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커버 표지
일경사이언스_2017/12_2017년 노벨상 3개 부문(물리학, 생리의학, 화학)
  • 저자 : 日経BP社
  • 발행일 : 201712
  • 페이지수/크기 : 116page/28cm

요약

Nikkei Science_2017.12 특집 요약(p18-23)

News Scan

2017년 노벨상 3개 부문(물리학, 생리의학, 화학)
닛케이 사이언스 편집부

노벨 물리학상
LIGO에 의한 중력파 관측으로 영예 -- 중력파로 우주를 보는 중력파 천문학의 길을 열다

201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LIGO(라이고) 검출기에 의한 중력파 관측’을 연구한 미국 MIT 교수 라이너 바이스(Rainer Weiss, 85) 씨와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의 배리 배리시(Barry C. Barish, 81) 씨, 킵 손(Kip S. Thorne, 77) 씨의 3명에게로 돌아갔다. 상금의 절반은 바이스 씨가 받고 나머지는 배리시 씨와 킵손 씨가 각각 나누어 갖게 된다.

“아인슈타인이 살아있었다면 틀림없이 좋아했을 것이다”. 바이스 씨는 수상 발표 후의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에 일반상대성이론을 제창, 그 이듬 해, 이와 같은 이념을 바탕으로 한 고찰을 통해 중력파의 존재를 예언했다. 그로부터 100년이 흐른 2015년에 LIGO에 의해 그의 예견이 검증된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대질량 천체 주위는 시공이 휘어지기 때문에 근처를 통과하는 빛이나 물질은 똑바로 직진하지 못하고 이동 경로가 휘어진다. 이것을 우리는 중력의 작용에 의한 것으로 인식한다. 천체가 진동하거나 움직이면 시공의 휘어짐이 광속으로 파도처럼 주위로 전달되는데 이것을 중력파라고 한다. 전자 등의 하전립자가 진동하게 되면 주위의 전자기장도 변동하여 전자파가 생성된다는 것과 기본적으로 같은 구조이다.

강한 중력파는 대질량 고밀도의 천체가 가속도로 운동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중성자성(星)으로 이루어진 연성(連星)이 관측의 타깃이 된다. 중력파가 존재하면 중성자성 연성은 공전운동으로 중력파를 방사하여 운동 에너지가 소비됨에 따라 공전 주기가 점점 짧아지게 된다.

실제, 1974년에 중성자성 연성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한편, 중성자성은 펄스(맥박처럼 짧은 시간에 생기는 진동현상)상태의 전파를 내는 천체 ’펄서(Pulsar)’이기도 하며, 이 전파 관측으로부터 연성의 공전 주기가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예상되는 속도로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중력파의 존재가 간접적으로 검증되었다. 연구를 시행한 헐스(Russell Allen Hulse) 씨와 테일러(Joseph Hooton Taylor) 씨는 1993년에 각각 노벨상을 수여했다.

그러나 중력파를 직접 관측하지 않고서는 증명했다고 볼 수 없다. 중성자성 연성의 공전 운동에 의한 중력파보다, 이것들이 합체할 경우에 상당히 커다란 중력파가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런 천체 현상을 겨냥한 중력파의 검출기, 즉 중력파 망원경의 개발 경쟁에 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뛰어들게 되었다.

상정되는 중력파의 검출 감도를 최초로 실현한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LIGO로, 본격적인 가동으로부터 불과 이틀 후인 2015년 9월 14일에 중력파를 관측할 수 있었다. 게다가 많은 연구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중력파의 발원은 중성자성 연성의 합체가 아닌, 블랙홀 연성의 합체에 의한 것이었다.

블랙홀은 칼 슈바르츠실트(Karl Schwarzschild)가 1915년에 제창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반상대성이론으로부터 도출해 내었다. 그때까지 다양한 천문관측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존재가 검증되고 있었지만 중력파의 관측으로 인해 확증을 얻을 수 있었고 그와 동시에 블랙홀의 연성이 실존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노벨상은 때에 따라 수십여 년 전의 연구업적에 대해 수여되는 경우가 있으나, 중력파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검증한 헐스와 테일러의 경우도 발견으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후에야 그 영예를 안게 되었다. 그러나 중력파를 최초로 검출했다는 발표는 2016년 2월이므로 이번에는 2년이 체 지나기도 전에 수상한 것이다.

처음 관측된 중력파는 관측 날짜인 2015년 9월 14일에서 유래한 ‘GW150914’라고 부르게 되었다(GW은 Gravitational Wave의 약자). 중력파의 진폭은 공간의 신축 비율로 표시되며 0부터 1의 값을 취한다. 1이 최대 진폭으로써 중력파에 의해 공간이 완전히 일그러지거나 2배로 늘어나는 등의 변동이 일어난다. GW150914의 최대 진폭은 10-21으로 1보다 현저히 작다. 이것은 태양∙지구 간의 거리(약 1억 5,000만km)를 기선으로 했을 때 수소원자 1개분 정도의 공간이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 바이스 씨가 고안 --
이렇게 초미소(超微小) 공간변동을 파악한 LIGO는 최대 규모의 레이저 간섭계로 바이스 씨에 의해 기본 시스템이 고안되었다. 한 변의 길이가 4km인 거대한 진공 파이프 2개를 L자형으로 조합시킨 구조로, 파이프의 양단에는 거울이 붙어있다. 양 파이프의 교점(L자형 각)으로부터 강력한 레이저를 두 방향으로 쏜 후 파이프 안에 반사되어 돌아오게 함으로써 광로장(光路長)을 1,000km 이상으로 늘린 후, 다시 L자형의 각의 위치에서 맞게 간섭시킨다. 이 광로장이 LIGO의 실효적인 기선장이 된다. 중력파가 지구에 도착했을 때 공간이 늘어나거나 줄어들면 그에 반응해 파이프 양단에 있는 거울 사이의 거리가 변동, 간섭 패턴이 변하기 때문에 이것을 신호로서 검출한다.

LIGO에서는 이와 같은 시설을 약 3,000km 떨어진 미국 워싱턴 주와 루이지애나 주에 건설, 거의 동시에 같은 간섭무늬의 변화를 파악했을 경우, 그것을 중력파 신호의 후보로 해석한다. 공동 수상인 킵 손 씨는 중력 이온의 대가이며 “어떤 천체 현상에서 어떤 중력파의 신호가 잡힐 수 있을까?”를 심도 있게 연구하여 LIGO의 이론적인 측면에서의 서포트를 해 왔다. 최초의 중력파가 약 10억광년 떨어진 곳에서 태양의 약 30배인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임을 금방 알 수 있었던 것도 손 씨를 중심으로 한 이론 그룹의 성과이다.

다른 한 명의 공동 수상자인 배리시 씨는 바이스, 손 씨가 구상한 기본 플랜을 기반으로 1,000명이 넘는 연구 팀을 이끌며 이 거대시설을 완성하는데 기여했다. 원래는 미립자 물리학의 연구자로, 미국 텍사스주(州)의 지하에 둘레 약 90km의 초전도 초대형 가속기 SSC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의 리더였으나, 재무 난에 의한 계획 중지로 인해 LIGO의 리더로 스카우트 되었다. 배리시는 LIGO를 떠난 후, 차세대 가속기로서 일본에서의 유치가 검토되고 있는 국제 리니어 콜라이더 ILC의 국제 공동설계 팀의 리더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중력파 천문학을 창시 --
중력파를 직접 관측했다는 것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최종적으로 검증하여 블랙홀 주변의 상당히 강한 중력장에도 같은 이론이 성립된다는 것을 보여준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그렇지만 노벨상 위원회의 코멘트에서 중력파로 우주를 관측하는 ‘중력파 천문학’을 개척했다는 점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헐스와 테일러의 두 사람은 이미 알고 있던 천체(중성자성 연성)의 중력파를 간접적으로 확인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미지의 천체 현상을 중력파로 본 점이 다르다. LIGO는 올해 10월 상순까지 4회(유력 후보를 포함하면 5회), 블랙홀 연성의 합체를 관측, 블랙홀 연구에도 탄력이 붙게 되었다.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창을 열어, 천문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업적에 따른 노벨상 수상은 중력파 천문학 이외에도 또 다른 사례가 있다. 1974년은 전파 천문학이 수상했으며, 복수의 전파망원경을 연계해 최대 구경 망원경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마틴 라일(Martin Ryle) 씨, 펄서를 발견한 안소니 휴이시(Antony Hewish) 씨에게로  영광이 돌아갔다. 2002년에는 X선과 뉴트리노의 천문학이 수상. 지아코니(Riccardo Giacconi) 씨는 지상에서는 관측이 안 되는 X선 천체를 로켓이나 인공위성에 탑재한 망원경으로 세계 최초로 관측, 고시바 마사토시 씨, 레이몬드 데이비스 씨는 각각 초신성으로부터의 뉴트리노와 태양으로부터의 뉴트리노를 광산의 지하에 건설한 유니크한 관측장치를 통해 최초로 검출했다.

현재, 전파와 X선, 뉴트리노의 천문학은 크게 발전, 중력파 천문학에서도 향후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이탈리아의 피사 탑 근교에 있는 중력파 망원경인 ‘Virgo(빌고)’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LIGO가 검출한 4번째의 중력파를 최초로 동시에 관찰하는 것에 성공했다.

일본은 기후(岐阜)현의 가미오카(神岡) 광산 지하에 ‘카그라(KAGRA)’ 를 정비 중이다. 2019년까지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카그라가 미국과 유럽의 망원경과 연대를 맺음으로써 하늘 전체를 커버하는 중력파의 관측 체제가 완성되어 도착 방향을 고정밀도로 정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노벨상 수상 발표와 함께, 본인도 2015년에 같은 상을 수상한 카그라 대표인 가지타(梶田) 도쿄대 우주선 연구 소장이 회견, 한 시라도 빨리 본격적인 가동을 향해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재차 밝혔다.  

노벨 생리학∙의학상
24시간을 기억하는 분자 기구를 해명 -- 시계 유전자가 네트워크를 만들어 리듬을 각인

인간과 그 밖의 포유류, 곤충, 식물 그리고 박테리아까지,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물체는 거의 24시간 주기로 신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아침이 되면 인간은 혈압과 심장 박수를 높여 낮 동안의 활동에 대비하며, 식물은 꽃을 피워 수분(受粉) 준비를 한다. 시아노박테리아(남조, 藍藻)는 영양 보급과 야간의 질소고정에서 광합성으로 전환한다.

2017년의 노벨 생리학∙의학상은 생체 시계의 유전자를 최초로 밝혀내어 그 기본적인 구조를 찾아 낸 미국 브랜데이스 대학의 제프리 홀(Jeffry C. Hall, 72) 교수와 로스바시(Michael Rosbash, 73) 교수, 록펠러 대학의 마이클 영(Micheal W Young, 68) 교수의 3명에게 돌아갔다.  

-- 시계 유전자의 발견 --
생물에게 각인된 24시간의 생체 리듬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어두운 곳에서도 밤에 잎사귀를 오므리는 식물은 밤이 되면 정확하게 잎사귀를 오므리며 인간도 거의 24시간(정확하게는 25시간)의 리듬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 기온이 변해도 주기는 변하지 않는다. 이것을 ‘서케이디언 리듬(Circadian rhythms)’이라고 부르며 어떤 메커니즘으로  발생되고 있는지는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천체의 운행을 감지하고 있다” 등의 설이 있었으나, 해답의 돌파구를 연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벤저(Seymour Benzer) 씨와 코노프카(Ronald Konopka) 씨의 실험이었다.

1970년대 초, 벤저 씨 팀은 초파리 집단에 다양한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하여 그 행동을 관찰했다. 초파리는 알에서 9일째되면 번데기에서 성충이 된다. 성충의 타이밍은 날이 밝자마자 이며 계속 어두운 곳에서 사육하더라도 생체 시계는 정확하게 시간을 기억하고 완벽하게 24시간 주기로 일제히 성충이 된다.

그런데 그 중에서 3마리만이 그 패턴으로부터 벗어난 것이 있었다. 이 3마리를 확대해서 관찰해보니, 성충이 되는 타이밍은 각각 19시간 주기, 28시간 주기로 각각 달랐다. 벤저 씨 팀은 이 3마리를 상세히 조사하여 염색체 상의 유전자가 이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이후, 유전자 해독 기술이 발전하여 이 유전자를 특정하는 연구가 가속화 되었다. 그 중에서도 브랜데이스 대학의 홀 씨와 로스바시 씨 그룹과 록펠러 대학의 영 씨 그룹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초파리의 활동을 관찰하여 생체 리듬이 깨진 변이체의 유전자를 찾아 내어 1984년에 각각 독립적인 원인 유전자를 특정했다. per(period)라고 이름 붙인 이 유전자는 생물의 24시간 생체 시계 유전자를 나타내는 첫 사례가 되었다.

또한 로스바시 씨 팀은 per유전자의 발견과 단백질 양이 하루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상세하게 조사하여 1990년 시계 유전자가 단백질을 만들어 그 단백질이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역 피드백에 의해, 세포 단백질의 농도가 24시간 주기로 진동하여 체내 시계를 통제한다는 모델을 제창했다. 이것은 ‘전사 번역(轉寫飜譯) 네거티브 피드백 기구(機構)’로 불려져, 생물의 생체시계의 대부분에서 공통된 기본 원리라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유전자는 단순히 단백질을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과정과 번역과정의 세기가 번갈아 리드미컬하게 변화하듯 제어 네트워크를 만들어 생물체의 기본이 되는 다이너미즘을 생성하고 있다”라고 와세다 대학의 이와자키(岩崎)교수는 말한다. ”그 최초의 예시를 제시한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시계유전자가 연이어 발견되었다. 1995년에는 마이클 영 교수가 PER 단백질과 결합한 복합체를 만들어 억제 피드백 고리(Inhibitory feedback loop)를 거는 tim(timeless의 줄임말) 유전자를 발견했다.

1997년에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다카하시(Joseph Takahashi) 씨가 DNA를 결합하여 per 유전자와 tim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CLOCK 단백질의 유전자를 실험 쥐에서 발견했다. 이것에 의해 만들어진 TIM단백질과 PER단백질은 CLOCK을 불활성화 하여 억제 피드백 고리가 완성된다. 이 시계 유전자는 모두 억제 피드백에 의해 활성이 24시간 주기로 진동한다.

또한 이 무렵 미국 베일러 대학의 그룹과 도쿄 대학의 테이(程) 교수 그룹이 각각 per 유전자를 실험 쥐에서 발견하여 파리와 쥐의 유전자가 공통된 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다만, 각각의 유전자의 움직임이 다른 것도 있다). 이것을 계기로 생체시계와 질병의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가 활발해 졌다.

정상인의 개체라면 생체시계의 주기는 일정하지만, 환경의 리듬이 계절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항상 ‘시계 맞추는 것’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빛의 정보를 생체시계에 전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1998년에 브랜데이스 대학의 그룹이 빛을 전달하는 크립토크롬(Cryptochrome)이라는 단백질의 유전자 cry를 밝혀냈다.

그 이외의 생물로는 붉은빵곰팡이의 시계 유전자 ftq(frequency)의 경우, 일찍이 단리(單離) 되었다. 기능은 초파리의 per유전자와 많이 닮아 있으나, 아미노산의 배열은 전혀 달라 진화 과정 중에 보존된 유전자는 아니다. 식물은 생체시계의 생리학적 연구가 동물에 비해 앞서 있었으나, 이 시계유전자는 2001년에 확인되었다.

-- 비만에서 철새의 경로까지 --
1998년에 나고야 대학의 곤도(近藤) 씨 그룹이 시아노박테리아의 시계 유전자 kaiA, kaiB, kaiC를 발견했다. 당초에는 다른 유전자와 동일하게 전사 번역 네거티브 피드백에 의해 생체리듬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판단했으나, 그 후의 실험으로 시계 유전자가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에도 KaiC 단백질 인산화에 서케이디언 리듬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확인 되었다. 유전자가 활동하지 않으면 네거티브 피드백도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 밖의 무엇인가의 메커니즘이 존재한다고 예상되었다.

곤도 씨 팀은 2005년 시험관 안에 3개의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과 에너지원이 되는 ATP를 넣기만 해도 KaiC 단백질 인산화가 24시간 주기로 진동(자극)되는 것을 증명했다. 유전자뿐만 아니라 세포조차 필요 없이 단백질 만으로 생체리듬이 작동되는 것을 제시한 2페이지의 논문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시계 유전자는 두뇌뿐만 아니라 피부 등 신체 곳곳에 발현되고 있다. 우리의 생활 리듬과 생체시계의 주기가 맞지 않을 경우, 수면장애 및 비만, 암이나 대사이상 등 다양한 질병의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생체시계는 생물과 계절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봄에 피는 꽃은 생체시계에 빛이 밝게 비춰지치는 시간이 빨라지면 꽃을 피운다. 철새가 이동하거나 동물이 번식하는 시기도 생체시계가 알려주고 있다.

노벨 화학상
몸 속의 분자를 그대로 본다 -- ‘해상도 혁명’을 가져온 저온전자현미경(Cryo-EM) 기반 구축

올해 노벨 화학상의 대상이 된 것은 물에 녹은 단백질 등의 생체 분자를 급속 냉각시켜 그 구조를 파악하는 저온전자현미경이다. 2013년경부터 비약적으로 해상도가 높아져 ‘Resolution Revolution(해상도 혁명)’으로 평가되었다. 국제적인 ‘단백질 구조 데이터 뱅크(PDB)’에서는 최근 수 년간 저온전자현미경으로 구조를 해명한 단백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저온전자현미경의 기초 기술을 만들어 낸 것이 올해 수상자인 영국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의 리처드 핸더슨(Richars Henderson, 72), 스위스 로잔대학의 자크 두보셰(Jaquew Dubochet, 75),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요아침 프랭크(Joachim Frank, 77)의 3인이다.

-- 체내 분자에는 맞지 않는 현미경--
단백질 등의 생체분자는 체내에서 결합 및 분해를 반복하며 형태를 다양하게 바꾸면서 기능을 발휘한다. 분자 및 그 복합체의 형태를 원자 레벨로 파악할 수 있다면 체내에서의 움직임을 예측하여 유전자 조작 등을 통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낼 수 있다. 특정의 생체 분자에 효과 있는 약이나 내성을 회피하는 약을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생체분자의 구조를 정하는 구조 생물학은 생물학의 커다란 지지대가 되고 있다.

전자현미경은 광학현미경보다 해상도가 높으며 원리적으로는 대상을 거의 원자 레벨로 볼 수 있으나, 생체분자를 보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생체를 구성하는 탄소와 산소, 질소는 전자선의 투과율이 물과 거의 다르지 않다. 또한 전자선은 빛보다 에너지가 높으며 생체분자에 닿으면 파괴되어 버린다. 또한 전자현미경 안은 진공상태이다. 단백질은 평상시에 물에 녹아 있으나, 진공 속에 있으면 물이 증발해 형태가 바뀌고 만다.

그러므로 생체분자의 표면을 중금속을 포함한 염색제로 굳히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염색제가 거푸집이 되어 분자의 형태를 보전하게 하여 전자선을 산란시킨다. 이것으로 인하여 바이러스의 형태 등은 검출할 수 있게 되었으나, 내부 구조가 보이지 않는 염색제의 입자 크기 이상의 해상도를 얻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으며, 구조 해석의 주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를 대신하여 중심적인 역할을 해 온 것이 X선 해석이다. 생체분자를 정렬시켜 결정화하면 X선을 조사(照射)했을 때의 회절로 주기 구조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결정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핸더슨 씨도 처음에는 어떤 막 단백질을 결정화시키려 했으나, 아무리 해도 잘 안되었기 때문에 전자현미경을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오래된 세균의 세포막 중에서 2차원 결정을 만드는 박테리오로돕신(Bacteriorhodopsin)이란 단백질이었다. 핸더슨 씨는 세포막의 표면에 수분을 유지하는 작용을 하는 포도당(Glucose) 용약을 덮어 단백질이 손상되지 않을 정도의 약한 전자선을 쏘면서 촬영했다. 화상은 뿌옇게 보였지만 세포막을 기울여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여 이 단백질이 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특징을 잘 활용하여 2차원의 화상으로부터 3차원 구조를 구성시켰다.

1975에 발표한 전자현미경 화상은 7Å라는 높은 고해상도로 입체구조를 파악함으로써 전문가를 압도시켰다. 이 성공은 전자현미경으로 생체분자의 3차원 구조를 촬영하기 위한 열쇠가 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촬영 대상의 고정과 얻을 수 있는 화상의 처리가 바로 그것이다.

두보셰 씨는 대상의 고정에 획기적인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영하 196℃의 액체 질소로 냉각시킨 액체 에탄으로 시료를 순간적으로 냉각 후 동결시킨다. 물이 아닌 얼음 결정에 집어 넣으면 진공 속에 있어도 금방 증발되지 않는다. 천천히 얼리면 얼음 결정이 형성되어 생체분자를 파괴시켜버리지만, 초단시간에 급랭시키면 결정이 만들어지기 전에 랜덤으로 원자가 채워진 상태로 굳는다. 결정 얼음은 전자선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그것을 피하는데도 효과적이었다.

핸더슨 씨의 당초 해상처리는 2차원 결정의 성질을 이용했기 때문에 한정된 단백질에게만 적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벽을 부순 것이 프랭크 씨이다. 급속 동결한 생체분자는 물에 녹아 있던 상태로 흐트러진 방향을 보고 있기 때문에 1회의 촬영으로 같은 분자를 다양한 각도에서 본 화상으로 몇 만장이라도 찍을 수 있다.

프랭크 씨는 이 2차원의 화상을 3차원 화상으로 재구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생체분자의 화상은 눈으로 봐서는 무엇이 찍혀있는지 잘 알 수 없지만, 그곳에 있는 대량의 분자 화상을 통계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분석 능력이 높은 선명한 화상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시료의 동결과 3차원 화상의 재구성은 저온전자현미경의 기본이 되어 그 이후의 반도체와 정보기술의 진보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시료의 준비에서 측정에 이르기까지 자동으로 해 주는 시스템이나, 형태가 다른 생체분자가 섞여있어도 자동으로 분리하여 각각의 3차원 해상을 재구성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됨으로써 측정의 효율이 현격히 향상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업적은 핸더슨 씨 팀에 의한 새로운 전자선 검출기의 개발이다. 전자를 빛으로 변환하지 않고 원대 상태로 카운트하는 것으로 신속하게 대량의 화상을 촬영할 수 있다.

-- 구조해석의 주역으로 --
오랜 시간 X선 해석을 사용해 온 구조 생물학자들도 모두 저온전자현미경을 사용하게 되었다. 영국 MRC분자생명학연구소의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Venkatraman Ramakrishnan) 팀은 2013년 3월에 효모인 미토콘드리아 리보솜의 구조를 3.2Å이라는 거의 원자수준에 가까운 해상도로 해명했다고 사이언스지(誌)는 보고하며 ‘해상도 혁명’이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이는 “하나의 기념비적인 업적’라고 이화학연구소의 요코야마(横山) 연구원은 말한다.

라마크리슈난 씨는 X선을 통해 리보솜 구조를 분석한 업적으로 2009년의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저온전자현미경을 통해 최첨단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스탠포드 대학의 브라이언 코빌카 씨가 세포막에 집어 넣은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에서 내부에 G단백질이 결합되어 신호를 전달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토빌카 씨도 GPCR의 X선 구조해석에 의해 2013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GPCR 중에는 결정화가 안 되는 것이 많아, ‘저온전자현미경에 의해 사상 처음으로 골다공증에 관련된 GPCR 복합체의 구조가 밝혀졌다”라고 도쿄대학의 요시카와(吉川) 교수는 말한다.

저온전자현미경은 작은 분자일수록 관측이 어려우며 현재는 분자량 65,000개인 헤모글로빈이 가장 작다. 그러나 어느 정도 큰 단백질 복합체에 대해서는 “X선 분석에 대적할 기세”라고 이화학연구소 라이프 사이언스 기술기반연구센터의 시라미즈(白水) 부센터장은 지적한다.

저온전자현미경의 최고급 기종은 1대에 5~6억엔이다. 영국,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이미 약 150대가 납품되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오사카(大阪) 대학과 오키나와(沖縄) 과학기술대학원대학에 총 4대가 있을 뿐이다.

 -- 끝 --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