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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경컴퓨터_2020/08/20(2)_슈퍼컴퓨터 세계 4관왕 달성한 후가쿠
  • 저자 : 日経BP社
  • 발행일 : 20200820
  • 페이지수/크기 : 98page/28cm

요약

Nikkei Computer_2020.8.20 Focus (p52~55)

슈퍼컴퓨터 세계 4관왕 달성한 후가쿠
좌절과 반성 끝에 이뤄낸 성과

일본의 슈퍼컴퓨터 ‘후가쿠(富岳)’가 성능 랭킹 4관왕을 달성했다. 전 세대기인 슈퍼컴퓨터 케이(京)의 상용화 실패에 대한 반성이 그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진짜 시련은 지금부터다. 실제 운용을 통한 실적 쌓기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는 개발 경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후가쿠 개발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그 실력을 검증해본다.

“2위 하면 안 되는 겁니까?”---. 일본에서 유행한 이 말을 탄생시킨 정부의 사업구분(정부 또는 지자체가 공개적으로 예산 사업 실태를 파악하고 필요한지 등을 판정하는 것)으로부터 약 10년. 이화학연구소와 후지쓰(富士通)가 공동으로 개발한 슈퍼컴퓨터 ‘후가쿠’가 올해 6월, 세계 랭킹 4관왕을 달성했다. 가장 대표적인 랭킹 ‘Top500’에서 일본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케이(京)’가 획득한 이래 8년 반만으로, 다른 3개 부분을 포함해 동시에 4관왕 달성은 세계 최초이다.

개발을 견인한 이화학연구소의 마쓰오카(松岡) 계산과학연구센터장은 “결과가 2위로 끝난다 해도 어쩔 수 없다라는 것이 후가쿠 개발 프로젝트의 스탠스였다”라고 말한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후가쿠 개발은 케이의 좌절과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 ‘케이’의 산업 이용이 확대되지 않아 --
1년 전인 2019년 8월, 케이는 역할을 마치고 셧다운 되었다. 2012년 9월에 공용을 개시, 약 7년동안의 이용자는 총 1만 1,000명이었다.

케이는 슈퍼컴퓨터 성능 랭킹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 Top500에서는 2011년 6월과 11월에 1위를 달성. 빅데이터 처리(대규모 그래프 분석) 성능을 측정하는 ‘Graph500’에서는 2015년 7월부터 셧다운 직전인 2019년 6월까지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케이에는 커다란 반성 포인트가 있었다. 이용 범위가 생각만큼 확대되지 못한 것이다. 이화학연구소 등 관계자들은 케이에 채택된 명령어집합구조(Instruction Set Architecture)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명령어집합구조는 프로그램이 프로세서를 움직이는 사양으로, 서로 다른 아키텍처에 기반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식 작업이 필요하다.

이화학연구소는 케이에 ‘SPARC’의 명령어집합구조를 채택. 하지만 산업계의 과학 기술 앱은 ‘x86’ 기반인 것이 주류이다. 그 결과, 케이의 산업 이용은 확대되지 못했다. 슈퍼컴퓨터 이용 추진을 목표로 하는 일반 사단법인 ‘HPCI(High Performance Computing Infrastructure)컨소시엄’의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의 일반 이용 범위의 연구 과제에서 활용된 44개 종류의 앱 가운데 상업용 앱은 7종류로 약 20%에 불과했다.

-- ‘거함거포주의(巨艦巨砲主義)’라고 혹평 받아 --
케이 관련 하드웨어 기술 보급도 ‘기대에 못 미쳤다’(HPCI컨소시엄 보고서). 후지쓰가 케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시판용 파생 슈퍼컴퓨터 ‘PRIMEHPC FX10’ 등의 보급은 한정적이었다고 한다. SPARC의 에코시스템 보급도 한정적으로, “(기업의 연구소 등에) 널리 판매되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후지쓰 플랫폼개발본부의 시미즈(淸水) 프린시플 엔지니어).

케이가 2009년 11월의 사업구분을 통해 사업이 동결된 이유도 보급의 폭이 한정적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한다. 사업구분에 참가한 렌(蓮) 참의원 의원의 “2위 하면 안 되는 겁니까?”라는 발언이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슈퍼컴퓨터 전문가를 포함한 사업구분에 참가한 사람들이 비판한 것은 하드웨어의 성능을 추구해 이용∙활용을 경시한 케이의 개발 방침이었다.

케이의 개발 프로젝트는 ’10페타플롭스 슈퍼컴퓨터 개발이 자기 목적화되고 있다’, ‘거함거포주의’라는 혹평을 받았다. 행정쇄신회의는 익년도 개발 예산 계상의 ‘거의 보류에 가까운 축감(縮減)’이라는, 사실 상 동결로 가닥을 잡았다. 행정쇄신회의에 대한 여론의 비판으로 개발 예산은 최종적으로 계상되었지만, 이용자 시점의 결여는 케이 개발 중반부터의 과제였다.

-- 범용성과 성능의 양립을 목표로 --
이러한 반성을 반영해 이화학연구소는 후가쿠를 개발하는데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범용성과 케이 대비 100배의 어플리케이션 실효 성능의 양립을 목표로 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후가쿠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Co-design(협조적 개발)’이라고 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대표적인 계산 방법 및 실행 방법을 가진 앱을 ‘타깃 앱’으로 선정해 계산 상의 특성을 시스템 설계에 반영. 시스템과 앱 개발 그룹이 서로 피드백 하면서 범용성과 실효 성능을 양립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후가쿠 성능의 핵심은 후지쓰가 개발한 프로세서 ‘A64FX’이다. 후지쓰에 따르면 과학기술 연구에서 이용되는 오픈소스 앱을 실행할 경우, x86의 최신 프로세서와 동일한 코어 수 대비 계산 속도는 최대 1.8배, 에너지 효율성은 최대 4.7배 향상된다고 한다.

-- 반도체 기술에 예상 밖의 프로세스 채택 --
후지쓰가 7나노미터 프로세스를 채택한 것은 예상 밖이었다. 당초에는 다른 반도체 프로세스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프로젝트 초기에) 예상했던 반도체 기술이 생각보다 발전하지 못했다”(계산과학연구센터의 이시가와(石川) 프로젝트리더). 시작(試作)∙상세 설계 공정의 중반이던 2016년경, 당시 성능도 현격하게 좋다고 평가되던 7나노미터 프로세스 채택을 내정했다.

이러한 변경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장 힘든 포인트였다”(후지쓰의 신조(新庄) 이사)라고 한다. 프로세서의 물리 설계는 모두 다시 새로 만들어졌고 논리 설계도 변경되었다. 이로 인해 개발 스케줄은 1년이 연장되었다.

-- 갈라파고스 회피 위해 사업 표준 채택 --
범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갈라파고스화하지 않도록 업계 표준을 채택했다”(신조 이사). 스마트폰과 IoT기기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Arm의 명령어 세트 아키텍쳐를 채택한 것은 그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OS에는 Linux 중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는 ‘Red Hat Enterprise Linux(RHEL) 8’을 채택. 이를 통해 Linux 서버로 움직이는 거의 모든 앱을 “그대로 이진파일(Binary)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시미즈 프린시플엔지니어).

다양한 OSS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기능을 OSS 커뮤니티를 통해 개발해 공개, OSS 에코시스템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었다. 독자적인 OS를 채택해 리눅스 커널(Linux kernel) 및 라이브러리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던 케이와는 대조적이다.

-- 앱의 실효성은 최대 125배 --
그 결과 후가쿠는 다양한 분야에서 앱의 실효성이 향상되었다. 올해 3월 시점에서 케이의 100배 이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타깃 앱이 이미 여럿 개발되었다. 예를 들어 분자동력학(分子動力學) 계산에서 이용되는 ‘GENESIS’는 케이 대비 125배 이상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Co-design 방법도 실효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후지쓰는 ‘연속되지 않는 데이터라도 신속히 프로세서에 로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등 앱 개발 측의 요구를 프로세스 설계에 반영해 앱의 성능을 수 % 향상시켰다고 한다.

-- 세계 개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
후가쿠는 지난 6월의 슈퍼컴퓨터 성능 랭킹의 여러 부문에서 1위를 달성했다. 성능과 범용성을 높인 다양한 연구 결과로, LINPACK 성능에서 AI 관련 처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1위 달성으로 이어졌다. 가동 시기가 앞당겨져 이미 코로나19 대책의 시뮬레이션에도 이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미국과 중국 간의 뜨거운 슈퍼컴퓨터 개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향후 일본의 슈퍼컴퓨터 개발 과제에 대해 이화학연구소의 마쓰오카 센터장은 후가쿠의 기술 전체가 널리 보급되어 다양한 국면에서 이용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슈퍼컴퓨터의 유용성이 세상에 널리 인정되어야 비로소 ‘포스트 후카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후가쿠의 산업 이용이 확대되고 유용성이 증명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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