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학회지 2024/03 100년 후의 정보통신이 지원하는 미래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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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정보통신학회지_2024.3 소특집 (p207-210)

100년 후의 정보통신이 지원하는 미래예상도
미래예상도 (건강편)
지바대학 프런티어의공학센터 펠로우 다카하시 마사하루(高橋 応明) 씨

1. 아침
나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해를 받으며 숙면에서 깨어나 제시간에 일어났다. 수면 중의 뇌파 모니터를 통해 어젯밤 자기 전에 설정한 시간에, 침대의 상태나 실온 등이 쾌적한 각성을 재촉하도록 컨트롤되어 있고, ‘창문’으로 햇빛을 본뜬 빛이 들어오며 아침이 연출된다.

여기 화성에서는 대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건물의 밀폐성 외에도 운석 등의 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창문은 대부분 대형 디스플레이로 대체되었다. '창문'을 통해 경치를 확인한 후에 '창문'을 거울로 바꿔서 몸단장을 하면서 옆에 표시되는 오늘의 스케줄 등을 확인한다.

최근에 애를 먹고 있는 작업에 눈이 멈추었다. 잠시 바라보고 있으니 뭔가 퍼뜩 떠올랐다. 어젯밤에 꾼 꿈속에서 이 문제를 해결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오늘 아침에 유독 상쾌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AI 컴패니언 Shinnosuke에게 말을 걸었다.


Shinnosuke는 강아지 모양을 하고 있다. AI 컴패니언은 사람 모양을 비롯해 좋아하는 바디를 주문 제작할 수 있다. 물론 가상으로만 해결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어릴 적에 지구에서 기르던 반려견 ‘신노스케’를 잊을 수 없어서 비용을 들여 이 바디를 주문 제작했다. 혼자 사는 나에게는 목소리로 대화를 하는 말동무이자 나를 안아 위로해주는 가족이다.


"Shinnosuke, 어제 내가 어떤 꿈을 꿨는지 말해줘", "알았어. 어젯밤엔 2개의 꿈을 꿨어". Shinnosuke는 ‘창문’을 통해 내가 어제 꾼 꿈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머리에 주입한 나노 로봇이 뇌의 시냅스에 다수 붙어서 BMI(Brain Machine Interface)가 되어 이온을 모니터하거나 뇌를 자극하고 있다. 이들 나노 로봇에서 보내는 무선 시그널을 해석해 신체 활동을 보조하거나,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면서 꿈의 다이제스트 정도는 재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두 번째 꿈을 보고 있는 동안에 꿈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지난 1주일 동안 고민하고 있던 일을 훌륭하게 해결하고 있었다. 정말로 이 꿈대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이 아이디어를 Shinnosuke에게 말했고, Shinnosuke는 이를 기록했다.

2. 나노 로봇
뇌를 비롯해 관절이나 혈관내, 장내 등 신체의 도처에 나노 로봇이 도사리고 있다. 한마디로 나노 로봇이라고 말하지만, 나노 로봇의 종류는 매우 많고, 각각이 역할에 따른 기능만을 갖고 있다. 혈관내의 나노 로봇은 산소 농도를 포함해 다양한 바이오 마커를 순회하며 감시한다.

암이나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의 원인 물질이 특정되어 있으므로 그것을 모니터링한다. 관절 등에 도사리고 있는 나노 로봇은 변형 센서나 가속도 센서 등을 장착하고 있어 신체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식이다. 이들 나노 로봇은 칼슘 이온 등에 의한 이온 배터리로 작동하며, 서로 통신과 중계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정보는 개인의 AI 컴패니언에 수집, 기록, 해석된다.

물론 나노 로봇을 체내에 주입하는 것은 개인의 의사에 따른다. 그러나 나노 로봇 덕분에 병의 예견과 조기발견,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심한 병에는 걸리지 않는다. 이 기술이 나왔을 무렵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나노 로봇을 주입하면 의료보험료가 많이 할인되고, 실제로 체험한 조기치료 등의 체험이 SNS에서 확산되었다. 그 혜택으로 건강을 걱정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나노 로봇을 체내에 주입하고 있다.

3. 라이프 로그
나는 지구에서 태어났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귀에 장애를 갖고 있었다. 때문에 부모님은 강아지 신노스케를 친구로 만들어 주었다. 어릴 때부터 신노스케가 항상 내 곁에서 같이 놀기도 하고 슬플 때는 위로도 해 주었다. 혼자서 외출할 때는 신노스케가 항상 오른쪽에 붙어서 따라다녔다.

밸런스를 잃고 넘어질 것 같으면 신노스케가 옆에서 지지해 주거나, 다른 사람이 말을 걸며 다가오면 나를 코로 쿡쿡 찔러서 알려 주기도 했다. 도로는 자율주행차나 배송 로봇밖에 없기 때문에 신호도 없어 안전하지만 보도에는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나 건강을 위해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접촉 등의 위험한 일이 생길 것 같을 때도 신노스케는 알려 주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인공와우를 넣는 수술과 함께 나노 로봇을 주입했다. 인공와우는 청각 신경에 직접 전기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소리 세계가 굉장히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소형 통신 단말이나 좋아하는 음악이 무선 접속으로 직접 머리에 전달되기 때문에 주변이 시끄러울 때도 매우 분명하게 들렸다. 이와 같은 임플란트 디바이스를 내장한 사람은, 예를 들면, 눈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시신경에 디바이스를 접속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들 임플란트 디바이스를 내장하고 생활하고 있다. 소형 통신 단말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형 통신 단말의 무선부도 팔에 내장함으로써 MR(혼합현실)과 뇌의 나노 로봇에 의한 조작으로, 생각하기만 하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이심전심’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기본적으로는 생각하기만 하면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과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대면으로 만나는 사람들이나 Shinnosuke와는 목소리로 대화를 하고 있다. 성대는 사용하지 않으면 근육이나 뼈와 마찬가지로 쇠약해지기 때문에 스트레스 발산도 할 겸 노래방 연습은 자주 한다.

Shinnosuke와는 항상 연결돼 있어 다양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즉, Shinnosuke가 임플란트 디바이스나 나노 로봇에서 보내오는 모니터 정보를 기록, 해석해 주는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떻게 느끼고 있었는지, 뇌파 이외에도 심박정보나 호르몬 밸런스를 통해 스트레스 등을 파악하고, 저작 정보를 통해 영양 밸런스 등을 파악한다.

화장실에서는 오줌 성분이나 대변의 색, 모양, 양을 기록했다가 필요할 때는 DNA 검사에도 활용한다. 태스크의 서포트는 물론, 건강관리나 라이프로그(lifelog)로서도 믿음직스러운 존재다. 최근에 많아진 건망증도 적확하게 서포트해 주는 것도 Shinnosuke다. 대화 중에 말이 막히는 경우에도 Shinnosuke가 대화의 흐름을 바탕으로 추정해서 MR로 몇 개의 후보를 바로 제시해 주기 때문에 안심이다.

4. 치료
낮 시간에 ‘창문’을 사용해 다양한 자료를 펼쳐놓고 일을 하고 있으면 Shinnosuke가 다가와서 “DNA 검사 리포트가 완성됐으니 확인해 주기 바랍니다”라고, 부탁하는 포즈를 취하면서 말한다. “DNA 검사 리포트? 그게 뭐지? 알겠어. 확인해 볼게”라고 대답하며 ‘창문’에 표시했다. 아침에 내가 화장실에 갔을 때 샘플을 채취해서 DNA 검사를 한 모양이다.

Shinnosuke는 몇 주 전부터 피 속의 나노 로봇에서 보내오는 모니터 정보를 분석해 DNA 검사를 해 준 것이다. 그 결과, 대장암이 의심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Shinnosuke가 “오늘은 15시에 예정이 비어 있으니까 진찰 예약을 해 두겠습니다. 모니터 정보와 DNA 검사 결과도 병원에 보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고마워. 그렇게 해”라고 나는 대답했다.

15시가 되자 ‘창문’에 의사가 나타났다. 여기 화성에서는 병원에는 정말 큰 일이 아니면 거의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진료를 받는다. 증상이 가벼운 병은 그 자리에서 진단을 받는다. 처방약은 가까운 약국에서 수 시간 내에 배송돼 온다.

“보내온 데이터를 보면, 역시 조기 대장암입니다. DNA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용 나노 로봇을 제작해 둘 테니 1주일 후에 내원해 주세요”라고 의사는 담담하게 말하며 치료법 등을 설명해 주었다. 암도 나노 로봇 덕분에 조기에 발견해, DNA 정보를 바탕으로 tailor-made medicine를 간단히 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환자도 의사도 담담하게 있을 수 있다.

1주일 후에 병원까지 거리가 있기 때문에 나는 에어택시를 타고 갔다. Shinnosuke가 예약해 줬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던 에어택시에 타기만 하면 된다. 행선지도 요금도 승차 시 인증 확인으로 끝나기 때문에 10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서는 응급 환자 이외의 내원 환자는 사전에 예약한 환자이다.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접수/안내 로봇을 따라서 진찰실로 들어갔다. 일시적으로 다리가 불편한 사람을 위해 휠체어형 로봇을 준비해 준다. 신체 모니터 정보는 사전에 병원에 전송되기 때문에 쓸데없는 검사 등도 없다. 의사가 “준비는 됐습니다. 컨디션도 좋아 보입니다. 신경 쓰이는 점이나 궁금한 점이 있나요?”라고 확인해 준다. 나는 “신뢰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사전에 설명은 들었지만 치료는 어이없이 간단했다. DNA 정보를 바탕으로 제작된 분자표적약을 운반하는 치료용 나노 로봇을 주사로 환부 근처의 혈관에 주입하는 것으로 끝났다. 암이 있는 장소는 산소 농도가 낮다는 정보와, 사전에 입력한 나노 로봇의 정보를 표식으로 삼아, 치료용 나노 로봇은 이온 추진력으로 암에 도달하는 DDS(Drag Delivery System)로 되어 있다.

환부에 도착하면 분자표적약을 주입함과 동시에 나노 로봇이 연계하면서 집결해 암을 봉쇄해 버린다. 어릴 적 봤던 애니메이션의 합체 변신 로봇과 같다. 이렇게 암을 봉쇄해서 사멸시키는 시스템으로 부작용도 적다. 동맥류 등도 이전의 스텐트 대신에 나노 로봇이 집결해서 처치를 하는 것 같다.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상태를 확인한 후에 귀가 조치를 해줬다. 그 후에는 평상시의 생활을 하면 된다. 며칠 후에 모니터 정보로 수치가 좋아진 것을 Shinnosuke가 알려주는 것이 전부였다.

5. 구름 위
라이프 로그의 데이터를 Shinnosuke를 통해 클라우드의 데이터서버 Thoth(토트, 고대 이집트의 지혜의 신)에 데이터를 축적해 두면 AI가 자동으로 내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메일 등으로 답변을 해 준다. 또한 업무 자료 등의 작성도 거의 수정이 필요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완성해 준다. 내가 2명, 3명으로 늘어난 듯한 느낌이다. 업무 효율이 현격히 상승된다.

메타버스에는 여러 명의 라이프로그를 바탕으로 생성된 ‘Kami Bot’도 있어 어떤 질문에도 대답해 준다. 그리고 토론을 하고 있는 중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취미 서클에서도 크게 도움이 된다. 처음 하는 어드벤처 게임에서도 먼저 클리어한 사람이 어떤 판단으로 이 선택을 했는지를 간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스킬을 바로 익힐 수 있다. 물론 아이들의 교육에도 크게 활용할 수 있다. 고민 상담 카운슬링도 진짜 사람이 아닌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꽤 오래전에 돌아가신 내 어머니와의 대화도 메타버스에서 가능하다. 사람은 죽을 때 자신의 라이프로그를 Thoth에 남길 것인지, 남긴다면 누가 어느 로그에 액세스할 수 있는지를 지정한다. 라이프 로그를 남긴 경우는 그 사람이 경험한 기억의 범위 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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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200호 기념 특집
100년 후의 정보통신이 지원하는 미래예상도

1. 100년 후의 정보통신기술을 ‘망상’해보자
지금, 미래를 기록하다
2. 미래예상도 (건강편)
어디까지 확대될까 건강한 생활
3. 138억광년의 우주의 끝까지 커버하는 정보통신네트워크
양자 텔레포테이션 통신이 보여주는 미래
4. 이어지는 것은 나 자신
기술, 그 끝에 보이는 것은 자기자신!?
5. 미래의 정보통신 디바이스 개발과 사회에 대한 기대
미래의 디바이스를 당신이라면 어떻게 실현하겠습니까?
6. ‘물건’을 운반한다
이동이나 수송의 온고지신
7. 무선 급전의 연구개발 현상과 미래
전기가 공기처럼 되는 미래 세계
8. SINIC 이론과 디지털 네이처
100년 후, 우리의 세계관은 인간중심에서 계산중심으로 이행해 갈 것인가
9. ‘내가 생각하는 100년 후의 미래’에 대해
사람과 로봇의 관계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처럼 될 수 있을까?
10. 휴먼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통해 보는 미래 모습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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