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네트워크_2023/11_ 최신기술 가득한 네트워크 기기 공장에 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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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Network_2023.10 (p46-49)

최신기술 가득한 네트워크 기기 공장에 잠입
로컬 5G에 접속하는 자율 로봇이 돌아다닌다

NEC Platforms는 2023년 8월 29일, 시즈오카현 가케가와사업소 내에 건설한 신공장을 보도 관계자에게 공개했다. 이 공장에서는 기업용 LAN(Local Area Network) 스위치나 라우터, 5G 모바일 라우터와 같은 네트워크 기기를 제조한다.

이번 신공장의 특징은 로컬 5G와 자동운반, 양자 어닐링 등의 최신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라는 점이다. 이러한 최신기술로 인해 생산 효율이 기존 대비 30% 향상되었다고 한다. 그러한 공장에서 네트워크 기기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최신기술을 제조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현지에 나가 확인했다.

참고로 로컬 5G란 통신사업자 이외의 기업이나 지자체 등이 특정 부지나 건물 내에 구축하는 5G 네트워크를 말한다. 그를 위한 기술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 3개의 층에서 분업 --
신공장은 지상 4층 건물로 연면적은 1만 5632㎡. 네트워크 기기의 기판 제조부터 포장까지 2층부터 4층까지의 3개 층에서 분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표면 설치 부품의 구현' '추후 부착 부품의 구현' '제품의 조립, 검사, 포장'을 각각 1개 층이 담당한다.

우선 2층이 담당하는 것은 표면 부품 구현이다. 표면 부품의 구현이란 네트워크 기기의 기판에, 타사로부터 구입한 CPU(Central Processing Unit) 등의 칩을 납땜하는 공정이다.

납땜은 전용 기계로 자동화되어 있다. 칩을 부착한 기판은 ‘Vertilator’를 이용해 3층으로 운반한다. Vertilator란 짐을 수평으로 유지한 채 수직으로 운반할 수 있는 기기를 말한다.

3층이 담당하는 것은 기존 제품에 부착할 수 있는 부품을 구현하는 것이다. LAN 포트 등의 약간 큰 부품을 기판에 붙여 나간다. 완성된 기판은 다시 Vertilator에 실어서 4층으로 올린다.

4층은 제품의 조립, 검사, 포장을 담당한다. 조립에서는 3층에서 완성시킨 기판을 케이스에 담아 나간다. 총 17개의 라인으로 나뉘어 있고, 기판을 케이스에 담거나 품질을 검사하거나 한다.

-- 2종류의 자동운반 로봇을 구분해서 사용 --
실제로 견학할 수 있었던 2층과 4층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2종류의 자동운반 차량이다. 하나는 AMR(Autonomous Mobile Robot, 자율주행 운반로봇)이다. AMR은 정해진 구역 내를 자율적으로 돌면서 짐을 운반한다.

AMR이 구역을 식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신공장의 AMR이 의지하는 것은 이미지 데이터다. 사전에 촬영한 순찰 구역의 이미지와, AMR에 탑재된 카메라로 촬영하는 이미지를 대조하면서 코스를 식별한다. 생산라인에서 짐을 운반해야 할 때, 작업자가 라인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면 AMR이 짐을 가지러 와서 목적지로 운반한다.

다른 하나는 AGV(Automatic Guided Vehicle, 무인운반차)다. 정한 루트 위를 돌며 짐을 운반한다. AMR이 정한 구역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반면에 AGV는 정해진 1개의 루트를 벗어나지 않고 돈다.

새로운 공장의 AGV는 자기(磁氣) 센서로 루트를 식별한다. 자기 센서에 반응하는 라인이 바닥에 부설되어 있고, 그 위를 돈다. AGV는 대량의 짐을 정기적으로 운반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생산라인에서 만든 기판이나 네트워크 기기 완제품을 AMR과 AGV가 실어서 Vertilator나 다른 라인까지 자동으로 운반한다. 취재 중 인간이 대차를 미는 장면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러한 자동운반 차량은 ‘NEC 멀티 로봇 컨트롤러’라고 하는 소프트웨어가 집중 제어하고 있다. 각 차량의 정보를 이 소프트웨어의 서버에 수집해, 차량끼리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거나 차량의 상황을 일원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차량과 서버 통신에는 로컬 5G를 사용하고 있다. 층마다 로컬 5G 기지국을 1기 설치했고, 각 차량이 기지국과 무선 통신을 하며 정보를 전송한다. NEC Platforms의 이시즈카(石塚) 집행임원은 무선LAN이 아닌 로컬 5G를 채택한 이유에 대해 "이미지 데이터를 송수신하기 위해서 안정적으로 고속 통신이 가능한 로컬 5G를 채택했다"라고 설명한다.

2종류의 자동운반 시스템을 구분해 사용하는 이유는 채택한 AGV와 AMR에 각각 무게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AMR은 이동의 자유도가 높지만 짐을 20kg 정도밖에 적재할 수 없다. 50kg 정도를 적재할 수 있는 AGV와 구분해 효율적으로 짐을 운반한다.

-- 양자 어닐링으로 생산 계획 --
신공장의 또 하나의 특징은 생산 계획에 양자 어닐링형 양자컴퓨팅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양자 어닐링이란 양자컴퓨터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양자비트 간 결합도를 조정함으로써 ‘조합 최적화 문제'의 해답을 도출하는 기술이다. 조합 최적화 문제의 예로서, 여러 도시를 모두 도는 최단 경로를 푸는 '여행하는 외판원 문제(Traveling Salesman Problem)'가 있다.

신공장에서는 라인 수 이상으로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따라서 제조하는 제품의 종류를 변경할 때는 라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 공정은 ‘단도리(段取り)’라고 불린다.

제품을 어떤 순서로 제조하면 단도리를 최소한으로 줄여 설비 가동률을 올릴 수 있을까? 이러한 생산 계획은 지금까지는 숙련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입안했었다.

신공장에서는 이를 양자 어닐링으로 입안하도록 했다. 그 결과, 설비 가동률이 15% 향상되면서 계획 입안의 공정수는 90%, 단도리의 공정수도 50% 삭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 왜 지금 국내생산인가? --
신공장은 원래 가케가와사업소 내에 있던 공장을 재건축한 것으로, 이전부터 네트워크 기기를 만들고 있었다. 국내 네트워크 기기 제조업체 중에는 제조 거점을 중국이나 동남아로 옮긴 기업도 많다. 재건축을 결정할 때 해외로 이전할 생각은 없었을까?

NEC Platforms의 노모토(埜本) 집행임원 상무는 “경제안전보장의 관점에서 국내에 공장을 재건축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한다. 해외 공장에서 제조할 경우 감염병 등으로 공급망이 분단될 위험이 있다. 그런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네트워크 기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국내 생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의 공급망 강화는 NEC Platforms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방침이기도 하다. 실제로 경제산업성이 2020년부터 ‘공급망 대책을 위한 국내 투자 촉진 사업비 보조금’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공장 건설은 이 사업의 1차 공모에서 채택되었다.

‘생산거점의 집중도가 높은 제품/부자재의 공급 두절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생산거점 정비’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 사업의 1차 공모에서 채택되면, 대기업의 경우는 건물이나 설비 도입 경비의 2분의 1까지 보조금이 150억엔 한도로 지급된다. 보조금 지급액은 2023년 8월 시점에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신공장의 총사업비는 약 80억엔이라고 한다.

기업용 네트워크 기기 시장에서는 미국 Cisco Systems 등 해외 기업이 눈에 띈다. IDC Japan이 2022년 7월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의 Cisco Systems의 국내 점유율은 48.1%인 반면에 NEC와 야마하 등 일본 업체의 점유율은 각 업체 모두 6%를 밑돈다.

어떤 계기로 공급망이 분단되면 국내 기업용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네트워크 기기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체제를 강화하는 의의는 크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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