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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이 일렉트로닉스 2026/07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중국이 압도적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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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일렉트로닉스_2607호 (p63-66)

제4부: 휴머노이드 로봇의 부활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중국이 압도적 선두
일본은 핵심 부품 기술로 반격

피지컬 AI 활용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 것이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띠는 반면, 한때 세계를 선도했던 일본의 존재감은 이제 희미해졌다. 하지만 일본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독자적인 AI 개발과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부품 산업의 시장 진입을 촉진해 반격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중국의 성장은 눈부시다. 예를 들면, 2025년에 일본법인도 설립한 AgiBot(지위안 로보틱스)은 출하 대수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2026년 3월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누적 생산량이 1만 대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AgiBot의 강점은 로봇을 움직이는 AI까지 자체적으로 구축한다는 점이다. AgiBot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이미지 정보를 바탕으로 로봇의 행동을 생성하는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 구축을 위해 사람이 로봇에 동작을 학습시키는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AgiBot에서 데이터세트를 직접 구매한 한 로봇 업계 관계자는 “현장을 둘러봤는데 약 10개 거점에서 8시간씩 2교대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체계에 놀랐다. 엄청난 속도로 데이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중국에는 드론 산업을 배경으로 구축된 부품 공급망이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개발하는 RT Corporation의 나카가와(中川) 대표는 사내에서 4족 보행 로봇의 시제품을 처음부터 제작해 실제로 걷게 만들기까지 “4주 반이 걸렸다”고 회상한다. 만약 중국 스타트업이 같은 작업을 한다면 나카가와 대표는 “3주면 완성할 것이다”고 본다. 이 1주 반의 차이가 바로 일본과 중국의 부품 공급망 격차라고 지적한다.

-- 학습 데이터 수집, 방법에도 새로운 시도 --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뒤처진 일본. 강한 위기감을 느끼는 업계 단체와 기업들이 반격에 나섰다. 로봇 제어에 사용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곳은 NEC와 KDDI 등이 정회원으로 참여하는 AI로봇협회(AIRoA)다. 도요타자동차의 생활지원 로봇 ‘HSR’을 활용해 약 7만 시간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협회의 이사이자 도쿄대 대학원 공학계연구과 교수인 마쓰오(松尾) 교수는 “하드웨어와 작업의 종류 등 데이터의 질도 높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효율적인 학습을 통해 추격하려는 기업도 등장했다. 히타치제작소는 학습 과정에서 성공한 로봇의 자체 동작 데이터를 다음 학습으로 이어가는 ‘지속 학습’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람이 로봇을 움직여 직접 동작을 가르치는 모방학습 과정에 로봇 측에서 동작을 보정하는 최적 제어를 결합한다. 히타치 로보틱스연구부의 야마다(山田) 주임연구원은 “적은 반복 훈련으로 자율적인 작업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케이블 포설 작업’의 경우 먼저 사람이 약 30~50회 동작을 반복하면서 로봇에 기본 동작을 학습시킨다. 이 일련의 학습에는 약 3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 단계에서는 로봇의 동작 속도도 느리다. 하지만 성공한 데이터는 2회차, 3회차 등 다음 AI 학습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면 1회차에 3시간이 걸렸던 학습도 3회차에는 미세 조정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약 40분 만에 끝난다.

즉, 반복 훈련 과정에서 AI 스스로도 동작을 최적화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지속 학습을 통해 처음에는 약 50초가 걸렸던 케이블 포설 작업이 3회차에는 약 10초로 단축됐다. 이 구조를 응용하면 짧은 학습 시간만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현장에 도입할 수 있다.

-- 도쿄로보틱스, 야스카와전기 산하에서 개발 가속 --
하드웨어 분야의 연구개발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와세다대학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도쿄로보틱스는 2025년 야스카와전기 산하에 들어가 새로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도쿄로보틱스는 원래 휴머노이드 로봇 ‘Torobo’를 개발해 왔다. 독일항공우주센터(DLR)가 연구하는 토크 센싱 구조를 계승한 설계다. 관절 부분에 센서를 넣음으로써 약한 힘에서 강한 힘까지 폭넓은 출력 범위가 넓은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했다.

중국에서는 낮은 감속비로 출력 토크를 높인 준직접구동(QDD, Quasi Direct Drive) 모터를 사용하는 기업이 많다. 부하가 큰 동작을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Torobo는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할 수 있다. 다만 도쿄로보틱스의 사카모토(坂本) 대표는 “부드러운 움직임에 대한 절실한 수요가 생긴다면 중국도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애초에 개발 자금 면에서는 미국이나 중국과 맞서기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일본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쿄로보틱스의 역할은 야스카와전기에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의 독립적인 기술개발 거점’이 되는 것이다. 사카모토 대표는 “야스카와전기는 사양에 맞춰 액추에이터를 개발하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전문기업인 도쿄로보틱스가)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합한 사양을 찾아낸다면, 야스카와전기에서 뛰어난 휴머노이드용 부품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야스카와전기와 공동 개발하는 새로운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제품은 조만간 완성될 것이라고 한다. 야스카와전기 산하에서 신형 로봇 개발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동시에 시장 진입 시기를 엿보고 있다.

-- KyoHA가 내다보는 ‘모듈화’ --
휴머노이드 로봇용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업종의 경계를 넘어 시작되고 있다. 와세다대학, Tmsuk(티엠작크), 무라타제작소, SRE홀딩스 등 4곳이 중심이 돼 출범한 개발단체 ‘교토 휴머노이드 어소시에이션(KyoHA)’은 순수 일본산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을 목표로 2026년 4월에 시제품을 공개했다. 일본 기업들이 보유한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을 결집하고 제조기업의 시장 진입을 촉진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부흥시키는 것이 목표다.

KyoHA 설립 배경에는 과거의 뼈아픈 경험이 있다. 2000년대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혼다의 ‘ASIMO’를 필두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산업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쇠퇴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시 주목받는 지금, 위기의식을 느낀 연구자와 기술자들이 KyoHA 출범에 나섰다. 2026년 5월 기준, 16개 기업과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일본산 부품이 사용되고 있어 부품업체 등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은 이미 갖춰져 있다. 중국의 한 대기업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무라타제작소의 배터리 셀이 채택됐다. 마부치모터가 KyoHA의 시제품 제작을 통해 개발한 모터도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성능을 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에 필요한 기술과 사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일본 제조기업의 시장 진입은 가능하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뜻밖의 순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Tmsuk의 다카모토(髙本) 대표이사는 “미국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해 미국은 부품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중국산을 배제한다면 로봇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일본이나 독일 정도일 것이다. 순수 국산화가 가능한 일본은 의외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한다.

KyoHA가 내다보는 미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모듈화다. KyoHA의 목표에는 개발 난도가 높은 재난 구조용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도 포함돼 있다. 방열이나 통신 계통 등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어떤 부품이 필요한지를 선제적으로 파악한다. 이사장을 맡고 있는 와세다대학 창조이공학부 다카니시(高西) 교수는 “앞으로는 달 표면 작업이나 화재 구조 등 용도에 따라 모듈화된 부품을 조합해 로봇을 만드는 시대가 올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요소도 일본산으로 장악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 도입 의향은 40% 이상, 반도체 등에서 수요 --
인력 부족을 배경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2026년 2월 야마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40% 이상이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했거나 도입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로봇·산업용 자동화기기, 일반기계 등 4개 업종에서는 절반 이상이 도입 의향을 보였다.

단일 암이나 양팔형 산업용 로봇과 달리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공장에서 여전히 사람이 맡고 있는 작업을 그대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과 비슷한 형태라면 로봇 도입을 위해 제조라인을 대폭 변경해야 할 필요가 줄어들고,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친숙해지기 쉽다.

다만 RT Corporation의 나카가와 대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가 “2~3년 뒤에는 ‘환멸기’에 접어들지 않을까”라고 경고한다. 좋든 나쁘든 제조 현장의 KPI(핵심성과지표)를 ‘인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설정하는 일본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피지컬 AI의 발전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지만, 정확도와 속도는 아직 사람에 미치지 못한다. ‘택트타임이 떨어진다’, ‘생산성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와 같은 KPI상의 문제로 저항에 부딪힌다면 일본에서는 도입이 확산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과 중국에서는 KPI를 ‘로봇의 지속 사용률’에 두고 있다. 우선 현장에서 로봇을 계속 가동하면서 그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AI와 하드웨어를 개선하는 데이터 주도형 사이클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일본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발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생산성 등의 측면에서 성과가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시적인 붐으로 끝날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가 될지는 기술을 육성한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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