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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인 개발 프로세스를 바꾼 부품 업체 -- 지야토코, 양산 전 EV에 처음으로 일반인 시승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4.2.14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4-02-21 22:33:39
  • 조회수136

Nikkei X-TECH_2024.2.14

극비 개발 프로세스를 바꾼 부품 업체
지야토코, 양산 전 EV에 처음으로 일반인 시승

“‘극비’라는 선택지 외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성과에 놀랐다. 좋은 의미로”.

자동차 부품의 개발 기간은 길다. 몇 년의 시간을 들여 많은 기술자들이 수많은 논의를 통해 완성해나가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고객인 자동차 제조사의 요구로 사양을 변경해야 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그것이 소비자에게는 전혀 와 닿지 않을 때도 있다.

“4년간 착실하게 개발해온 부품을 완성한 후, 고객사로부터 ‘안 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절망감은 엄청나다”. 이렇게 말한 사람은 자동차 변속기 대기업 지야토코(시즈오카 현)에서 일하는 베테랑 기술자이다. 구체적으로 파고들지는 못했지만, 필자는 그의 말에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지야토코는 기술자에게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사태를 피하고, 채택 확률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새로운 대응을 시작했다.

쉽게 말해 ‘개발 중인 부품이 탑재된 시제차량을 일반인이 타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시제 차량은 부품 납품처인 자동차 제조사에게 평가 받는다. 테스트 코스에서 미디어 관계자가 시승하는 일도 가끔 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체험하게 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 지야토코도 “양산 전의 시작(試作) 유닛을 탑재한 자동차를 일반인에게 시승하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지야토코 관계자)라고 한다. 경쟁사에 정보가 새어나갈 수도 있다는 리스크도 감안한 것이다.

-- EV에서 자주 나오는 '변속기 불필요론' --
2023년 12월, 후지(富士)스피드웨이(시즈오카 현)의 한쪽 구석에 지야토코가 완성한 시제차량들이 나란히 서있었다. 이날은 닛산자동차 계열사의 모터스포츠 관련 팬 감사 이벤트 ‘NISMO Festival at Fuji Speedway 2023’가 개최되고 있었다. 메인 코스와 광장 등으로부터의 환성이나 음악이 들리는 작은 코스에서 시제차량의 체험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지야토코가 준비한 것은 변속기를 탑재한 전기자동차(EV)이다. 모터 구동의 EV에서는 ‘변속기 불필요론’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양산 중인 EV의 대부분은 변속기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양산 EV 가운데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는 것은 독일 포르쉐(Porsche)의 고급 EV ‘타이칸(Taycan)’ 등 한정된 차종뿐이다.

포르쉐의 타이칸은 2단 변속기를 갖추고 있다. 이것을 채택한 가장 큰 목적은 최고 속도 확보이다. EV에 변속기를 사용하는 이점으로는 최고 속도 외에도 ‘발진시의 강한 가속’, ‘견인 성능의 향상’, ‘고속 주행시의 전력소비량 개선’ 등을 들 수 있다. 변속기를 사용함으로써 작은 모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희토류 사용량 절감’에 기여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모든 EV에 변속기를 탑재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차량의 무게가 무거운 자동차나 상용차, 스포츠카 등에서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탑재의 경계선은 C세그먼트 차량"이라고 자동차 제조사의 EV 기술자에게 들은 적이 있다.

EV용 변속기는 새로운 기술 영역으로, 미래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지야토코는 극비인 부품 개발의 상식을 다시 썼다. ‘실제로 자동차를 이용하는 일반인에게 물어보면 좋지 않을까?’라고.

-- 5단 MT 탑재의 EV도 --
지야토코가 이번 행사에서 선보인 EV는 총 4대. 모두 엔진차를 개조해 모터와 배터리 등을 탑재한 EV이다.

첫 번째 차량은 닛산의 픽업트럭 '타이탄(Titan)'으로, 지야토코가 새롭게 개발 중인 전동 액슬을 탑재했다. 출력이 250kW인 모터에 3단 변속기를 조합. 2단에서의 주행을 기본으로 하며, 견인 시나 오프로드 주행의 경우에는 1단을, 고속주행 시에는 3단을 사용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두 번째는 상용 밴 ‘캐러밴(Caravan)’을 베이스로, 엔진을 출력 100kW의 모터로 대체한 것이다. 본래 탑재되어 있던 7단 자동변속기(AT)와 토크컨버터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는 캐러밴의 구급차용 사양 ‘파라메딕(Paramedic)’을 개조한 EV이다.탑재된 모터의 출력은 160kW. 기존의 5단 AT를 유용, 토크컨버터는 분리했다.

네 번째는 경차 밴 ‘NV100 클리퍼’로, EV화했지만 5단 수동변속기(MT)를 남겨둔 것이 큰 특징이다. EV이기 때문에 '엔진스톨'이라는 개념은 없지만, MT 차량으로서 조작하는 재미가 있다. 모터는 48V 구동의 소형 차량으로 힘이 없어 보이지만, 필자가 시승해본 느낌은 '적절하게 기어를 선택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 GT-R에 필적하는 가속 G --
"두 대를 시승하여 비교해보니 차이를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한 참가자가 이렇게 말하듯이 캐러밴과 파라메딕의 차이는 타면 금방 알 수 있었다.

고출력 모터를 구비하고 있는 파라메딕은 정지 상태에서 1단 기어로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가속 G(가속도)는 “0.6G에 달한다”(지야토코의 개발 담당자). 차량 무게가 약 2,800kg이지만, 닛산의 스포츠카 ‘GT-R’에 필적하는 수치라고 한다.

“토크컨버터가 없는 5단 모델(파라메딕)이 승차 시 위화감이 없이 운전이 즐거웠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캐러밴도 가속 성능은 충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고속도로 합류 시와 같이 짧은 거리에서 제대로 가속하고 싶은 경우, 다단 AT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시승차량을 운전한 일반인은 총 42명으로, 동승자 수도 거의 비슷했다. 일부러 후지스피드웨이까지 와서 닛산의 이벤트를 즐길 정도로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소 특수한 속성을 가진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의견을 '일반인의 의견'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지만, 시승회에서 들은 생생한 체험의 목소리는 귀중하다. 예를 들어, 변속기의 효과를  1~3단의 차이만으로도 쉽게 실감할 수 있었다면, 실제 EV에서는 '7단이나 필요 없다'라고 판단하는 재료가 된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여백’을 마련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변속 쇼크가 적어 깜짝 놀랐다'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반대로 변속 시 고양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드웨어를 공통화하고 제어용 소프트웨어로 기분 좋은 진동을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어도 대응하기 쉽고, 양산 후에 소프트웨어만 추가로 제공하는 형태도 취할 수 있다.

부품의 개발 프로세스를 극비로 하는 것은 경쟁사로부터 비밀을 지키기 위함으로 지금까지 필수불가결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동차의 개발 속도가 빨라졌고, 소비자 요구의 변화도 커지고 있다. 지금의 시대를 생각하면 개발 프로세스를 오픈화해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도입하는 메리트는 크다고 느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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