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학회지_2022.12_바이오로깅(Bio-logging) -- 해양생물과 사람의 지속 가능한 공생 사회
電子情報通信学会誌- 목차
요약
전자정보통신학회지_2022.12 특집 요약 (p1445~1453)
바이오로깅(Bio-logging)
해양생물과 사람의 지속 가능한 공생 사회
바이오로깅이라는 것은 동물에게 소형의 기록계를 장착해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대형 해양 동물의 행동, 생리, 생태를 조사하는 기술이다. 이번 특집에서는 그 시작부터 발전, 더 나아가 예상 밖의 전개인 해양 물리 환경 측정에 응용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가까운 미래에는 기상예보의 정밀도 향상과 해양자원 관리, 희귀동물의 보존, 학생이나 일반 시민의 해양 리터러시 향상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바이오로깅 데이터가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데이터 베이스 Biologging intelligent Platform을 구축해 해양생물과 사람의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1. 바이오로깅의 시작
고래, 물범, 펭귄, 바다거북이 등, 어린 아이도 그 형태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하다고 인식되고 있는 동물들을 바다에서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폐 호흡 해양 동물이 해면에서 호흡하는 순간을 선박 위에서 목격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바다 안에 들어가 버리면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그저 다시 바다 밖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다시 나올 가능성은 결코 없다. 그래서 육상 동물에 비해 해양 동물의 생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딜레마를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되어, 물에서 헤엄치고, 잠수하고, 먹이를 먹는 등의 몇몇 행동에 한해서는 육상 동물보다도 상세하게, 경우에 따라서는 초 단위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방법은 한 미국의 연구자에 의해 시작되었다. 남극해의 판 모양의 얼음에는 곳곳에 구멍이 나있고, 그 옆에는 웨들해물범이 편안한 자세로 잠을 자고 있다. 항상 북극곰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는 북극의 물범류와는 달리, 포식자가 없는 남극에서 얼음 위의 웨들해물범을 몇 시간이고 관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바다 안으로 들어가 버리면 그것으로 끝이다. 웨들해물범이 남극이빨고기라는 길이 1.5m의 물고기를 잡아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어디서 어떻게 사냥한 것인지 알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G.L. 쿠이만 박사는 직접 만든 심도 기록계를 웨들해물범에 장착했다. 1시간 정도밖에는 기록할 수 없는 장치였지만, 이것을 통해 웨들해물범이 12분 간 심도 300m와 수면을 왕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1960년대 중반경의 이야기이다. 이후, 숨을 참고 잠수해 먹이를 사냥하는 해양 동물들이 모두 우리가 예상한 것을 크게 뛰어넘는 잠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잇따라 밝혀졌다.
1980년대에 들어 당시 국립극지연구소(国立極地硏究所)의 나이토(內藤) 박사가 펜 레코더 방식의 소형 심도 기록계(데이터 로거)를 제작해 남극의 물범과 펭귄을 대상으로 이용했다. 장착한 장치를 회수하기 위해 동물을 다시 포획해야 했기 때문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남극의 동물들이 이 방법에 적합했다.
이후, 나이토 박사가 만든 데이터 로거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번식하는 북방코끼리물범에 탑재되어 번식을 끝낸 수컷 성체가 바다에 들어간 후 3개월 간 겨우 3분 간 수면에 머무르며 평균 20분, 심도 500m 전후의 잠수를 계속 반복한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 도대체 물범은 언제 잠을 잘까?' 발견은 또 다른 의문을 낳게 되고, 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연구가 더 많은 의문을 초래하는 형태로 해양 동물의 몸에 데이터 로거를 장착하는 방법을 통해 직접 관찰이 어려운 해양 동물에 대한 연구가 추진되었다.
20세기가 끝나갈 즈음, 결코 다수파라고는 할 수 없지만 세계 각지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 3월, 도쿄의 국립국지연구소에서 제 1회 국제 심포지움이 개최되었다.
이때 이 유니크하고 새로운 방법에 이름을 지어주자는 의견이 나왔고, '생물(Bio)을 기록한다(Logging)'라는 의미의 바이오로깅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이것을 최초로 시작한 것은 미국인이었지만, 바이오로깅이라는 이름을 제안하고, 초기 연구를 견인한 것은 일본인 연구자이다.
2. 탐색적 연구에서 정량적 해석으로
일본인 연구자가 이 분야를 견인하며 달성한 업적 중에서도 특히 자신 있게 '일본의 발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가속도를 이용한 동물의 행동 모니터링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1996년, 국립극지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필자가 나이토 박사가 중심이 되어 개발해온 프로토타입을 이용해 인도양 아남극권의 크로제 제도에 사는 킹펭귄을 조사해 수집한 데이터가 세계 최초의 가속도 기록이 되었다.
필자는 프로토타입의 가속도 데이터 로거를 프로펠러가 회전해 대수속력을 기록할 수 있는 장치와 함께 5마리의 펭귄 등에 장착했다. 그 중 4마리로부터 장치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2마리뿐이었다. 하지만 데이터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펭귄은 심도 100m 이상의 거리를 반복적으로 잠수했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프랑스인 공동 연구자들이 논문화한 결과로, 알려진 사실이었다. 필자가 가속도 데이터를 얻기 전, 조류는 체내에 있는 공기로 만들어지는 부력으로 잠수할 때보다 쉽게 물 위로 부상한다는 논문은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날개짓을 정지하고, 마치 앉아있던 전신주에서 부드럽게 날아 지면으로 내려오는 까마귀의 역(逆) 버전, 글라이딩 부상(浮上)을 한다는 것은 아무도 보고한 적 없는 예상 외의 행동이었다.
필자는 어느 정도의 공기량이 체내에 있어야 글라이딩 부상이 가능한지 등을 알기 위한 계산을 시작. 펭귄들이 잠수하려는 깊이에 맞춰 사전에 흡입하는 공기량을 스스로 조절해 얕게 잠수할 때에는 적게, 깊이 잠수할 때에는 많은 공기를 흡입한다는 사실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펭귄에서 시작된 가속도를 이용한 동물의 행동 파악은 물범과 물고기로 확대되었고, 육상 동물에 대한 조사에 유용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육상에서는 본래 전파를 이용한 바이오텔레메트리 방법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동하는 동물의 분포나 수평 이동을 조사하는 시도도 활발하게 추진되어왔다.
하지만 이동 외의 세밀한 행동, 예를 들어 포식이나 보행, 휴식 등에 관련해서는 육상 동물의 경우, 방법을 고안하면 관찰할 수 있는 종이 많기 때문에 장치를 장착해야 할 필요성이 낮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가속성을 이용해 초 단위의 행동 파악이 가능해지면서 동일 개체를 계속 관찰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예를 들어 이번 특집의 또 다른 필자인 와타나베(渡辺) 씨는 집고양이에 가속도 데이터 로거를 장착. 걷기, 앉기, 잠 자기, 물 마시기, 사료 먹기, 그루밍하기 등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와 가속도 시계열도에 나타나는 각각의 고유 파장을 연결한 다음, 가속도 데이터를 사용해 행동을 모니터링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관찰 가능한 육상 동물이라도 가속도 데이터로 간단히 행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는 크다. 실제로 가속도를 이용한 행동 파악은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시작으로 우리 사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3. 바이오로깅, 그 의외의 기능
바이오로깅에서 이용되는 데이터 로거는 연구자가 여러 방법으로 예산을 모아서 벤처기업에 의뢰해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개발해온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 로거에 이용할 수 있는 센서 등 부품 자체를 개발하는 것은 벤처기업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인간 사회에서 널리 이용되는 장치에 필요한 부품은 매년 새로운 것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원래 군사용으로 개발되었던 GPS도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의 제품에 이용되었고, 최근에는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에도 수신기가 탑재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형화된 GPS 수신기는 바이오로깅 기기에도 전용되면서 비상성(飛翔性) 조류에도 탑재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광범위하게 해양을 날아다니는 해조류(海鳥類)의 경우, 지금까지는 금속제 발찌를 부착해 놓아준 장소와 다시 포획한 장소밖에는 위치를 알 수 없었지만, GPS를 통해 보다 상세한 위치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바이오로깅 방법으로 추진해온 바다새의 생태 연구를 통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바이오로깅 데이터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GPS 수신기는 지구상에 있어서의 절대 위치를 기록하는 장치이다. 연속적으로 측정되는 위도와 경도 데이터를 미분하면, 지면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각도에 어느 정도의 속도로 이동했는지, 즉, 대지(對地) 벡터를 계산할 수 있다.
지상을 이동하는 동물이 지면에 대해 이동할 때의 이동 벡터는 GPS 수신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대지 벡터와 동일하다. 한편, 바다에서 생활하는 동물, 또는 하늘을 나는 동물의 경우는 사정이 조금은 다르다.
예를 들어, 수면을 수평으로 헤엄치는 동물이 자신을 둘러싼 수괴에 대해 이동한 대수(對水) 벡터에, 그 수괴의 수평 이동, 즉 해류 벡터를 더한 것이 이 동물의 대지 벡터가 된다. 하늘을 나는 새의 경우, 공기에 대해 수평 이동한 대기 벡터에 공기 자체의 수평 이동, 즉 바람 벡터를 더한 것이 동물의 대지 벡터가 된다.
이 3가지 벡터의 관계성을 이용하면 바이오로깅을 통해 얻은 동물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에서 동물이 올라 타 있는 물이나 공기 등 매체의 이동 정보, 즉 흐름이나 바람을 추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슴새는 많은 바다새와 동일하게 때때로 해면에 내려 앉아 휴식한다. 이때 슴새는 물에서 이동하지 않는다. 이 경우, 슴새에 탑재한 GPS 수신기로부터 얻은 대지 벡터는 슴새가 내려 앉은 해면의 해류 벡터와 같아진다. 이 슴새를 이용해 추정한 현장의 표면류는 다른 방법으로 측정한 값과 자주 일치했다.
또한 슴새는 해면 바로 위에서 고도 10m 정도까지의 거리를 지그제그로 날아 적은 에너지로 장거리 이동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슴새에 GPS 수신기를 탑재해 1초 간격으로 위치 데이터를 기록하면, 슴새의 지그제그 비행 모습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어, 비행 속도가 빠른 곳과 느린 곳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초 간격으로 계산되는 비행 방향을 횡축으로, 종축에는 대지 속도를 두고 5분 간의 데이터를 사용해 표를 작성해보면, 새가 있는 방향을 향해 날 때는 빠르고, 그 반대 방향으로 날 때는 느린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측정치는 기존의 방법으로 측정한 바람 벡터와 자주 일치했다.
이러한 바다새를 이용한 해양 물리 환경 데이터는 필자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해양물리학자나 기상학자들이 중시하고 있는 것 같다. 관측선을 이용한 해양 물리 환경 관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
관측용 부이를 이용한 방법도 있지만, 해상의 한 점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은 해저까지의 거리가 짧은 연안 해역에 한정된다. 최근에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해류와 파랑, 해상풍 등을 광범위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인공위성이 해역을 통과하는 것은 1일 2회 정도로, 관측 빈도가 적다는 제한이 있다.
새를 이용해 대기 해양 경계층의 물리 환경을 관측하는 상기의 방법 개발은 일본의 발상이지만, 해양 동물에 계측 기기를 탑재해 현장 해역의 수온 및 염분을 측정하는 시도는 2000년경부터 구미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4. 해양 생물과 사람의 공생 사회를 목표로
현재, 해양에는 이상기온, 온난화, 수산 자원 감소와 분포의 변화, 희귀 동물의 멸종, 플라스틱 쓰레기와 화학 물질에 의한 해양 오염 등, 수 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들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예측해 피해를 경감하는 등의 해결 방법을 제안하기 위해서는 해양의 정보 수집과 가시화가 불가결하다.
해양의 가시화를 위해 관측선, 계류(係留) 부이, 인공위성, 자동 승강 부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측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기존의 관측 방법과 바이오로깅은 상보적 해양 관측 방법이 될 수 있으며, 필자는 바이오로깅이야 말로 지속 가능한 공생 사회를 구축해나가는 데 필요 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기존의 관측 방법은 사람이 주도하는 것인 데 반해, 바이오로깅은 해양 동물의 주도로 추진되는 동물 관점에서의 해양 관측 방법이기 때문이다.
바이오로깅을 이용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많을 것으로 상정된다. 예를 들어, 기상예보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관측 방법들이 개발되어 보다 세밀한 시공간 분해능을 통해 높은 정밀도의 환경 정보를 취득하는 등의 정량적 개선이 이루어져 왔다.
여기에 바이오로깅을 이용해 얻은 동물 유래의 정보 등, 질적으로 크게 다른 정보를 입력해 환경 파악이나 예보의 정밀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 시도해보았으면 좋겠다. 동물을 통해 사람이 기대하는 해역을 관측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들에게 해역은 중요한 장소임에 틀림없다. 동물이 어디를 가고, 얼마나 머물렀는지 등에 대한 정보, 또는 그 해역의 환경 정보는 해양 자원 관리, 희귀 동물 보존 등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바이오로깅연구회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문부과학성의 사업 '해양생물 빅데이터 활용 기술 고도화'에 '바이오로깅을 통해 실현하는 해양 생물과 사람의 지속 가능한 공생 사회'라는 프로젝트를 신청하였다.
2021년부터 2년 간의 피지빌리티 스터디로서 채택되었다. 업로드된 바이오로깅 데이터 포멧을 통일한 다음 보존해 데이터의 개관을 알 수 있는 형태로 해석에 필요한 메타 데이터와 함께 공개하는 시스템, Biologging intelligent Platform(약칭 BiP: https://www.bip-earth.com/)을 구축했다.
지구 온난화 등의 장기간에 걸친 환경 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예측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장기적 모니터링이 불가결하다. 수 십년 후의 미래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을 상상하며, 수집한 바이오로깅 데이터가 미래에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이 시스템을 개선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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