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이 오토모티브 2023/12(3) 유럽의 EV 일변도의 '선회'와 사업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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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배터리의 양산화, 도요타와 이데미쓰가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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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EV 보조금 ‘시장을 왜곡하다’ 외
Disassembly Report
테슬라를 뛰어넘는 ‘노나’ 밸브 -- BYD ‘SEAL’의 열관리시스템
Automotive Report
・EV 일변도에서 ‘선회’, 스미토모베이크라이트가 느낀 사업 기회

요약

Nikkei Automotive_2023.12 특집 (p15-17)

유럽의 EV 일변도의 '선회'와 사업기회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 벨기에에서 자동차 관계자 대격론

“전기자동차(EV)야말로 정의다”. 북유럽의 어느 나라 사람이 이렇게 말하자 독일인이 발끈하며 물었다. “너희 나라는 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 전력이 풍부해서 좋을지 모르지만 석탄을 태우는 나라도 있다. 어떻게 생각해?”

두 사람의 자동차 관계자가 벨기에 헨트에서 대격론을 벌인 것은 유럽연합(EU)이 내연기관(엔진)을 탑재한 차량을 모두 폐지하겠다던 방침의 전환을 발표하기 며칠 전이었다. EU는 2023년 3월 말, 합성연료(e-fuel)나 수소를 이용하는 엔진차에 한해 2035년 이후에도 판매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EV 일변도였던 전동화의 흐름에서 ‘선회’한 것에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은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에서 엔진 탑재 차량용 변속기에 사용되는 재료를 담당하는 관계자다. 자동차의 주류가 EV가 되면 변속기 수요는 급감한다.

“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용 변속기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을까?” EU가 새로운 방침을 발표하기 조금 전부터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 스마트커뮤니티시장개발본부의 가와구치(川口) 부장은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격론의 장에서 이유를 납득했다. 유럽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변속기 전용 재료 사업은 살아남을 수 있겠다고 실감했다.

-- 부품 개수는 최대 50% 삭감 --
격론의 무대가 된 것은,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의 유럽 자회사가 주최한 ‘Composites for Future Mobility Conference’이다. 차세대 모빌리티용 복합재료를 주제로 한 이벤트로,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업체, 연구기관 등에서 50명 이상이 참석했다. 각 업체들은 강연을 하고 시제품을 전시하면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은 것이 독일의 전기차 부품기업 Vitesco Technologies(이하 Vitesco)의 강연이었다. 19년에 양산을 시작한 변속기 제어 유닛(Transmission Control Unit, TCU)으로, 오버 몰드 가공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반도체나 전자부품을 구현한 기판을 에폭시 수지로 덮었다.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는 이 기술을 ‘일괄 패키징’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TCU는 센서나 신호처리, 제어 등의 형태로 기능별로 모듈을 준비하고 있었다. Vitesco의 개발품은 모든 관련 부품을 한 장의 기판 위에 구현해 오버 몰드 가공을 하기 때문에 모듈 사이를 연결하는 배선을 없앴 수 있었다.

기판의 한쪽 면만 일괄 패키징을 하기 때문에, 각 모듈은 기판이나 센서를 금속 케이스 등에 담았던 기존 방법에서는 15mm 정도였던 두께를 7mm까지 얇게 할 수 있었다. Vitesco에 따르면 부품 개수는 최대 50% 줄일 수 있어 30% 이상 경량화를 실현했다. 대응 온도 영역은 -40~+150도로 넓다.

Vitesco의 TCU는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와 공동 개발한 것이다.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는 반도체 패키징 재료로서 에폭시 수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차량 전용 용도를 확대하는 가운데 Vitesco와의 프로젝트를 15년에 시작했다. 양사에서 설계 내용을 협의해 길이 방향(longitudinal direction)을 300mm 정도로 하기로 결정했다.

“무슨 소리야? 그렇게 큰 건 불가능해”.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의 기술진은 즉각 반발했다. 원래 반도체 패키징 재료를 다루다 보니 대형 부품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었다. 가와구치 씨는 “반도체 세계의 지도에서 벗어난 곳을 걷는 것에 기술자들은 저항감이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그 부분을 어떻게든 해 주었으면 한다”. 프로젝트에서 각처 사이의 조정 역할을 담당했던 것은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 스마트커뮤니티시장개발본부의 유럽 마케팅 매니저 Mun Keong Foo 씨이다. Foo 씨는 당시 싱가포르 거점에 있었으며, 일본과 유럽의 3극으로 분산돼 있는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전화나 메일로 연락을 취하며 조정했다고 한다.

대형 부품에서, 게다가 한쪽 면만 오버 몰드 가공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휨 현상을 억제하는 것이다. 에폭시 수지는 굳어지는 과정에서 수축하기 때문에 그 물성을 이해하고 기판이 변형되지 않는 가공 조건을 찾아야 했다.

이 밖에 기판 위에 구현된 커넥터와의 접착성도 과제였다. 커넥터는 열가소성 수지인 폴리아미드(PA)6로, 열경화성 에폭시 수지와 계면을 밀착시키기 어렵다. “이 점은 Vitesco에게 커넥터의 위치 변경을 요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밀착성을 확보했다”(Foo 씨).

고생 끝에 양산에 돌입한 Vitesco의 TCU는 유럽 자동차 업체들에 채택되었다.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로서는 TCU의 ‘다음’을 기대하며 제안 활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대형 수주는 없었고 정체감이 감돌고 있었다.

-- 3~4개사와 프로젝트 시동 --
이런 상황을 타파하는 계기가 될 것 같은 것이 자동차업계에서 벌어지는 ‘선회’ 움직임이다. 앞서 설명한 전동화뿐만 아니라 전기/전자(E/E) 아키텍처에서도 현실해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E/E 아키텍처는 많은 ECU(전자제어유닛)를 사용하는 ‘분산형’에서, 몇 개의 통합 ECU에 데이터 처리를 맡기는 ‘중앙집중형’으로 이행해 간다고 한다. 이 트렌드 자체는 바뀌지 않지만 통합 ECU에 모든 일을 맡기는 것에 대해 신중론이 나왔다. “통합 ECU의 처리 능력을 넘을 정도의 데이터가 모일 우려가 있다. 어느 정도는 에지 측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터지게 된다”(가와구치 씨).

차량에 탑재되는 센서의 수는 해마다 늘고 있고, 이들 센서가 취득한 데이터를 처리할 ‘슬레이브 ECU’를 채택하는 움직임이 있다. 통합 ECU의 보조 역할로, 소형 경량화를 기대할 수 있는 일괄 패키징 기술과는 궁합이 맞는다. 고성능 SoC(System on Chip)를 구현하는 통합 ECU는 일괄 패키징을 하면 방열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지만, 슬레이브 ECU는 처리 능력이 그다지 높지 않은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는 X-by-Wire 영역에도 에지 처리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본다. 브레이크나 전동 파워 스티어링(EPS) 등 by-Wire화가 진행되고 있는 영역의, 액추에이터 주변부에 일괄 패키징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럽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스미토모 베이크라이트는 23년 4월, 벨기에 자회사인 Vyncolit의 상호를 Sumitomo Bakelite Europe(Ghent)로 변경했다. 헨트 거점에 일괄 패키징용 에폭시 수지 생산라인도 만들었다.

“2023년 3월에 열린 이벤트를 계기로 3~4사와의 프로젝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Foo 씨). 일괄 패키징용 에폭시 수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까? 정체감을 타파하기 위한 모색은 계속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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