는 그런 신호를 중도에 차단하여, 불필요한 세포사를 막는다.
  
〈”결정자”로써의 오토파지〉
심하게 상처 입은 세포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의해, 스스로 자살한다. 최후에 오토파지가 활동속도를 줄이면, 세포는 살아 남고, 오토파지가 활동을 계속하면, 세포질을 계속해서 먹어 치워 세포가 죽는다. 아포토시스를 촉진하는 신호를 줄 경우도 있다. 오토파지는 아포토시스가 실패했을 때의 예비 시스템으로써도 활동하며, 괴사(Necrosis)라고 불리는 강제적인 세포사를 막는다.

-- 신경세포의 쇠약을 막다 --
오토파지가 세포질 안의 쓰레기나 망가진 부품을 청소한다고 생각하면, 이 시스템이 신경세포처럼 장수세포의 건강에 특히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의 신경변성질환에서는 비활성 오토파지가 문제가 된다. 이런 질병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한 영향을 뇌에 끼친다. 그 중에서도 치매증세의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은 특히 일반적이며, 미국에서만 450만명의 고령자가 이 병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자주 나오는 증세로써, 뇌세포의 세포체(신경세포는 긴 돌기형태의 축삭(신경돌기)을 가지고 있으나, 세포체에 주황색의 물질이 축적되는 경우가 있다. 이 리포푸신(Lipofuscin)으로 불리는 침착물은 지질과 단백질의 혼합물로써, 겉 모습은 나이가 들어 피부표면에 생긴 주름과 닮아 있다. 네이산 클라인(Nathan Kline) 정신의학연구소의 닉슨(Ralph A. Nixon)에 따르면, 이런 물질의 침착은 나이를 먹은 뇌세포가 이상단백질을 제거하는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청소를 하지 못하게 된 증조라고 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는 세로이드(Ceroid)라고 불리는 황색에서 갈색이 섞인 색소가 신경돌기의 내부에 보여진다. 세로이드가 모이면 신경돌기가 부풀어 올라,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인 노인성반점이 그 신경세포돌기의 외부에 침착된다.

지금까지는, 노인성 반점 및 그 전구체가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이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최신의 연구에서, 어떤 종(種)의 조기발증형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는 오토파고솜의 막(膜) 상의 노인성 반점의 침착을 촉진하는 효소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닉슨에 따르면, 이런 침착물의 일부는 오토파지가 부족해서 생긴다고 한다. 원래라면, 오토파지에 의해서 분해, 재이용되는 세포질 성분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보여진다. 닉슨의 결론을 뒷받침하듯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의 노인성 반점을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노인성 반점의 바로 옆에 있는 신경세포의 안쪽에는 불완전한 오토파고솜이 대량으로 축적되어 있다. 노인성 반점이 어떻게 신경세포의 바깥쪽에 축적되어 가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결과에서, 어떻게든 오토파지를 촉진할 수 있다면, 알츠하이머병의 발명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만약 오토파고솜을 리소솜까지 운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로 오토파지를 활성화시켰다고 해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이런 치료법은 이상단백질의 응집체가 보이는 헌팅턴병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다는 소식도 있다.

위장 이식 시에, 거식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면역 제어제 라파마이신(Rapamycine)에는, 오토파지를 촉진시키는 효과도 있다. 라파마이신이 오토파지를 촉진시킴으로써, 이상단백질의 응집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임상실험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 병원체를 쫓아 내다 --
-- 면역응답을 도와주다 --


-- 장수에도 효과가 있다? --
주목해야 할 것으로, 오토파지는 사람의 수명의 결정에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이가 들면, 암이나 신경변성질환 등의 질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오토파지의 효율의 저하에 있을 수도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쿠엘보(Ana Maria Cuervo)의 말에 따르면, 오토파지를 비롯한 세포 내 시스템은 나이가 들수록 꾸준히 기능이 저하되어 간다. 이상단백질이나 세포 소기관의 여러 곳에서 손상이 축적되어, 결국엔 질병을 일으킨다.

오토파지 효율의 저하에 문제가 생겼다면, 동물실험으로 칼로리를 제한했을 때,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쿠엘보 씨는 말한다. 동물에게 주는 먹이를 줄이면(단, 필수 영양소는 적절히 준다)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인데, 사람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음식물의 공급이 제한되어, 기아상태가 되면 오토파지가 활성화되는 것을 떠올려 보자. 칼로리를 제한시키면, 고령에 따른 오토파지의 저하를 도와, 세포의 활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쿠엘보는 또한, 동물실험에서 오토파지효율의 저하를 막으면, 산화로 상처 입은 단백질이 노화에 의하여 쌓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밝히는 연구가 최근에 시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세포의 기아응답으로써 알려진 오토파지이지만, 지금은 우리들의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시스템으로써 인식하게 되었다. 오토파지의 연구는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새로운 발견은 앞으로 계속해서 늘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자유자재로 오토파지를 촉진시키거나,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면, 질병의 치료에도 응용하여 노화를 늦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토파지는 우리의 건강에, 또한 아직 불확실하지만,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도움이 될지 여부는 오토파지의 분자 메커니즘과 복잡한 신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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