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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Electronics_2023.1 특집 요약 (40~52)

분단되는 인터넷 (Splinternet)
국제정세의 불안정으로 분단될 조짐

글로벌 단일 네트워크로서 최근 30년 가까이 큰 발전을 이루어 온 인터넷. 하지만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이러한 인터넷이 분단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민주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 간의 대립도 인터넷 분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유롭고 열린 인터넷의 시대는 과연 끝나는 것인가?

제1부: 스프린터넷(Splinternet)
‘러시아 도메인 사용을 정지 시켜달라’, 우크라이나의 요구가 인터넷 존재에 문제 제기

2022년 2월 24일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부터 반년 이상이 지났다. 현재도 전투 상태가 계속되면서 '자율, 분산, 협조'를 내걸고 눈부시게 발전해온 인터넷이 흔들리고 있다.

국가 간 대립이 글로벌한 단일 네트워크로서 사회 및 경제의 인프라가 된 인터넷에 균열을 가져올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프린터넷으로 불리는 인터넷의 분단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국제 정세를 반영하듯 가속화될 것인가?

“러시아의 도메인인 .ru나 .PФ, .su 등을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실효시켜달라. 그리고 상기(上記) 도메인의 SSL 증명서의 무효화, 러시아 내의 DNS 루트 서버도 정지시켜달라”

비영리단체 ‘ICANN’의 마비 CEO(최고경영책임자)는 2022년 2월 28일, 이러한 전대미문의 요청을 받았다. 발신인은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개혁부 장관인 페드로프 씨.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러한 전대미문의 요청을 한 ICANN은 인터넷 주소에 해당하는 도메인의 이름과 IP 주소, 더 나아가 DNS 루트 서버 등을 민간 주도로 글로벌하게 조정하는 단체이다.

페드로프 부총리는 서한에서 러시아 도메인 이름의 실효를 요청하는 이유에 대해 '러시아의 잔학한 범죄 행위를 가능하게 한 것은 러시아 선전을 위한 허위 정보와 증오 연설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진실을 은폐하는 웹사이트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요구하는 '.ru'나 '.su'는 국가를 식별하는 '톱 레벨 도메인'으로 불리는 최상위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일본이라면 '.jp'가 이에 해당한다.

‘DNS 루트 서버’라고 불리는 세계에서 13개 밖에 없는 DNS의 기점이 되는 서버에서 ‘.ru’나 ‘.su’와 같은 러시아의 국가 코드 도메인을 실효시키면, 브라우저에서 이들 주소를 입력해도 이름을 찾을 수 없어 행선지 불명이 되어버린다. 우크라이나는 인터넷 구조를 이용해 ICANN이 러시아에 대해 대담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페드로프 부총리로부터의 이와 같은 서한은 세계에 5개 있는 대륙별 인터넷 레지스트리(RIR) 가운데 하나인 ‘RIPE NCC’의 홀렌 매니징 디렉터에게도 보내졌다. RIPE NCC는 네덜란드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전역과 중근동(中近東) 등의 지역에 대해 IP 주소 배분 등을 실시한다.

페드로프 부총리는 이러한 RIPE NCC에 대해서도 'RIPE NCC가 배분하는 모든 IPv4, IPv6 주소의 사용권을 취소해달라'라고 요구했다.

-- ICANN은 ‘제로 회답’ --
이것은 인터넷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러시아에 반격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뜻이지만, ICANN과 RIPE NCC로부터의 답변은 ‘제로 회답’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ICANN의 마비 CEO는 3월 2일, 'ICANN이 일방적으로 도메인 접속을 해제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라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을 일축했다. ICANN은 어디까지나 인터넷을 기능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조정자일 뿐 인터넷 기능을 멈출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비 CEO는 이어 “DNS 루트 서버는 독립된 조직에 의해 지리적으로 분산된 다수의 노드로 구성되어 있다. 특정 도메인 이름의 SSL 증명서를 실효시키는 기능은 없다. 이러한 증명서들은 서드파티에 의해 작성되며, ICANN은 그 발행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귀하는 (러시아의) 선전과 가짜 정보를 막기 위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다양한 시각을 받아들이는 것은 인터넷에 대한 자유롭고 광범위한 접근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라며 지속적인 인터넷으로의 연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RIPE NCC의 홀렌 매니징 디렉터도 3월 10일, “우리는 러시아의 IPv4, IPv6 주소에 대한 사용권 철회와 같은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커뮤니티가 수립한 정책과 네덜란드 법률을 따르는 조직으로서 일방적으로 이러한 행동을 취할 수는 없다'라고 답변했다.

무엇보다 RIPE NCC는 네덜란드에 거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EU)의 제재 방침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EU에서 IP주소는 경제적 자원(리소스)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RIPE NCC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에 대한 추가 IP주소 할당을 동결했다. 하지만 이미 할당이 끝난 IP 주소를 해지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 영국의 대형 IX는 서비스 정지 --
인터넷 커뮤니티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ICANN, RIPE NCC 같은 단체들이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일축한 반면, 러시아의 행동을 비난하는 자유주의 국가에 속한 민간 기업들은 각국 정부의 러시아 경제 제재 방침을 받아들여 다른 레벨에서 '인터넷을 단절시키겠다'라며 행동에 나서고 있다.

예를 들면, 애플은 러시아 내에서 ‘아이폰’ 판매를 취소했다. 구글도 러시아 내에서의 광고 거래를 정지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서비스 정지 및 제품 판매 취소를 단행했다. 통신장비업체인 미국의 시스코(Cisco)와 스웨덴의 에릭슨, 핀란드의 노키아도 러시아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이들 통신기기 벤더들이 러시아에 납품한 기기들은 당분간 가동이 가능하지만, 보수가 필요해진 단계에서 유지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대형 IX(Internet Exchange point) 사업자인 LINX는 3월 11일, 러시아의 대형 통신 사업자인 메가폰(MegaFon)과 로스텔레콤(Rostelecom)에 대한 서비스 정지를 단행했다. IX란 프로바이더나 콘텐츠 프로바이더, 클라우드 사업자 등 다양한 사업자를 연결하는 상호 접속 포인트이다. IX 회원권이 정지되면 글로벌 인터넷으로의 대동맥이 차단되는 것과 같다.

실제로, RIPE NCC는 3월 22일, LINX가 메가폰에 대한 서비스 정지를 단행한 3월 11일을 경계로 LINX와 메가폰 간의 통신 경로가 격감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리포트를 공표했다.

-- 스프린터넷2.0으로 --
이러한 인터넷의 분단 움직임에 대해 연구자들은 스프린터넷(Splinternet)이라고 부르고 있다.

스프린터넷은 분열(Split) 혹은 단편화(Splinter)와 인터넷(Internet) 을 결합한 조어이다. 인터넷이 정치나 비즈니스, 기술에 의해 단편화되어가는 사태를 나타낸다. 스프린터넷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예를 들면, 중국이 1998년부터 운용을 추진하고 있는 ‘그레이트 파이어월(Great Firewall, GFW)’도 스프린터넷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스프린터넷이 타국의 정보로부터 자국을 지킨다고 하는,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의 방어적 측면이 강했던 것에 반해,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일어나고 있는 분단은 상황이 다르다.

선전과 가짜 정보를 막기 위해, 더 나아가 경제 제재를 목적으로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의 인터넷을 단절하려는 공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쓰미(実積) 주오(中央)대학 종합정책학부 교수는 “지금까지의 스프린터넷이 1.0이라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어나고 있는 사태는 스프린터넷 2.0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서 반드시 인터넷에 계속 연결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 인터넷은 육해공, 우주에 이은 제5의 전쟁터로 꼽힌다. 인터넷에 연결됨으로써 이용자가 사이버 전쟁에 휘말리는, 또는 가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ICANN을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지금까지 '인터넷에 계속 연결된다'라는 이념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현대에 있어서 인터넷에 계속 연결되는 것은 사이버 전쟁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측면도 있다. 사이버 전쟁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차단한다'라는 가치관도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터넷 차단’은 누가 판단해야 하는가? 각국 정부가 국민의 대표로서 최적의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정부도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일부일 수 있기에 글로벌한 인터넷 커뮤니티가 판단해야 할까?

인터넷이 지금까지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동서냉전이 종결된 1989년 이후 세계화를 통해 무역 장벽이 허물어진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드러난 스프린터넷의 움직임은 지금까지의 인터넷이 전환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제2부: ITU에 접근하는 중국의 의도
인터넷 관리를 둘러싼 미·유럽과 중·러의 대립, 민주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의 충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인터넷 분단인 '스프린터넷'. 사실 중국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현재의 인터넷 관리 체제에 이의를 표명하고 행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와 자유롭고 오픈된 인터넷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3부: 화웨이의 New IP
'IP는 이제 한계', 화웨이의 새로운 제안이 세계에서 물의

중국 통신기기 대기업 화웨이(華爲技術)는 2019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인터넷의 근간을 이루는 'IP(인터넷 프로토콜)'를 대체할 새로운 사양 'New IP'를 제안했다. 화웨이의 New IP는 그 존재가 밝혀진 지 3년이 지난 현재에도 전세계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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