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 비즈니스_2016/09/26 일본의 방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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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Nikkei Business_2016.09.26_특집 (p24-43)

일본의 방위산업
차세대기술을 낳는 현실

역사적인 경위 때문에 일본에서는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운「방위산업」. 그러나 그것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을까? 방위장비의 이전(移轉)금지 해제, 방위기술과 민생기술의 융합 등 제도나 환경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잘 살펴보면 일상의 제품에 의외의 방위산업 기술이 녹아 있다.현재의 상태를 받아들일지 부정할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지금이야말로 피하지 말고 심도 있게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PART 1. 일본 방위산업의 현재
정책전환을 계기로 ‘국제화’ 시작


유일한 고객인 방위청의 보호를 오랫동안 받아왔던 일본의 방위산업. 수출 등 ‘국제화’의 길이 열렸지만, 바로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 깨닫게 되었다. 방위관련 기업의 시행착오가 시작되었다.

「보다 안전한 호주를 만들기 위해 기술을 공유합시다」. 올해 2월, 미쓰비시중공업이 호주의 대형 신문사에 게재한 전면 광고 문구다. 미쓰비시중공업이 원했던 것은 호주가 표명한 총액 2조 엔이 넘는 잠수함의 대형 정비 계획을 수주하는 것이었다.

이 계획을 호언장담했던 토니 애벗(Tony Abbott) 전 수상은 원자력잠수함을 제외하면 세계최고 수준인 일본의 잠수함 수입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뒤를 이은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은 현지 생산을 중시하는 방침으로 전환하였다.

그 결과 일본, 프랑스, 독일의 삼파전으로 발전했다. 일본은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으로 구성된 관민연합. 프랑스는 정부 산하의 조선기업 DCNS, 독일은 대형 방위산업 기업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ThyssenKrupp Marine Systems)이 각 나라의 정부와 연계하여 참여했다. 호주정부는 4월 말에 프랑스의 DCNS를 파트너로 선정하였음을 발표하였고, 수주경쟁은 막을 내렸다.

거액의 예산이 관련된 방위장비의 도입은, 수면 하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는 결정 프로세스를 거친다. 이 때문에 일본이 실패한 원인을 단순하게 결론내는 것은 어렵지만, 프랑스 진영의 노련한 교섭 능력이 효력을 발휘한 것만은 사실이다. 프랑스는 방위산업을 기간산업의 하나로 삼고 있으며 지금까지 다양한 과제들을 처리해 왔다. 호주의 국방성과 관계가 깊은 인물을 수주 활동에 참여시켰고, 또한 기술이전이나 현지생산을 추진하는 노하우에도 뛰어나다.

-- 만약 수주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 국내한정·이익보증이 특징 --
-- 강해지는 미국 정부의 영향력 --
-- 부품공급, 공동개발부터 착수 --



PART 2. 민생기술은「다이아몬드 원석」
정책변경에 따른 방위·민간, 일거양득의 길

민간용품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기술이 방위장비의 국제공동개발과 해외 이전에서도 중요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관민 합동 추진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방위성과 관계를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 연구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도요하시(豊橋) 기술과학대학의 가토 교수는 이렇게 말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연구하고 있는 것은 Nano Fiber라고 불리는 극세섬유 소재다. Sheet상태의 Nano Fiber를 쌓아 올리면 유독물질을 흡착할 수 있다. 때문에 건축 자재 등으로 사용하면 Sick House대책이 될 것으로 보고 연구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결실을 맺을지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테마인 만큼 연구비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대학에서 지급받은 연구 자금은「연 20만 엔 정도」(가토 교수)였다고 한다.

가토 교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안전보장기술 연구추진제도(Funding제도)」였다. 이 제도는 방위성의 외국(外局)인 방위장비청이 2015년에 시작한 것이다. 이를 활용하여 가토 교수는 지금까지 800만 엔의 연구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면 올해와 내년에 총 6000만 엔을 받을 수 있다. 방위장비청에서 나오는 연구비는 대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액수다.


방위장비청이 가토 교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건축 자재의 개발이 아니다. 섬유 Sheet를 잘 응용한다면 유독가스를 효율적으로 흡착하는 얇고 가벼운 방독 마스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방독 마스크는 장착 시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활동에 어려움도 있다. 가토 교수의 아이디어가 과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Funding제도는 방위 용도로 응용이 예상되는 기초연구를 폭넓게 공모하여 자금을 투자하는 구조다. 방위장비 만을 위해 특화된 제도가 아니다.

● 방위장비청의 Funding제도가 자금을 제공하는 주요 연구 사례

연구과제

대표연구기관

초소형 쓰레기 발전(發電) 시스템

도쿄공업대학

Nano Fiber를 이용한 유독가스 흡착sheet

도요하시기술과학대학

dark meta-material을 이용한 광(光) 흡수체

理化學연구소

수중 이동의 고속화 기술

물질·재료연구기구

바다 속에서 통신이 가능한 소형, 광대역 안테나

NEC

원거리에서의 대용량 무선통신

후지쓰

바다 속에서 무선 전력 전송

파나소닉


-- 예산은 한번에 110억 엔으로 --
그 중 한 회사의 담당자는「(채택된)연구테마는 중장기적인 것으로 아직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확실히 채택된 연구에는 실현될 가능성이 불투명한 것이 많다. 방위와는 직접 연결되기 어려운 테마도 있다. 이러한 연구에 방위장비청은 왜 주저 없이 자금을 투자하는 것일까? 그 답은 방위로 용도를 한정하지 않고, 민간용품에도 이용 가능한(Dual Use)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Dual Use기술이라면 민간용품에 응용함으로써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방위관련기업이 안고 있는 자금 회수에 대한 걱정을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주목하다 보니, 테마는 혁신적이지만 자금 부족으로 일을 진행시키지 못했던 방위 연구 테마들이 다이아몬드 원석처럼 보이기 시작했다.「상당히 좋은 조건들이 많이 모여 있다」. Funding제도의 운용을 담당하는 방위장비청 기술전략부의 노마 부장은 이렇게 말한다.

-- 인공의 거미 줄로 방호복 제작 --
방위청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Funding제도뿐만 아니라, 타 기관이 소관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내각부가 창설하여 추진하고 있는「혁신적 연구개발추진 프로그램 (ImPACT)」이라는 제도다.

ImPACT에서는 현재 16건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빅데이터, 로봇, 초소형위성까지 테마는 다양하다. 방위장비청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하나가 고기능 소재의 개발이다. 생물에서 나오는 단백질을 사용하여 새로운 소재를 개발, 대량생산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참가 멤버 또한 다채롭다. 거미줄과 같은 성질을 가진 고강도 인공섬유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인 Spiber(야마가타 현)를 주축으로 이화학(理化學)연구소, 게이오대학 등이 참여하고 있다. 개발이 성공한다면 자동차에는 물론 차세대 방탄방호복에도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방위성에의 관여, 흔들리는 학회 --


PART 3. 7인의 지식인에게 묻다
방위산업의 모습

방위산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방위산업의 육성은 안전보장의 관점에서 유익하다는 관점도, 평화를 위협한다는 관점도 있다. 지식인에게 의견을 물어 보았다.

1. [긍정파] 일본의 기술력, 안전보장에 활용하다
(Satoshi Morimoto, 다쿠쇼쿠(拓殖)대학 총장, 전 방위청 장관)

2. [긍정파] 방위산업은 일본의 억지력에 공헌
(Takeshi Iwaya, 자민당 중의원 의원)

3. [중간파] 공동개발계획 참여를 통해 FMS의 폐해 타파
(Toshimi Kitazawa, 전 방위청 장관)

4. [중간파] 무기를 수출하기 시작하면 뒤로 되돌릴 수 없다
(Kyouji Yanagisawa, 국제지정학연구소 이사장)

5. [부정파] 「군산(軍産)복합체」의 탄생, 매우 섬뜩하다
(Junko Nishikawa, 돗쿄(獨協)대학 명예교수)

6. 일본기업과의 공동개발은 대환영

(Chuck Jones, Lockheed Martin社 일본지사장)

7. 중요한 것은 실전보다도 수출 경험이다.
(Jack Dorsett, Northrop Grumman社 주일대표)


PART 4. 앞으로 나아가는 현실
낮아지는 방위와 민간의 벽

방위장비와 민간용품의 융합이 진행되고 있다. 화학 제조업체인 Teijin(帝人)은 고강도의 섬유를 방탄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다마가와정기 (多摩川精機)는 탱크 등에 사용하고 있는 기술을 자동차에 전용(轉用)했다.

민간용품이나 민간용품 생산에서 축적한 기술을 방위 용도로 전용하는 것을「Spin-on」이라고 한다. 파리 교외에서 열린 세계 최대급의 방위장비견본시인「Eurosatory」는 현재 일본의 Spin-on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였다. 여기서 눈에 띄었던 일본 기업은 방위관련 기업이 아니었다. 주로 민간용품을 취급하는 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주인공이었다.

-- 파나소닉은 PC, Teijin은 섬유 --
파나소닉이 Eurosatory에서 선보인 것은「Toughbook」이라는 노트북이다. 그 이름대로「충격에 강하다. 또한 가볍고 배터리 가동시간도 길기 때문에 각국의 군대나 치안기관 사이에서 호평」이라고 담당자는 미소를 보였다. 파나소닉이 공식적으로 강조하는 말은 없지만 Toughbook은 “넓은 의미”에서 방위장비의 히트작이다. 또한 보다 얇게 만들어 태블릿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이번 핵심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Teijin의 해외법인도 참가했다. 취급하는 것은 방탄성능이 높은 Aramid 섬유다. 이 섬유를 경찰차 문의 안쪽에 사용한 견본품을 전시했다. 문에는 무수하게 많은 총탄 자국이 있어, 실제 사격실험을 통해 그 성능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전시물이었다. 이 강도를 항공이나 우주용 소재에도 활용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높은 강도는 방탄 용으로도 효과가 좋다. 헬멧이나 방탄조끼는 물론 유리에도 응용할 수 있다.

-- 전투기 기술에서 생겨난 ETC --
Spin-on과는 반대로 방위 용도로 개발한 기술이나 제품을 민간용으로 전용하는 것을「Spin-off」라고 부른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항공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F-2」에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F-2에 탑재된 레이더시스템 기술은, 지금은 많이 익숙한 고속도로의 ETC(자동 요금징수 시스템)에 응용되었다.

레이더에 사용되는 안테나 기술을 통해, 옆 차선을 달리는 차량과의 잘못된 통신 교류를 차단할 수 있었다. 데이터의 익명성을 보장해 주는 신호처리 시스템은 요금 결제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 잠수함 기술은 오피스빌딩으로 --
잠수함을 만드는 가와사키중공업은 잠수 후에 환기가 극도로 제한되는 잠수함 제조에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민간용 공기정화장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잠수함은 궁극의 폐쇄공간이다. 승조원들의 호흡은 물론, 음식 조리 등으로 가스가 쉴 새 없이 발생한다. 방치하면 배 안의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져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이를 극복해 왔다.

이 경험을 기밀도(氣密度)가 높은 오피스빌딩에 도입하기 위해 탄소가스 제거장치를 개발 중이다. 전용 막(膜) 등을 사용하여 이산화탄소를 흡착하고, 청정한 공기 만을 실내에 순환시킨다. 실용화된다면 환기 횟수가 줄게 되고, 냉난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PART 5. 긴박한 상황 속의 방위산업
지금이야말로 생각해야 할 때

오키나와와 센카쿠열도 주변의 영해에 중국 공선(公船) 침입,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실험 등 일본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은 매년 긴장감을 더해가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본에서는 역사적인 경위 때문에 방위나 안전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한다. 자위대에 장비를 공급하는 방위산업도 마찬가지다.「군국주의의 사도」나「죽음 장사꾼」이라는 이미지와 연결되는 것을 경계한다. 방위산업이나 관련 연구에 종사하는 일부 기업과 대학은 필요이상으로 정보 발신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그 결과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본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방위산업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지금이야말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 정부나 산업계가 주장하는 방위산업의 존재의의

1. 방위관련의 고도의 기술력이 억지력이 될 수 있다.
2. 유사 시 혹은 재해 시에 빠르게 수리·조달할 수 있다.
3. 수입이나 국제공동개발 시 유력한 교섭력이 될 수 있다.
4. 생산, 연구개발 등 광범위한 경제파급 효과가 있다.
5. 지형이나 교통망 등 국내사정에 맞는 장비를 보유할 수 있다.

-- 정책전환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
-- 건설적인 논의가 급무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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