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일렉트로닉스_2021/07(2)_ 상식을 뒤엎는, 온도차가 필요 없는 열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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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Electronics_2021.7 Emerging Tech (p80-87)

상식을 뒤엎는, 온도차가 필요 없는 열발전
태양 전지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언뜻 보기에 열역학에 반하는, 온도차가 필요 없는 열로 발전하는 기술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환경과의 온도차가 제로인 실온에서 발전하는 소자도 다수 있다. 대부분은 이론보다도 먼저 발전하는 소자가 나왔다. 소자의 출력은 아직 낮지만, 잠재적으로는 태양전지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 열은 어디에나 있는 만큼 실용화가 된다면 사회적 임팩트는 매우 크다.

“’그거 영구기관 아니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온도차 없는 열로 발전하는 소자(열발전 소자)를 발표한 연구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이런 질문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온도차가 없는 열발전, 특히 실온에서의 발전은 언뜻 보기에 영구기관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구자도 영구기관의 존재를 부정하는 열역학 제2법칙과의 관계를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온도차 없는 열발전 기술은 기존 열역학의 예상을 일부 넘어섰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 이론적으로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회색지역이 되었다. 확실한 것은 온도차에 의존하지 않는 열로 발전하고 있는 소자가 이미 있다는 사실이다. “영구기관을 발명했다”라고 주장하는 예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 대부분은 탁상공론이다. 실제로 예상대로 작동하는 장치를 개발한 예는 없다. 그 의미에서도 실제로 작동하는 장치에서 비롯된 이번 예는 기존과는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이러한 신기술이 실용화된다면 그 사회적 임펙트는 매우 크다. 일본이나 세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마저 있다.

● 영구기관
자율적이고 영속적으로 (물리학적인 의미에서의) 일을 하는 상상의 장치

더 자세히 말하면 제1종과 제2종으로 나뉘어져 있다. 제1종은 외부 에너지를 전혀 받지 않고 일하는 유형으로, 물리학의 ‘에너지 보존 법칙’이나 ‘열역학 제1법칙’에 명백히 위배된다. 한편, 제2종은 주위의 열 등에서 에너지를 추출해 계속 작동하는 타입으로 열역학 제1법칙에는 위배되지 않는다.

‘열역학 제2법칙’에는 위배되지만, 왜 그런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패러독스)이 잇따라 고안되어, 1867년 이후 150여 년간 논의가 이어졌다. 지금까지의 열역학을 비평형 통계역학, 정보이론 및 양자역학까지 확장해 간신히 해결했다고 보는 논문이, 도쿄대학 공학계연구과 물리공학전공의 사가와(沙川) 교수 등이 08년에 발표한 ‘수정판 열역학 제2법칙’이다. 다만 그 이론의 정밀화나 일반화는 아직 계속되고 있다.

● 열역학 제2법칙
제2종 영구기관은 실현 불가능하다(오스트발트의 정의)는 열역학 법칙.

-- ‘냉원(冷源)’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 --
지금까지도 열로 발전하는 기술은 있었다. 열전 변환 소자라고도 불리는 반도체 기술이다. 구체적으로는 n형과 p형의 반도체를 나란히 하여 거기에 온도차를 주면, 반도체 속의 캐리어가 열로 확산되고, 그것을 기본으로 기전력이 발생한다는 기술이다. 여기에 열역학상의 의심은 전혀 없다. 최근에는 에너지 변환 효율이 10% 이상인 연구개발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열전 변환 소자가 발전에 사용되고 있는 예는 매우 적다. 변환 효율 이전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사용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지극히 한정적이라는 데 있다. 열전 변환 소자에 적합한 열원은 인간의 체온부터 태양광, 공장의 보일러까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온도차를 유지하기 위한 ‘냉원’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열전 변환 소자는 고온 측의 열, 정확하게는 분자의 진동(포논) 에너지를 전자나 홀에서 저온 측으로 수송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포논 자체도 저온 측으로 전파된다. 고성능의 열전 변환 소자는 전자 등 캐리어의 전도율은 높은 반면에 포논 전도율은 낮다. 그래도 포논의 전도를 거의 제로로 만들기는 어렵다. 그 결과, 냉원이 없는 한 저온 측의 전극도 곧 따뜻해져 온도차가 거의 없어진다.

냉원이 없을 경우 저온 측의 온도 유지는 복사 또는 그래파이트 등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재료, 혹은 자연 공냉 등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열전 변환 소자의 두께는 대부분이 수 mm다. 더 얇은 소자도 있다. 이러한 수동적인 냉각으로는 고온 측에서 오는 열을 효율적으로 피하기는 곤란하다. 만일 고온 측이 100℃였다고 하면, 불과 수 mm 앞의 저온 측에서 99℃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저온 측의 온도 유지에 전력(펌프를 사용하고 있는 수도를 포함한다)을 사용하게 되면 발전은커녕 시스템 전체적으로는 전력을 소비해 버려 본말이 전도된다. 이 상황은 열원이 50℃든, 500℃든 거의 변하지 않는다.

손목시계나 행성 탐사 위성 등 지극히 저전력으로 작동하는 기기, 혹은 열원의 바로 근처에 강과 같은 냉원이 있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열전 변환 소자가 활약하는 장소는 거의 없다.

-- 성능은 절대온도에 의존하나? --
이번의 온도차가 불필요한 열발전 기술은, 그 발전 원리에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있지만 무선통신이나 태양전지 등 기존 기술의 개량판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는 발전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온도차가 아니라 열원의 절대온도인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크게 3종류가 있다. (1)은 열원에서 방사되는 전자파, 즉 흑체 복사를 다이오드의 일종으로 ‘수확’해 전력으로 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무선통신 기술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2a)와 (2b)는 반도체 중에서 우연히 높은 에너지를 얻은 전자를 ‘수확’해 전력으로 하는 것이다. 이것은 태양전지 기술에 가깝다. (3)은 열로 그래핀을 파도처럼 흔들어, 그것을 기본으로 발전한다. 매우 작은 파도라는 것을 제외하면 조력 발전에 가깝다.

이것들은 모두 환경과 소자의 온도차에는 성능이 크게는 좌우되지 않는다. (2a)와(3)은 소자와 환경과의 온도차가 거의 없는 실온(약 300K)에서조차 발전하는 것을 이미 확인했다고 한다.

-- ‘유비쿼터스’한 발전 실현 --
이러한 기술이 실용화되면, 그때까지 사용할 곳이 없었던 열을 기본으로 한 발전(열발전) 상황이 일변한다. 냉원은 필요 없고 열원만 있으면 어디서든 발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 패널의 뒤, 집의 벽이나 그 뒤, 도로의 아스팔트 뒤 등에서 발전할 수 있다. 빛을 쪼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적층도 가능하다.

도쿄공업대학 물질이공학원 재료계 마츠시타(松下) 교수와 산오공업은 아스팔트의 열로 단거리 무선통신 기술 Bluetooth를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지열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이 발전 소자를 땅속에 매설해 발전할 수 있다. 그 경우, 발전량은 표면적이 아니라 매설한 소자의 부피로 결정된다. (이론치보다는 상당히 낮은) 현재의 기술로도 지하의 광대한 공간에 매설하는 방법을 통해, (계산 상으로는) 대형 화력발전소와 같은 면적의 부지의 지하에 화력발전소에 필적하거나 초월하는 지열의 지하 발전소를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

-- RTD로 원적외선을 ‘수신’ --
구체적으로 개발된 기술을 살펴보자. 위에서 말한 (1)의 흑체 복사를 수확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의 연구자다. 공명 터널 다이오드(RTD, Resonant Tunneling Diode)라고 하는 타입의 다이오드를 이용해 무선통신 기술의 연장으로서 적외선을 ‘수신’하는 것이 기본적인 발상이다.

RTD는 퍼텐셜 장벽으로 구성한 양자 우물에 바이어스 전압을 인가함으로써 전류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응답성이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전에도 주파수가 0.3THz 정도인 테라헤르츠파 송수신용으로 개발된 적이 있다.

이번 RTD의 포인트는 크게 3개다. (1)약 30THz라는 지금까지 없었던 초고속 응답이 가능한 RTD다. (2)바이어스 전압이 거의 제로여도 그 테라헤르츠파를 고효율로 수신할 수 있다. (3)양자 우물이 비교적 저렴한 산화물로 구성된다.

(1)30THz 전자파는 파장이 약 10µm이며 원적외선이라고도 부른다. 이 주파수에 대응하려면 고속 응답을 유지하면서 안테나를 포함한 소자의 치수를 대폭 소형화할 필요가 있었다.

(2)기존의 RTD는, 바이어스 전압을 인가해 정확히 공명 준위가 전류의 입력 측 준위(에미터 준위)와 일치했을 경우에 전류가 흐르는 구조였다. 이번에는 제로 바이어스로 정확히 그것이 실현되도록 양자 우물을 설계했다.

(3)양자 우물에 대해 기존의 대부분의 RTD에서는 III-V족이라고 불리는 갈륨 비소(GaAs)등의 화합물의 적층으로 제작했었다. 이번에는 산화니켈(NiO)과 산화알루미늄(Al2O3)으로 실현했다. 화합물제에 비하면 큰 폭으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 소자의, 파장 10µm 및 특정 편파의 원적외선에 대한 전류 변환 효율은 약 5.1%다. 다만 편파 의존성이 높은 데다 열복사 전체에 대한 효율은 아직 낮다. 실용화하려면 ‘수광 대역폭’을 크게 넓힐 필요가 있다.

● 흑체 복사
절대온도가 제로가 아닌 물체 또는 공간이 방사하는 전자파 

태양광 자체가 그렇다. 그 열복사량은 절대온도 T의 4제곱(T4)에 비례한다. 폭넓은 주파수의 전자파를 포함하지만 그 피크 파장은 T에 반비례한다.

-- 25℃의 실내에서도 발전 --
온도차가 불필요한 발전 기술의 (2a)는, 색소증감형 태양전지를 기본으로 한 ‘증감형 열이용 발전 소자(STC: Sensitized Thermal Cell)’라는 기술이다. 첫 보도는 닛케이 엘렉트로닉스에서 약 1년반 전에 소개했다. 빛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색소는 이용하고 있지 않고, 게르마늄(Ge) 속의 전자 중에 에너지가 밴드 갭(Band Gap)보다 높은 것을 수확한다. 모두 무기 반도체의 pn접합으로는 실현할 수 없는 0.25~0.4V 초과라는 높은 기전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전류는 단락 전류에서 높은 것이라도 4µA약, 정전류에서 0.2µA 등으로 다소 낮다.

이미 보도한 내용에서 이번에 특히 새로 알게 된 것은, (a)실온(25~30℃)에서도 약 0.27V라는 높은 기전력으로 발전하는 것을 확인했다. (b)발전 성능의 이론치를 산출할 수 있게 되었다. (c)일정 전력량의 방전 후에 발전이 멈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방전 가능하게 되는 이유를 해명했다. (d)소자의 치수(전극간 거리)에 따라서는 온도가 높을수록 발전 성능도 높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실온에서의 발전에 대해서는 논문에서도 “매우 놀랐다”라고 말하고 있다. 개발한 도쿄공업대학 마쓰시타 교수는 “절대온도 0K에서 보면 실온이라 해도 상당히 고온이다”라며 발전 성능이 절대온도에 의존하고 있다고 추측한다.

-- 이론치는 태양전지를 초과한다 --
위에서 말한 것처럼 논문에서는 최대 발전 출력의 추정치도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전력(개방 전압)은 0.35V이며, 30℃에서의 출력 밀도가 0.02mW/㎠, 80℃에서 약 50mW/㎠와 같은 상태다. 최근의 단결정 실리콘(Si)계 태양전지의 출력은 정격 20mW/㎠가 넘는다. 이론상으로는 일정한 열이 있는 환경에서 사용하면 태양전지를 넘을 수도 있다.

-- 2차 전지처럼 작동 --
기존의 색소증감형 태양전지와 다른 점도 있다. STC는 발전량이 일정량에 이르면 출력이 멈춘다는 점이다. 다만 일정시간 쉬게 하면 다시 발전(방전)을 시작한다. 발전할 때 소비한 열을 오프 동안에 ‘충열’하고 있다는 것이 현재의 해석이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일반 색소증감형 태양전지와 마찬가지로 내구성 향상이다. “봉지(Encapsulation) 기술을 개선해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마츠시타 교수).

-- 무기 반도체로도 발전 --
(2b), 즉 무기 반도체에서도 온도차 없는 열로 발전한 사례도 나왔다. 규슈대학 공학연구원 재료공학부문 무네토(宗藤) 교수 연구팀이 17년에 발표한, Si와 바륨(Ba)으로 구성된 ‘클라스레이트’라는 바구니 모양의 구조를 갖는 결정이다. 일부의 Si를 치환하는 금(Au)의 함유량이, 결정 인상 시에 점차 바뀜으로써 결정 조성이 연속적으로 변화하고, 밴드 갭도 연속적으로 변화한다. 그러면 부분적으로 밴드 갭이 좁아지는 영역이 생긴다. 그러면 열로 들뜬 전자가 그 영역에서 ‘포획’되고, 전극으로 꺼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다만 무기 반도체의 pn접합 특성으로서, 전자와 홀의 전극에서 꺼낼 때는 전위차가 거의 없어져 버린다. “기전력은 500℃로 2mV 미만이지만 전류는 수백 mA로 많다. 전압이 필요하면, 다수의 소자를 직렬로 하면 된다”(무네토 교수). 이 점은 기전력이 높은 도쿄공업대학의 STC와 대조적이다.

재료에 고가의 Au를 사용하는 것은 큰 과제였지만, 최근에는 Au 대신에 구리(Cu)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Cu를 사용할 경우, 재료 비용은 현격히 싸진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서는 “Cu를 사용했을 경우의 기전력은 0.1mV, 전류는 약 100mA이다. 성능 향상이 과제다”(무네토 교수).

-- 초(超) 미니 스케일의 조력 발전 --
마지막 (3)은 그래핀을 이용한 온도차 없는 발전이다. 열로 그래핀이 물결치는 특성을 이용한다. 원리적으로는 조력 발전에 가깝다. 미국 아칸소대학교의 Paul Thibado 교수 연구팀이 개발했다. 이것도 실온에서 발전 가능하다고 한다. “손목시계의 배터리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Thibado 교수). 그러나 현시점에서는 출력이 수십 pA로 작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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