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과 제어_2023/08_촉각 및 역학에 의한 로봇 시스템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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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계측과 제어_2023.8 특집 요약 (453~456)

FACE the future: 특집
촉각 및 역학에 의한 로봇 시스템의 진화

총론: 특집
사람의 촉지각과 시스템의 응용

1. 머리글

시각, 청각, 미각, 후각과 함께 사람의 오감 중에 하나인 촉각. 인류는 오래 전부터 인간의 감각에 대해 연구해왔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감각과 감각 운동에 대해(De Anima)’라는 저서에서 촉각을 포함한 오감에 대해 세밀하게 고찰했다.

그는 저서에서 시각, 청각, 미각, 후각에 이은 다섯 번째 감각 촉각은 피부에 존재한다고 밝히며, ‘육체적인 것에 의해 일어나며 손바닥이나 손가락과 같은 신체 부위를 통해 작용한다. 이러한 촉각에 의해 물체의 단단함이나 부드러움, 매끄러움이나 거침, 온기나 냉기, 무거움이나 가벼움 등을 지각할 수 있다’라고 했다.

지금도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의미의 ‘촉각’은 현대 생물학에서는 체성(體性) 감각으로 불리고 있으며, 피부 감각(또는 표재(表在) 감각)과 심부(深部) 감각을 통합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 이 두 가지 감각은 자극을 수용하는 조직인 수용기와 그 배치가 서로 다르며, 신경 정보의 전달 경로와 뇌의 정보 처리 부위도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생물학이나 뇌과학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촉각의 기계적 특성과 인지적 특성이 밝혀지고 있지만, 한편에선 자극의 수요에서 정보 처리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조직이 많다는 사실 때문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 촉각 연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총론에서는 사람의 촉각에 대해 좁은 의미의 촉각을 중심으로 생리학적 특성부터 로봇 분야에서의 응용까지 간단하게 소개한다. 생리학에 있어서의 좁은 의미의 촉각(이하, 촉각)은 피부에 가해지는 비교적 가벼운 역학적 자극에 대한 감각을 의미하며, 공학적인 연구에 있어서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물체의 조작이나 질감 정보 인식 등 일상생활에 자주 나타나는 프로세스에 있어서는 촉각과 함께 다른 피부 감각과 심부 감각이 미세하지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완전히 분리해 말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촉각은 몸 전체에 존재하는 감각이지만, 여기서는 사람의 스킬에 주로 관련된 손가락(무모 피부)을 중심으로 촉각의 특징에 대해 정리하고 관련 연구를 소개한다.

2. 피부의 촉각 수용기와 체성(體性) 감각범위(감각야)

사람의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조직이라는 3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내부에 배치되어 있는 다양한 감각 수용기가 받는 자극의 조합에 의해 피부 감각을 얻게 된다. 손끝에는 지문이라는 독특한 요철(높이 약 0.1mm, 폭 약 0.3~0.5mm)이 존재하며, 태아일 때 형성되는 그 패턴은 평생 바뀌지 않는다.

촉각을 지각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마이스너 소체(길이 약 150  약 40~70 ), 메르켈 세포(직경 약 7 루피니 종말(길이 약 0.5~2mm, 직경 약 0.2mm), 파치니 소체(길이 약 0.5~1.5mm, 직경 약 0.7mm) 등 4종류의 촉각 수용기이다.

이들 수용기는 피부의 변형 자극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며, 자극에 대한 순응(익숙함)의 빠름과 느림, 그리고 수용 범위(이하 수용야)의 넓고 좁음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순응이 빠른 수용기는 자극의 변화에만 반응하며, 순응이 느린 수용기는 정적인 자극에도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4종류의 촉각 수용기는 각각의 특성에 맞게 피부의 변형 자극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장소에 배치되어 있다.

수용기의 구조로서 명확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자유신경종말은 온도 감각이나 통각(痛覺) 등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체모의 뿌리 부위에는 자유신경종말과 비슷한 신경이 얽혀있어 체모 부분을 포함해 센서 구조로 되어 있다. 사람을 포함한 생물은 이러한 구조의 재생을 지속해나가는 것이 가능하며, 마모 등으로 인한 열화(劣化)를 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피부나 촉각 수용기의 재생은 가능하지만, 노화가 촉지각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재생 기능은 매우 유익하며, 로봇 등 기계 시스템에서는 모방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생물 특유의 기능이다. 촉각 수용기의 분포는 부위에 따라 밀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독일의 생리학자인 Weber는 무게 및 압력의 식별, 자극의 정위(定位), 공간 분해능인 ‘2점 식별역(識別閾)’의 부위별 차이에 대해 최초로 보고한 연구자이다. 이후 Weinstein의 연구를 통해 Weber의 발견이 사실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촉각을 지각하는 데 있어 손끝의 감도는 다른 부위의 감도에 비해 뛰어나며, 특히 공간 분해능이 다른 부위보다 손가락에서 매우 높다(다른 부위보다 몇 배나 세밀하게 식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촉각에 있어서 사람의 손가락이 갖는 우수한 특성은 손가락의 지문 부위에 다수의 기능적 수용 유닛(1개의 신경과 그것과 연결되는 1개, 또는 복수의 촉각 수용기)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촉각 수용기는 각각이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손끝 등에서 고정밀도로 기능할 수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사람과 같은 레벨의 소형 촉각 센서를 유연한 구조물에 고정밀도로 배치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람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촉각 센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촉각 수용기를 통해 얻은 자극은 후색로(後索路)라고 불리는 전도로(傳導路)를 통해 뇌로 전달되어 체성 감각야에서 정보 처리가 이루어진다. 수용기에서 뇌까지 자극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1차에서 3차까지의 뉴런 교대(交代)가 있으며, 입력된 정보 간이나 뇌에서의 흥분성 또는 억제성 간섭이 발생한다.

이러한 신경의 전도로 구조는 촉각의 착각이나 환각 등과 관계되어 있다. 촉각에 관련된 뇌과학은 19세기에 발전해 감각 중추와 운동 중추 간에 상호작용이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으며, 촉각 등의 체성 감각은 수의(隨意) 운동 생성에 영향을 준다 등의 사실도 밝혀졌다.

전술한 바와 같이 촉각 수용기는 전신에 배치되어 있으며, 다른 감각에 비해 매우 많은 자극이 뇌로 전달되기 때문에 그 만큼 정보 처리를 위한 계산적 리소스(뇌 부위)가 필요하다. 뇌 연구자인 Penfield는 간질환자의 뇌 수술 시에 전기 자극을 이용한 실험을 실시해 뇌 부위와 감각 및 운동의 관계를 조사. 신체 부위 재현 지도를 만들었다.

이 지도는 ‘Penfield homunculus’라고 불리며, 사람의 실제 각 부위의 크기와는 다른 비율로 표시되어 있다. 얼굴과 손이 크게 표시되어 있으며, 특히 입술과 혀, 손가락 부분이 실제 부위에 비해 크게 표시되어 있다.

뇌의 넓은 영역이 정보 처리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손가락에서 얻은 방대한 촉각 정보를 통해 다양한 물체를 파지하거나 도구를 조작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3. 물체 파지에 있어서의 촉각에 대한 지각

물체를 파지하는 것은 손가락의 기본적인 기능 중 하나이다. 촉각 정보에 의한 피드백이나 촉각을 중심으로 다양한 감각에 기반한 예측(파지 전략)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동작이다.

특히 사람은 엄지손가락을 다른 4개의 손가락과 대치시키거나 평행시키는 등을 통해 다양한 파지 형태를 실현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정밀한 파지 동작 중 하나인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대치시켜 물체를 파지하는 ‘집는 동작’을 예로 들어 촉각의 역할에 대해 소개한다.

물체를 집는 동작의 접촉면에 초점을 맞추면, 손가락 끝은 곡면 형태이기 때문에 구형의 탄성체(손끝)와 강체(파지 대상물)의 접촉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접촉은 Hertz의 이론을 바탕으로 접촉면의 법선(法線) 방향 압력 분포를 계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Hertz의 이론에 의한 모델링에서는 실제 사람의 손가락과 파지 대상물과의 접촉에 있어서도 정성적으로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으며, 유용한 방법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법선 방향의 압력은 접촉면의 중심부에 크게 분포되어 있고, 주변부를 향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접촉면에서의 마찰계수가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법선의 힘이 작으면 주변부의 마찰 원추도 작아지기 때문에 미끄러워지기 쉬운 상황이 된다. 이 때문에 물체를 집어 올릴 때 가해지는 전단(剪斷) 방향의 하중으로 인해 접촉면의 주변부분에서 미끄러움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국지적인 미끄러움은 ‘초기 미끄러움((Incipient slip)’이라고 불린다. 이 초기 미끄러움은 법선 방향의 압력 분포가 일정하지 않는 경우, 즉 접촉면이 곡면의 경우에는 어떤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다.

필자는 원통형의 계측 디바이스를 제조해 손바닥 전체를 이용한 악력 파지에 있어서도 손가락 끝과 동일하게 각 접속면에서 초기 미끄러움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초기 미끄러움은 사람의 파지력 제어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Johansson 박사 연구팀은 집는 동작에 의한 물체 파지에서 사람이 초기 미끄러움을 지각하고 초기 미끄러움을 일정한 형태로 제어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촉각에 의한 초기 미끄러움에 대한 지각은 접촉면의 마찰계수를 측정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의 파지 전략이란 어떤 마찰계수의 접촉면에 대해 부하력이 가해질 경우, 마찰 원추 안에서 손가락과 대상물이 상대적으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일정한 여유를 유지하기 위해 파지력을 제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파지 전략의 이점은 접촉면의 마찰계수를 알지 못해도 성립된다는 점에 있으며, 로봇 시스템에 있어서의 유용성도 보고되고 있다.

사람이 마찰계수를 초기 미끄러움으로부터 추정한다고 가정하면, 초기 미끄러움인 피부 변형을 제어하는 디바이스를 제작함으로써 마찰계수의 지각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구리타(栗田) 박사 연구팀은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에 고정하는 중량 및 마찰 제시를 위한 디바이스를 제작. 모터를 통해 손끝에 닿는 플레이트 부분을 잡아당김으로써 실제 디바이스와는 다른 중량과 마찰을 제시하도록 했다.

사전에 복수의 중량 및 마찰계수 조건을 바탕으로 접촉면의 변형을 모델링 해두고, 제시 디바이스를 들어올릴 때 동작에 맞춰 접촉면이 목표로 하는 변형 상태가 되도록 모터를 제어한다.

이 제시 디바이스를 이용한 피험자 실험을 통해 사용자는 중량과 마찰계수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촉각에 미치는 자극만이 변화하고 심부 감각에 미치는 자극은 변화하지 않는 경우에도 중량 등의 감각이 변화하는 것은 소형 촉각 디바이스 개발에 유용한 지식이 될 수 있다.

4. 손의 지문 부위 변형에 대한 계측과 모델링


지금까지 촉각은 외부로부터의 역학적 자극에 의한 피부 변형으로 인해 여기되며, 대상물과의 접촉면에서의 변형과 그 시간 변화는 파지력 제어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접촉면의 변형은 카메라와 정전용량센서 등을 사용함으로써 세밀한 계측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대상물에 센서를 탑재하는 방법은 대상물의 소재나 형태가 제한되기 때문에 계측 조건이 한정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손끝 측면의 변형(변형 케이지, 자기센서, 근접센서)이나 손톱의 형태(근적외선, 화상(畵像))을 계측해 접촉면에 있어서의 힘이나 미끄러움을 추정하는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이러한 계측 방법의 이점은 대상물에 제약이 없고 접속면이 센서에 가려지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접촉 동작을 계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손끝 측면의 변형이나 손톱의 형태를 통해 접촉력이나 미끄러움을 추정하기 때문에 기계학습적 접근(중회귀 모델과 NN모델 등)이나 제어공학에서 이용되는 전달관수 모델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제안되고 있다.

필자 등이 개발한 손끝 측면 계측용 웨어러블 센서 디바이스는 물체와의 접촉 시에 손가락의 변형이 가장 현저하게 표시되는(S/N 비율이 가장 좋은) 부분에 배치된 2개의 MEMS6 축력센서를 통해 계측이 이루어진다.

사전에 다른 캘리브레이션 장비로 손끝의 힘 및 미끄러움과 MEMS센서의 출력과의 관계를 전달관수를 통해 모델링 해둠으로써 손끝의 힘과 미끄러움을 추정할 수 있다. 전달관수 모델의 이점은 역학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며, 개인의 손가락의 기계적 특성을 해명하기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제조, 의료, 미용, 예능 등의 분야에서 숙련자의 기술 분석 및 획득을 위한 러닝 시스템 구축 등으로의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5. 맺는 글

이번 총론은 촉각의 정의와 생리학적인 특징에 대해 정리했으며, 그것이 응용 시스템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몇몇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설명했다. 이번 특집이 독자들의 촉각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켜 이와 관련된 응용 기술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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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 총론
사람의 촉(觸)지각과 시스템의 응용

● 해설
촉각 정보에 기반을 둔 로봇 매니퓰레이션
Contact-Rich Tasks를 위한 역각(力覺) 센싱
시각과 역각의 크로스 모달 개입을 통한 재활 트레이닝 지원
촉각 피드백에 의한 감각 운동 지원
감각 수용 장치의 자극으로 역각 제시

● 사례 소개
사람의 지각의 특성을 고려한 촉각 정보 표현
심층학습과 독자적으로 개발한 그리퍼로 식품을 파지(把持)
-- 개수로 관리하는 큰 조각의 식품에 대한 개별 파지와 무게로 관리하는 작은 조각의 식품에 대한 정량 파지 --
햅틱 기술을 이용한 모방 학습
코일식 유연 촉각 센서와 사람의 운동 해석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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