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 모노즈쿠리_2021/4(2)_테슬라의 핵심 부품, 열의 사령탑 '옥토밸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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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Monozukuri_2021.4 뉴스 심층 (p20-23)

테슬라의 핵심 부품, 열의 사령탑 '옥토밸브'
소프트웨어 시대의 하드웨어의 모습’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모델Y’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로 꼽는 부품이 있다. 그것은 자율주행 기능을 관장하는 차량탑재 컴퓨터도,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도 아니다.

머스크 CEO가 “특별히 굉장하다”라고 자찬하는 것은 ‘옥토밸브(Octovalve)’라고 이름 붙인 전기자동차(EV)의 열 매니지먼트시스템의 ‘사령탑’이다. 복잡한 기구에 눈길을 빼앗기기 쉽지만 옥토밸브의 진가는 자동차를 구입한 후의 진화에 있다. “소프트웨어 시대”를 외치는 가운데 하드웨어의 존재 방식을 시사하는 중요 부품의 전체상이 가시화되었다.

-- 중앙집중형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 --
“이런 부품은 본 적이 없다”. 연간 약 80대의 신형차를 분해∙조사하는 벤치마킹 회사인 프랑스 A2Mac1의 일본법인에서 매니징 디렉터를 맡고 있는 니나가와(蜷川) 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는다. 1997년에 창업한 A2Mac1. 유럽의 자동차뿐 아니라 일본 차나 중국업체의 EV 등 900대 이상의 차량을 분해한 실적을 갖고 있다. 2020년에 분해한 차량에서 나온 부품 가운데 특히 이채로웠던 것이 테슬라의 옥토밸브였다고 한다.

옥토밸브는 실내 공조나 리튬이온 배터리, 파워트레인, ECU(전자제어유닛) 등 냉각∙가온이 필요한 부품의 열 매니지먼트의 중핵을 담당하는 부품이다. 모든 냉각∙가온 회로를 옥토밸브와 연결해, 열을 운반하는 물(쿨런트)이 흐르는 경로를 조건에 따라서 바꾼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공조나 리튬이온 배터리 등 부품 별로 독립된 냉각∙가온 회로를 갖고 있다. 모터의 배열을 난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회로를 구성한 사례로서는 독일 아우디의 EV ‘e-tron’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차량 시스템 전체에서 열을 최적 관리하도록 구성하는 것은 과거에는 사례가 없었다고 한다.

옥토밸브의 내부에는 8개의 유로가 있다. 그 이름이 라틴어로 ‘8’을 의미하는 ‘옥토’에 유래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옥토밸브의 내부는 2층 구조로 되어 있고, 각 층은 쿨런트를 4방향으로 분배한다. 이에 연결되는 배관은 9개로, 한 개의 배관은 닫힌 상태가 된다. A2Mac1의 분석에 따르면, 옥토밸브에는 4개의 포지션(위치)이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12종류의 가온 모드와 3종류의 냉각 모드를 바꿀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온이 낮은 기후에서 주행하고 있을 때는 모터나 인버터 등으로 구성되는 전동 엑셀이나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으로 전달하도록 한다. 정차해서 급속 충전할 때는 배터리가 가열되지 않도록 열을 라디에이터로 보내 외기로 방출한다. 기온이나 각 부품의 온도 상황 등에 따라서 구분해 사용하는 15종류의 가온∙냉각 모드를 옥토밸브의 위치에 따라서 제어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집중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옥토밸브를 사용한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이점 중 하나는 부품 개수의 감소다. 모델Y의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의 개수는 72개, 질량은 33.1kg이다. 독일 폭스바겐의 EV ‘ID.3’는 부품 개수가 78개, 질량은 42.5kg였다고 하니, 이보다도 부품 개수가 적고 가볍다.

A2Mac1의 조사를 통해, 프랑스 푸조의 소형차 ‘e-208’이나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EQC’ 등, 타사의 EV보다도 심플한 부품 구성의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부품 개수의 감소가 옥토밸브의 본질은 아니다.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의 원격 업데이트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OTA(Over The Air)’와 조합했을 때다.

‘자동차의 진가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러한 생각에 근거해서 도요타자동차나 폭스바겐 등 대형 자동차업체는 모두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각 사는 자율주행 기능이나 차량탑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OTA에 대응시켜, 차량 구입 후에 소프트의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확장시키는 시스템의 확립을 목표한다. 이 점은 테슬라도 예외는 아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점에 의심의 여지는 없지만 이것이 하드웨어를 경시하는 이유는 되지 않는다. 뛰어난 제어 알고리즘을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하드웨어도 차세대 차량에는 필수다.

테슬라의 옥토밸브를 통해 엿볼 수 있는 것은 열 매니지먼트의 영역에까지 OTA를 도입하려고 하는 자세다. 지금까지는 차량을 구입한 후에 제어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해서 성능을 높이는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없었다. 타사보다 먼저 이 영역에 OTA를 도입하는 데 주목한 점에 테슬라의 선견지명이 있다.

그러나 OTA에서는 오류 발생을 방지하기가 어렵다. 무선으로 소프트웨어를 오류 없이 업데이트하기 위해서는 많은 ECU 간의 호환성을 포함해서 시스템 전체의 동작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적은 부품 개수가 힘을 발휘한다. ECU를 비롯한 구성 부품의 수가 적으면 확인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모델Y부터 도입한 중앙 집중형 열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그 사령탑인 옥토밸브를 제어하는 ECU를 OTA로 소프트를 업데이트해서 기능을 높여 나갈 수 있다. 이에 대해 공조나 파워트레인 등 기능 별로 독립된 냉각∙가온 회로를 갖추고 있던 기존의 시스템에서는 각 ECU 자체의 업데이트가 필요해진다.

열 매니지먼트는 EV의 생명선인 항속거리를 크게 좌우하는 영역으로, 실은 아직 개선의 여지가 크다. A2Mac1가 모델Y의 실제 차량을 사용해 배터리의 냉각 로직을 추정한 결과, 낭비가 많다는 것을 판명했다.

실험에서는 (1) 배터리 셀의 온도와 (2) 배터리 셀의 냉각시스템 입구의 쿨런트의 온도, (3) 배터리 셀의 냉각시스템 출구의 쿨런트의 온도, (4) 쿨런트를 순환시키는 전동 펌프의 유량을 측정했다.

배터리 셀의 온도가 상승해서 48도를 넘으면 펌프의 유량이 13L/분 정도까지 증가한다. 이 펌프 유량에서 10분간 쿨런트가 돌았지만 배터리 셀의 온도 상승은 멈추지 않았다.

그 후에 유량은 17L/분 정도까지 상승해 15분간 작동했다. 이 결과, 배터리 셀의 온도는 실험 전보다도 낮은 43도 이하가 되었다. A2Mac1은 테슬라의 배터리 냉각시스템에 대해서 “10분이나 15분 단위의 타이머 설정으로 펌프 유량을 제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추측한다.

결과를 보인 테슬라를 보면, 펌프 유량이 17L/분 정도의 상태는 5분 정도로 충분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배터리의 안전성이나 열화를 상정해서 확실하게 냉각하는 제어 알고리즘을 채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쓸데 없는 에너지 손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을 전제로 --
테슬라는 아마도 보다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냉각하는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대로 OTA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나갈 것이다. 이 때 열 매니지먼트 회로를 옥토밸브에 집약시킨 이점이 발휘된다.

옥토밸브의 존재를 안 어느 국내 자동차업체의 개발담당자는 “테슬라는 왜 이와 같은 새로운 발상이 가능했을까?”라며 한숨을 짓는다. 엔진차 시대부터 긴 역사를 지닌 열 매니지먼트 영역은 일본 자동차업체의 전문 영역이었다. 기존 시스템의 연장선이 아닌, OTA를 전제로 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이라는 시점으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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