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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그린수소에 진심 -- 수전해 장치 도입 계획, 2년 만에 100배 넘는 규모로
  • 카테고리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23.11.20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3-11-28 08:57:24
  • 조회수228

Nikkei X-TECH_2023.11.20

그린수소 제조의 대규모 경쟁
세계가 그린수소에 진심
수전해 장치 도입 계획, 2년 만에 100배 넘는 규모로

지금까지 세계 각국은 재생 가능 에너지에 투자해 주로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에 주력해 왔다. 그것이 성공하여 유럽 등을 중심으로 2050년에는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를 달성할 전망이 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력 부문만으로는 탄소중립은 실현될 수 없다. 전력 부문 이외의 섹터에서 소비되는 화석연료의 에너지는 전력량의 약 3배이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경우, 현시점의 전력 부문 배출량의 1.5~4배이다.

-- 일본도 조 엔 단위로 투자 --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비전력 부문 화석연료의 탈탄소화에 정면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화석연료의 주요 대체 수단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재생 가능 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 수소, 즉 그린수소, 혹은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만든 그린암모니아 등이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이 비전력 부문 화석연료의 탈탄소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최근 1~2년 사이에 그린수소를 추진하는 국가 차원의 정책이 나오면서 각지에서 생산 계획도 급증하고 있다.

그 투자 금액은 국가 레벨에서는 조 엔 단위의 규모가 되고 있다. 수전해 장치의 도입 규모와 투자액이 가장 큰 것은 역시 유럽연합(EU)으로, 2030년까지 EU 내에 90G~100GW 분의 수전해 장치를 도입할 계획이다. 조성액은 약 12조 엔. 대출까지 포함하면 약 48조 엔 규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기 전에는 40GW를 목표로 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2022년, '탈러시아' 촉진을 목적으로 도입 목표량을 2배 이상 늘렸다.

그 다음이 인도로,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5조엔)를 투자해 60G~100GW 분의 수전해 장치를 도입할 계획이다. 재생 가능 에너지의 도입 목표량은 그 4배 이상이다.

현시점에서 수전해 장치 도입 규모 ‘3위’는 의외로 일본이다. 올 6월, 자원에너지청이 발표한 '수소 기본전략' 개정판에는 그린트랜스포메이션(GX)에 대한 대응으로서 정부가 선행적으로 20조 엔을 투자한 뒤, 향후 10년간 총 150조엔 이상의 민관 투자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향후 15년간 민관이 총 15조엔을 수소 공급망 정비에 투자. 또한, 2030년까지 국내외에 도입되는 일본 관련 기업의 수전해 장치는 15GW 분이라고 한다. 이 때 ‘국외’ 분은 일본의 에너지계 상사가 오스트레일리아 등 재생 가능 에너지의 발전 코스트가 낮은 국가 및 지역에 도입하는 분을 상정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새로운 수소기본전략에 대해 다소 싸늘한 시각도 있다.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서의 산학 연계를 추진하고 있는 X-Scientia의 대표이사이자 수전해 사업 연구자인 후루야마(古山) 씨는 이번 새로운 수소기본전략은 이전 것에서 기본적으로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는 “금액 측면에서는 늘어났지만, 방향성이 ‘환경 조성’에 머물러 있어, 실제로 수전해 장치 시장을 형성해 나간다는 강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전의 수소기본전략에서 추진하던 연료전지차 도입 계획과 현실의 도입 대수 사이에는 최소 8년의 지연이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전략에서 여기에 구체적으로 대처하는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후루야마 대표이사). 즉, 환경은 정비하지만, 실제로 도입하는 것은 민간에 전담시키고 결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해도 책임은 경제산업성에는 없다는 자세는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인 것이 EU로, “현시점으로부터 2030년까지 수전해 장치를 언제 어느 정도 도입해 나갈 것인가 등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럴 경우, 보조금 베이스라고는 해도 수전해 장치 제조사는 실제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전망을 세우기 쉽다”(후루야마 대표이사).

참고로, 미국은 올 10월에 그린수소 생산 거점인 '수소 허브'로 다수의 후보지 중 7곳을 선정. 여기에 총 70억달러(약 1조엔)를 조성할 계획이다. 금액 측면에서는 그리 크지 않지만, 조성할 곳은 명확히 하고 있다.

-- 계획 베이스로는 2년 만에 100배가 넘는 규모로 --
이처럼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를 보임에 따라 지자체 및 기업 레벨에서의 수전해 장치 도입 계획도 수 GW 규모라고 하는 거대 프로젝트가 복수 등장하고 있다. 불과 2년 전에는 20MW가 최대였기 때문에 2년 만에 100배 이상으로 확대된 것이다. 계획의 수 자체도 크게 늘고 있다. 도입 규모가 16MW 미만인 계획도 포함해 수백 건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은 중국이다. 지린(吉林) 성 등 주정부 단위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속속 등장. 중국 Sinopec(中國石油化工集團)과 중국 싼샤그룹(長江三峽集團) 등 국영 대기업들이 그린수소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Sinopec은 직접 수전해 장치를 개발해 ‘탈석유’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싼샤그룹은 싼샤댐으로 알려진 중국 최대 댐 등 수력발전을 중심으로 총 100GW 이상의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 설비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추진하는 수전해 사업은 세계 시장의 향방도 좌우할 수 있다.

-- 2030년에는 약 7조 엔 시장으로 성장--
시장 규모 전망치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캐나다의 Precedence Research가 올 8월에 발표한 전망에 따르면, 2022년에 28억달러(약 3,600억엔)였던 시장 규모는 연평균 성장률(CAGR) 32.2%로 성장, 2032년에는 약 20배인 454.8억달러(약 6.8조엔)에 이른다고 한다.

이 수치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계획 확대에 따라 2030년의 수전해 장치 설치량에 대한 전망치도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Hydrogen Council가 올 5월에 발행한 수소 사업 보고서 'Hydrogen Insights 2023'에 따르면, 2019년 12월 시점의 2030년 수전해 장치는 누계 18GW로 전망.

이것이 1년 후인 2020년 12월에는 54GW, 2021년 12월에는 115GW, 2022년 5월에는 175GW, 올 1월에는 232GW로 대폭 상승했다. Hydrogen Council의 또 다른 보고서인 ‘Hydrogen decarbonization pathways’에서는 수전해 장치가 2030년에 최대 600GW, 2050년에는 5,500GW 분 도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수소의 용도에 대한 걱정은 없어 --
이렇게 많은 양의 수전해 장치를 도입해 그린수소를 양산한다고 해도 과연 그 만큼의 용도가 있을까? 적어도 유럽에서는 용도에 대한 걱정은 없을 것 같다. EU의 그린수소 생산을 뒷받침하는 정책 ‘REPowerEU’에서는 2030년에 총 2,000만 톤/년의 수소 용도를 상정하고 있다.

용도는 예를 들어, 일반 기업이나 가정에 공급되는 천연가스 배관에 수소를 섞어 보내는 것 외에도 합성연료 원료, 제철 시 코크스를 대체하는 환원제, 화학품으로써의 암모니아 합성, 연료전지 등을 사용하는 운수용, 산업용 보일러, 정유 등이다.

거의 모든 업종에서 탈탄소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수소가 부족할 수 있어도 남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6년 전 수소기본전략에서는 사실상 운수 부문밖에 상정하지 않았지만, REPowerEU의 운수 부문에서의 수소 수요는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 수전해 장치 제조업체의 상당수는 큰 적자 기록 --
하지만 이와 같은 수전해 장치 사업이 앞으로 계획대로 순조롭게 확대될지에 대해서는 회의론도 있다. 한 일본의 수전해 장치 제조업체는 “많은 계획 중 현시점에서 실제로 가동되고 있는 예는 단 몇 군데로, 최대 20MW 규모이다.

수백 MW나 수 GW라고 하는 계획의 대부분은 최종 투자 판단(FID)도 끝나지 않아, 정말 실현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라고 한다. 다른 수전해 장치 제조업체도 “유럽의 수전해 장치 제조업체 상당수가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아직 보조금이 있지만, 그것이 줄어들면 사업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라며 회의적이다.

이와 같은 회의론이 나오는 배경에는 수전해 사업에서 생산되는 그린수소 가격에 강한 인하 압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린수소 가격은 일본에서는 10달러/kg 전후. 유럽에서조차 4달러/kg 전후로 비싸다.

반면,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는 수소 환산으로 2달러/kg로 낮다. 코스트 측면으로만 보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그린수소가 가격 경쟁력이 없다. 이러한 그린수소에 대한 가격 인하 압력은 수전해 장치의 가격 인하 압력과 직결된다.

또한, 수전해 장치 제조업체들은 이미 중국계 기업과의 격렬한 가격 인하 경쟁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공장 규모 확대에도 투자해야 한다. 이것이 적자가 계속되는 요인이다.

-- 화석연료 시대와는 다른 에너지 지정학 형성 --
하지만 중동이나 호주, 칠레 등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 코스트가 매우 낮은 국가 및 지역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그린수소의 생산 코스트가 화석연료와 비슷해지거나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수전해 장치를 아무리 양산해 코스트를 낮춰도 저렴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만큼 저비용화 효과는 얻을 수 없다.

X-Scientia의 후루야마 대표이사는 “일본은 물론 유럽에서도 지역 내에서의 양산으로는 코스트상의 과제를 해결할 수 없어, 재생 가능 에너지가 저렴한 지역에서의 그린 수소 생산과 수입에 의지하게 될 것이다. 중동에 의존하던 화석연료와는 다소 다른 형태의 새로운 에너지 지정학이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

-- 수소의 차별화가 급속히 진행 --
그린수소의 코스트 경쟁과는 다른 방향성을 추구해 어떻게든 사업을 성사시키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것은 수소를 그 생산 방법으로 차별화해 부가가치를 높여 나간다는 방향성이다. 최근 들어 수소의 ‘색 구분’이 추진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수소에 10개 이상의 색이 붙여져 ‘수소 무지개’라고도 불리고 있다.

예를 들어, 재생 가능 에너지 유래 수소는 일반적으로 그린수소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태양광발전 유래 수소를 '옐로우수소'로 구별하는 움직임이 있다. 또한 원자력발전 유래 수소는 핑크나 레드 혹은 퍼플수소라고 불린다. 원료는 천연가스이지만, 기존의 수증기 개질이 아닌 촉매를 통한 열분해에 의해서 추출하는 것을 ‘터키석색 수소라고 부른다’. 탄소는 고체의 형태로 분리되어 적어도 원료에서는 CO2가 배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고갈된 유정에 박테리아를 주입해 만드는 ‘골드수소’, 더 나아가 천연 수소 광상(鑛床)에서 채굴이 가능한 코스트가 1달러/kg으로 저렴한 ‘화이트수소’도 주목 받고 있다. 화이트수소는 아프리카 말리를 비롯해 미국과 동유럽, 러시아, 호주, 오만, 그리고 프랑스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히 올해 발견된 프랑스의 수소 광상의 추정 매장량은 600만~2.5억 톤으로 규모가 크다. 천연수소의 생성 과정으로는 철분이나 마그네슘이 풍부한 암석과 물이 반응해 수소를 생성하는 '사문암화(蛇紋岩化)’, 혹은 방사선에 의해 물이 분해되는 '방사선 분해'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세계의 그린수소 수요를 어디까지 조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당분간은 그린수소를 축으로 개발 경쟁 및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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