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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경사이언스_2018/08_AI의 신체성 -- 스스로 학습하는 어린이 로봇
  • 저자 : 日経BP社
  • 발행일 : 20180801
  • 페이지수/크기 : 116page/28cm

요약

Nikkei Science_2018.8 특집 요약 (p26-31)

AI의 신체성
스스로 학습하는 어린이 로봇 (Self-Taught Robots) 

D. Kwon / 저널리스트

어린 아이처럼 학습하는 로봇을 통해 마음과 몸이 어떻게 연계되어 지식과 기능을 획득하고 있는지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 Key concepts ]
체험을 통해 자립적으로 배운다
유아는 자신의 신체를 사용하여 실험하거나 장난감 등의 물체를 사용한 놀이를 통해 자립적으로 배우고 있다.
이런 유아의 학습과 같은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한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한 로봇의 연구는 로봇공학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어린이의 발달에 관한 지식을 제공해 준다.

2015년에 공개된 SF영화 ‘채피’에 등장하는 기술자 디온은 스스로 생각하거나 느낄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아이처럼 학습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의 시작기(試作機)였던 채피의 사고능력은 처음에는 완전히 백지상태였다. 그러나 주위를 관찰해 이것저것 시도하는 속에, 상식이나 언어, 복잡한 기능들을 습득해 나갔다. 이것은 현 시점에서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AI시스템도 하지 못하는 대단한 테크닉이다.

물론 TV프로그램에서 퀴즈에 답하거나 체스 및 바둑 시합을 하는 등의 특정한 과제에 있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기계는 이미 존재한다. 2017년 10월, 영국 딥마인드 사는 바둑을 겨루는 AI시스템의 최신판 ‘알파고 제로’를 공개했다. 이전 버전의 ‘알파고’는 방대한 양의 인간의 기보 데이터를 조사하는 것으로 게임을 습득했으나, 알파고 제로는 스스로와의 경합을 통해 경험을 축적시켰다. 이것은 대단한 위업이지만, 알파고 제로는 규칙이 명확한 게임만을 학습할 수 있었으며 그 초인적인 기능을 갖기 위해 몇 백만 번이나 경합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한편, 아이는 상당히 어릴 적부터 주변을 탐험하며 동작이나 대화를 통해 성장해 간다.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여 새로운 상황에 적응함으로써 전문지식을 다른 분야에도 응용한다.

21세기에 로봇 연구자와 신경과학자, 심리학자는 이와 같이 발달하는 기계를 실현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들의 공동 연구를 통해 물체를 움직여 기본적인 어휘와 계산능력을 습득하여 사회적 행동의 세세한 부분까지 보여주는 안드로이드가 등장했다. 한편으로 이들 AI시스템은 유아가 어떻게 배우는지에 대해 심리학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힌트를 제공해 주고 있다.

-- 예측 머신 --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그 예측을 현실에 맞게 갱신하고 있다. 한 예로, 옆집의 고양이를 처음 보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자신이 키우고 있는 강아지가 사람을 잘 따른다고 하여 그 고양이도 만져주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쓰다듬으려고 손을 뻗치는 순간, 고양이에게 할큄을 당했다. 여기에서, 안아주고 싶어지는 동물도 실은 그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무엇인가 먹을 것을 주면 고분고분해 질 것이라고 추측한다. 실제로 먹을 것을 주자, 할퀴지 않고 고분고분해졌다. 다음 번에 봤을 때에는 만지기 전에 참치를 한 덩이 줘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뇌의 고차원의 처리중추는 감각기로부터 받은 신호에 따라 뇌 안의 모델을 끊임없이 개량하고 있다. 감각계를 예를 들어 보겠다. 먼저 눈의 신경세포가 눈에 맺힌 상의 기본적인 특징을 처리하여 그 정보를 보다 높은 레벨의 뇌 영역으로 전달한다. 장면의 전체적인 의미가 해석되는 영역이다. 흥미로운 것은 신경접속은 거꾸로도 이뤄진다. 두정피질(頭頂皮質: 머리 꼭대기 겉질)이나 측두피질 등 높은 레벨의 처리 중추로부터 일차시각야(Primary Visual Cortex) 및 외측슬상체(外側膝狀體, 시색(視索)의 끝에 있는 타원형의 덩어리) 등의 낮은 레벨의 처리중추 측을 향한 접속이 그것들이다. 이런 ‘하향’ 신경접속이 뇌의 예측을 보다 낮은 레벨로 전달해, 보는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신경과학자도 있다.

중요한 것은 뇌의 고차 중추에서의 하향 신호가 감각기로부터의 ‘상향’ 신호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으며 예측 오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예측 오차란 예상한 것과 경험한 것의 차이이다. 그 엇갈림을 전달하는 신호는 고차 중추에 전송돼 뇌내(腦內) 모델 개량에 사용, 새로운 추측이 만들어지며 끝이 없는 연결 고리와도 같다. “예측 오차 신호에 의해 시스템은 거기에 있는 것에 대한 판단을 발전시켜간다”라고 워싱턴 대학(시애틀)의 계산론적 신경과학자 라오(Rao) 씨는 말한다.

라오 씨는 로체스터 대학의 박사과정의 학생이었을 때, 지도교관의 계산론적 신경과학자인 발라드(Ballard, 현 텍사스대학의 오스틴교)와 함께 세계 최초로 그러한 예측 처리 프로그램을 인공 뉴럴 네트워크에서 테스트했다(뉴럴 네트워크는 인간의 뇌를 모방한 컴퓨터 알고리즘의 일종).

1999년에 Nature Neuroscience지에 발표된 이 컴퓨터 실험에서는 시각야의 뉴론 접속을 시뮬레이트 했다. 예측을 전달하는 하향 접속과 외부 세계로부터의 감각 신호를 운반하는 상향 접속을 겸비한 뉴럴 네트워크이다. 이것을 자연계의 사진을 이용해서 훈련시킨 결과, 화상의 중요한 특징, 예를 들면 얼룩말의 무늬 등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 손가락으로 숫자를 센다 --
우리 인간과 현재의 많은 AI시스템과의 기본적인 차이는, 인간에게는 신체가 있어 그것을 사용해 외부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유아는 팔이나 다리,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직여보면서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탐색하는 것으로 발달해 간다. 그들은 걷는 법, 말하는 법, 물체 및 인물을 인식하는 법을 자립적으로 터득해 간다. 어떻게 아이가 아주 적은 지도만으로 이 모든 것을 실행할 수 있는지는 발달 심리학과 로봇 연구자의 양쪽에게 있어서 중요한 연구 테마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들은 공동연구를 통해 양쪽 분야에서 놀라울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된 일련의 선구적인 실험에서 당시 소니 컴퓨터 사이언스연구소에 있던 로봇연구자인 다니(谷)씨 팀은 기본동작을 학습하기 위한 예측 베이스의 뉴럴 네트워크를 개발하여 그것들의 알고리즘이 로봇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되고 있는 지를 살펴보았다. 그들이 개발한 로봇은 단순한 환경을 이동하거나, 손의 움직임을 모방하거나, ‘손가락으로 가리켜’ ‘두드려’ 등의 기본적인 단어에 대한 지시에 따르는 것처럼 초보적인 기능을 얻게 되었다.

최근에는 영국의 플리머스대학(Plymouth University)의 로봇 연구자인 칸젤로시(Angelo Cangelosi)와 인디에나 대학 블루밍턴교의 발달 심리학자인 스미스(Linda B. Smith) 씨가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바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시했다. “로봇 바디의 형태와 그 바디가 무엇을 할 수 있을 지는 로봇의 경험과 그것으로부터 학습할 수 있는 사항을 좌우한다”라고 스미스 씨는 말한다. 그들이 시험에 사용한 로봇 중 하나는 신장이 90㎝의 인간형 로봇인 아이컵(iCub)으로, 이탈리아 기술연구소 팀이 연구목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 로봇에는 처음부터 입력된 프로그램 기능이 없으며 과학자는 자신의 실험용에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구축할 수 있다.

2015년 연구에서 칸젤로시와 스미스 팀은 단순한 관계의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뉴럴 네트워크를 아이컵에게 구축했다. 그리고 물체의 이름이 자신의 특정 자세와 관련 되었을 때 보다 쉽게 새로운 단어(물체의 이름)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험자가 공이나 컵의 어느 것인가를 반복해서 로봇의 좌우로 내밀면, 아이컵은 그 물체를 보기 위해 필요한 운동(예를 들어 고개를 갸웃거리는)과 연계시킨다. 다음에, 실험자는 이 동작을 하면서 물체의 이름을 말했다. 아이컵은 물체를 복수의 장소에서 제시하는 것보다 특정 장소에서 제시하는 것에 대해 높은 학습 능력을 보였다.

몸을 사용하는 것은 아이나 로봇이 기본적인 계산 기능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머릿속에서 손가락을 떠올리는 것을 힘들어하는 어린이는 계산능력이 낮을 경향이 있다는 것이 복수의 연구결과에서 나왔다. 칸젤로시 팀은 2014년의 연구에서 로봇에게 손가락을 사용해 숫자를 세는 방법을 가리켰다. 그 뉴럴 네트워크는 숫자의 명칭으로만 배운 것보다 정확하게 숫자를 표현할 수 있었다.

-- 호기심이 원동력으로 --
새로운 볼거리도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준다. 존스 홉킨스대학의 연구팀이 2015년에 Science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유아는 벽을 뚫고 지나갈 것 같은 단단한 물체 등을 처음 경험하게 되면 스스로 잘못되었던 예측을 검토한다. 예측 착오를 줄이려고 생리적 욕구가 그들의 발달을 촉진시킨다.

프랑스 국립 정보학 자동제어연구소의 로봇 연구자인 우데야(Pierre-Yves Oudeyer) 씨는 학습 프로세스는 보다 복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아이들은 학습의 기회를 많이 제공할 것 같은 물체를 환경 속에서 적극적이며 경이로울 정도로 열심히 찾아낸다. 예를 들어 유아는 대략 100피스의 조각 그림 맞추기 퍼즐보다 장난감 자동차로 노는 것을 선택한다. 아마도 유아의 지식 레벨에서는 장난감 자동차가 보다 많은 검증 가능한 가설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우데야 팀은 소니의 아이보(기본적인 지각능력과 운동능력을 갖춘 강아지 로봇)에 한 특징을 부여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그들이 ‘내발적 동기부여’라고 부르고 있는 특징으로, 예측 착오가 줄어들면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지적인 기계는 그 활동을 통해 일정량을 최대화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으며 보상은 그 양에 따른다). 이 메커니즘에 의해 아이보는 학습이 가장 기대되는 과제를 자립적으로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아이보는 특정의 목적을 수행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물체를 줍거나 다른 로봇과 소리를 내어 대화하는 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획득했다. 그 결과는 ‘예측 개량이라는 동기부여를 통해 로봇이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부산물’이라고 우데야 씨는 말한다.

-- 미래의 로봇 --
이와 같이 어린 아이처럼 학습하는 로봇의 연구는 인지발달에서의 예측처리 및 신체의 중요성 등 심리학에서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단서가 되었다. “우리는 복잡한 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하는 지와 신체의 중요성, 탐색 및 예측 등의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스미스 씨는 말한다.

그러나 인간 수준의 지능으로 발달될 수 있는 로봇이 현실화 되는 것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다. 채피는 아직까지 SF세계의 로봇이기 때문이다. 현실화되려면 우선 유약한 몸체와 낮은 지각능력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거기에는 소프트웨어 로봇 공학 및 로봇 비전 등의 분야의 진보가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보다 더욱 큰 난문은 우리의 뇌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는 것이다. 뇌를 모델화하는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뇌에 필적하는 기계를 설계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 “10년이나 20년 후에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기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인간의 지능의 복잡함을 전혀 모르고 있다”라고 우데야 씨는 말한다.

또한 단순히 적절한 장치와 회로만으로 지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의 연구 결과, 어린이의 발달에는 보살피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로봇이 정말 사람처럼 될 수 있는지 물어본다면, 나는 반대로 질문할 것이다. 누군가 로봇을 인간의 아이처럼 보살 필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다니(谷) 씨는 말한다. “만약 있다면, 내 대답은 ‘예스’ 이다. 다시 말해 인간과 같은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로봇이 인간 아이처럼 발달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또한 지식을 단계적으로 축적하는 프로세스도 반드시 필요하다. “발달은 상당히 복잡한 캐스케이드와 같다”라고 스미스 씨는 말한다. “어느 날 일어난 일이 그 다음 날의 토대가 된다”. 다시 말해, 일생을 통해 일어나는 단계적인 학습 프로세스를 어떻게든 통합시키지 않으면 인간 레벨의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그녀는 주장한다.

파인만(Richard Feynman)이 사망하기 직전, “내가 만들어낼 수 없다면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다니 씨는 2016년의 저서 『Exploring Robotic Minds』 에서 파인만의 말을 뒤집어 “나는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라고 썼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최적의 방법은 그것을 합성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정말 아이처럼 탐험하고 적응하며 발달하는 로봇 제작에 성공할지도 모른다. 그 로봇에게는 아마도 건전한 성장에 필요한 애정과 이끌어 줄 수 있는 대리 부모가 존재할 것이다. 당장은 아이와 같은 로봇은 아이가 어떻게 학습하는지에 관한 귀중한 통찰을 계속해서 제공해 줄 것이다. 또한 기본적인 기구가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를 확실히 알려줄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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