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 모노즈쿠리_2023/06_ 올림푸스의 초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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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Nikkei Monozukuri_2023.6 특집 요약 (p26~31)

올림푸스의
초(超)선택과 집중
세계적 수준의 영업이익률 20% 실현

Part. 1 돌연변이
인지도 높은 카메라와 현미경 사업 모두 매각

불과 4년 만에 영업이익률을 3.6%에서 20% 이상 비약적으로 높인 일본의 기업 올림푸스. 2018 회계연도에 매출액 7,939억 엔, 영업이익 283억 엔이던 것이 2022 회계연도에는 매출액 8,819억 엔, 영업이익은 6.6배인 1,866억 엔으로 증가했다. 일본의 제조업계에서 영업이익률이 20%에 이르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돌연변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되돌아보면 올림푸스는 2011년에 큰 위기를 맞았다. 버블 경제 시기에 재테크 실패로 인한 거액의 손실을 분식회계를 통해 20년 가까이 숨겨온 ‘올림푸스 사건’이다. 당시에는 ‘도바시(飛ばし, 빼돌리기)’라는 올림푸스의 손실 은폐 방법이 연일 보도되었다. 사장과 부사장, 감사역이 체포되면서 주가는 폭락, 상장 폐지 위기에까지 내몰렸다. 이와 같은 밑바닥에서 올림푸스는 불과 10여 년 만에 고수익 체질로 변모한 것이다.

올림푸스를 이렇게 크게 바꾼 것은 2019년, 당시의 다케우치(竹內) 사장 겸 최고 경영 책임자(CEO)가 내놓은 기업 변혁 플랜 ‘Transform Olympus’이다. 이 플랜에서 다케우치 사장이 목표로 한 것은 올림푸스를 ‘글로벌 메드테크 컴퍼니’로 바꾸는 것이었다.

기술 지향적으로 사업 영역과 판매 지역별로 부분 최적화되었던 지금까지의 올림푸스를 세계에서 통용되는 의료기기 업체로 변신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때 목표로 내건 것이 2022년에 영업이익률을 20% 이상 향상시키겠다는 것.

그렇다면 왜 20%였을까? 그것은 “세계적인 의료기기 제조사들이 그 정도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올림푸스).

-- 이익률 14.7% 사업을 포기한 ‘대수술’ --
이 기업 변혁 플랜으로 올림푸스가 단행한 내용을 알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올림푸스는 출혈을 동반한 두 차례의 대수술을 단행해야 했다.

첫 번째 수술은 2020년 9월에 발표한 디지털 카메라 등 영상 사업의 매각이다. 올림푸스는 미러리스 일안 카메라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고, 여성 고객에게 인기인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등 인기 있는 제품들을 보유하는 등 일반용으로 높은 브랜드력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해당 사업을 일본산업파트너스(도쿄)에 매각. 조기 퇴직 모집도 단행했다.

이것은 큰 수술이었지만, 촬영 기능이 향상된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실제로 올림푸스는 2019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 고객용 브랜드를 잃는다는 것은 아프지만 그래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올림푸스가 디지털카메라 사업 철수를 결정한 판단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두 번째 수술인 2022년 8월에 발표한 과학 사업 철수이다. 이 사업은 올림푸스가 설립 당시부터 전개해온 현미경 사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생물 현미경이나 공업용 현미경, 공업용 내시경, 비파괴 검사기기, X선 분석계의 개발 및 제조를 추진해왔다.

일본 기업에 있어서 조업(祖業)은 종종 정신적 지주가 된다. 창업자가 고심해 만든 것이 히트해 기업을 크게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기업이 어려울 때는 조업의 제품을 보고 창업 정신으로 돌아가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올림푸스의 과학 사업 매각은 이러한 인식과는 다른 것이었다. 과학 사업은 고수익 사업이었으며 그것을 내놓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실 올림푸스의 과학 사업은 2021년 시점에서 매출액이 1,191억엔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4.7%나 되었던 것이다. 타사도 부러워하는 호실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푸스는 이 과학 사업을 미국 투자펀드인 베인캐피털(Bain Capital)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4,276억엔의 매각 이익을 얻는다는 계획이었지만, 고수익원이자 조업인 사업을 접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일본 기업은 좀처럼 없을 것이다.

-- ‘행동하는 주주’에게 지배당했다? --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일각에서는 올림푸스가 액티비스트(Activist), 이른바 ‘행동하는 주주’들의 먹잇감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미국 ValueAct Capital Management가 올림푸스 주식을 약 5%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듬해인 2019년에 올림푸스는 ValueAct 에서 사외이사를 초빙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올림푸스가 행동하는 주주들의 압력에 굴복해 높은 브랜드력을 가진 디지털카메라 사업뿐만 아니라, 조업인 과학 사업까지 매각했다는 시각이 있었다.

확실히, 일본에서는 액티비스트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복수의 사업들을 운영하고 있어 기업 관리 등에 과제를 안고 있는 기업을 타깃으로 정해 그곳에 임원을 보낸다. 그리고 기업 가치 제고라는 이름으로 이익률이 낮은 사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주가가 오르면 자본 이득을 챙기고 떠난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액티비스트에게 가지고 있는 일본 기업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올림푸스와 ValueAct 의 관계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올림푸스에 따르면, 앞에서 언급한 액티비스트와 비교해 ValueAct 는 2가지 점에서 다르다. 하나는 의견 제안은 하지만 경영의 주역은 올림푸스 측에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점. 다른 하나는 단기적인 성과만을 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증거로 2019년 당시 ValueAct 에서 경영 이사에 초빙된 사람은 1명뿐(현재는 2명). 그것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외이사이다. 또한 2019년 6월부터 올림푸스는 지명위원회등설치회사로 전환되었다. 이것은 감독(이사)과 집행(집행역)을 명확히 나누고 있는 것으로, 오히려 집행역의 권한이 늘어난 것이다.

즉, 회사의 일은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올림푸스의 집행역이 결정한다. 그 결정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하는데 적절한지를 이사(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판단하는 것이다.

너무 많은 대수술(정리해고)로 인해 올림푸스가 행동하는 주주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것이 틀림없다고 섣부르게 판단한 일부 언론이 있는 것 같다.

-- 초 선택과 집중이란 --
이처럼 두 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견디면서까지 올림푸스가 추진하고 싶었던 것은 '초선택과 집중'이다. 문자 그대로 '초'가 붙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올림푸스는 내시경(의료용 소화기 내시경) 사업과 치료기기 사업으로 구성된 의료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좁혔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올림푸스는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세계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아일랜드의 Medtronic과 미국의 Boston Scientific, 미국의 Johnson & Johnson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Medtronic과 Boston Scientific의 매출은 1조 엔 오더에 달하며, Johnson & Johnson의 경우, 올림푸스보다 폭넓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10조 엔 이상이다. 매출 규모를 보면 올림푸스는 월등히 작다.

적자가 계속되는 영상 사업은 백 보 양보한다 하더라도 과학 사업은 이익률이 높은 데다 성장성도 있었다. 그렇지만 올림푸스 전체의 장래성을 고려하면 벌어들인 수익을 의료 사업에 보다 많이 투입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매출 규모가 월등히 큰 세계 의료기기 업체들과 경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료기기 분야는 앞으로 인공지능(AI), 로봇, 양자컴퓨터 분야의 최신 기술들을 접목해 진단과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에서 환자 예후 관리까지 환자의 QOL(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이 1조 엔에 못 미치는 지금의 올림푸스는 사람, 사물, 자본의 모든 경영 자원을 과감히 의료사업에 집중 투입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경쟁 기업을 추월하기는커녕 뒤따라가기도 위태로울 수 있다.

반대로 과학 사업은 올림푸스 안에 있는 한, 경영 자원의 투입이 늦어 성장의 싹이 잘려 버릴지도 모른다.

이것이 올림푸스가 고수익의 과학 사업을 매각하면서까지 의료 사업을 위해 초 선택과 집중을 단행한 이유이다.

-- 제조의 고속 회전을 위해 미국 주도로 전환 --
이렇게 사업 영역을 의료 사업으로 좁힌 올림푸스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세계에서 경쟁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추진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개편은 치료기기 사업의 총괄 거점을 일본에서 미국으로 옮긴 것이다.

이를 통해 마케팅부터 개발 설계, 생산에 걸친 최종 판단이 모두 미국에서 실시된다. 마케팅과 개발 설계 기능의 일부는 일본에 남지만, 일본은 주로 생산거점으로 기능하게 되었다(내시경 사업의 글로벌 총괄 거점도 일본에 남아 있다).

치료기기 사업을 미국 주도로 전환한 것은 경쟁사가 많은 주력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적시에 판단하지 않으면 경쟁사에게 뒤처지게 되기 때문이다. 신제품 투입까지의 기간이 6~10년 정도인 내시경 시스템(스코프 포함)과 비교하면 치료기기는 진화가 빠르다.

환부 처치나 관찰, 진단, 치료에 사용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일회용 케이스가 많아 유저인 의사 등의 개선 요망의 목소리를 신속하게 피드백 하여 신제품으로 연결하지 않으면 경쟁사에 뒤처지고 만다. 즉, 치료기기 제조 사이클을 보다 고속으로 회전하기 위해 올림푸스는 치료기기 사업의 총괄 거점인 미국으로의 전환을 실시한 것이다.

--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란 무엇인가? --
올림푸스가 단행한 변혁을 보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복수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이 많다. 그 이점으로는 안정적인 경영 실현이나, 다른 사업 간의 시너지(상승효과)에 의한 새로운 제품 및 사업 창출 등을 들 수 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확실히 사업에는 파도가 있어, 한 사업이 침체되었을 때 다른 사업의 호조로 전체 실적이 지탱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너지를 발휘해 신제품이나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크게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지금, ‘콩글로머릿 디스카운트(Conglomerate Discount)’라는 말이 일본에서도 들리기 시작했다. 여러 사업을 갖춘 복합기업 전체의 가치가 각 사업의 가치 총액보다 낮은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기자는 복합기업을 부정할 생각이 없다(경영자의 경영 능력에 달려 있을 것이다). 올림푸스에도 리스크는 있다. 과학 사업을 접은 뒤 올림푸스는 내시경 사업이 매출액의 60%를 넘는다. 현재 올림푸스는 소화기 내시경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약 70%에 달하는 ‘내시경의 왕자’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내시경 사업에 크게 의존한 채로는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없다고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현시점에서는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만약 내시경 사업이 속도를 잃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고 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 대한 대책이나 방침을 마련하는 것은 경영자에게 큰 과제가 될 것이다.

반면, 최근 1개 사업에 특화된 전문기업이 복합기업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경우가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올림푸스는 각오를 다지고 이 흐름을 타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 자신보다 더 큰 경쟁사에 도전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올림푸스가 상시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게 된다면 많은 일본 제조업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볼 때 평균적인 일본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너무 낮기 때문이다. 20%에 못 미치는 낮은 영업이익률로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고 부를 수 없고, 세계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주주들의 지적을 받는 시대가 일본에 올지도 모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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