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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어려운 '로봇의 손' -- 기계가 사람을 초월하는 날은 오는가
  •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22.10.25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2-11-03 22:09:27
  • 조회수312

Nikkei X-TECH_2022.10.25

의외로 어려운 '로봇의 손'
기계가 사람을 초월하는 날은 오는가

로봇이 안고 있는 낡고 새로운 과제 중 하나가 ‘잡는 기술’이다. 로봇은 모양이 변하지 않는 작업을 정해진 동작으로 다루는 것이 특기다. 그러나 모양과 동작이 변화하는 경우는 로봇에게 난이도 높은 작업이 된다. 사람이 무심코 눈앞에 있는 임의의 물체를 잡고, 그것을 망가뜨리지 않고 옮길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잡는 기술이 생산성을 높인다 --
로봇을 생산현장에서 잘 다루려면 사람이 그 동작 환경을 만들어 로봇에게 제공해야 한다. 워크의 모양에 맞춰서 전용 로봇 핸드를 개발하거나 워크의 자세를 미리 맞춰서 잡기 쉽도록 하는 등 아이디어 내야 한다.

그런데 워크가 부드러운 부정형의 물체인 경우나 낱개로 보관되어 있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워크의 자세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비전이 필요하다. 잡은 워크를 떨어뜨리거나 움켜쥐지 않도록 촉각 센서와 토크 센서 등으로 계측해서 피드백을 실행하는 제어 시스템도 필요하다.

최근 컴퓨터 비전이나 센싱 기술은 현저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이 가진 시각이나 촉각 능력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실정이다. 사람이라면 임기응변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로봇의 경우 작업이나 동작을 변경할 때마다 설정 변경이 필요하다.

제품 조립을 예로 들면, 취급하는 부품이 빈번하게 바뀌는 다품종 소량생산 현장이나 정밀한 조합이 수반되는 부품 삽입과 같은 작업에서는 현재의 로봇은 사람을 당할 수 없다. 무리하게 고가의 로봇을 도입하는 것보다 손재주가 있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확실하고 비용도 싸게 끝난다.

반찬을 만드는 식품 공장도 그렇다. 감자 샐러드나 톳조림 같은 반찬은 모양이 정해져 있지 않고 부드럽다. 항상 일정량을 잡거나 흘리지 않고 용기에 담는 것은 로봇에게는 어려운 작업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반찬 공장은 지금도 사람의 손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제조업과 식품업계는 작업자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그래서 지금 로봇의 '잡는 기술' 진보가 작업 자동화 폭을 넓히고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로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 '촉각'에 발전의 여지가 있다 --
잡는 기술의 관건이 로봇에게 촉각을 주는 촉각 센서다. 물체와의 단순 접촉 유무만이 아니라 힘의 크기와 압력의 분포, 미끄러짐 등을 검출한다. 최근에는 잡기 직전에 근접 정도를 감지하는 센서도 등장하고 있다.

로봇 핸드에 정통한 전기통신대학 명예교수 시모조(下条) 씨에 따르면, “부품 조립 등의 정밀한 작업에서는 시각과 함께 촉각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체의 결합 상태를 판별하거나 물체의 부드러움이나 표면의 근소한 단차를 감지하려면 촉각이 필수다. 시각과 촉각이 협조함으로써 보다 고도의 로봇 제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촉각센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성능이 요구된다. 우선 응답성이다. 밀리초 단위로 로봇을 제어하고 있다면 촉각 센서에도 비슷한 수준의 응답성이 요구된다. 히스테리시스(이력 효과) 특성이 뛰어난 것도 중요하다. 워크에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물리적 혹은 화학적 내구성도 필요하다. 거기에 높은 분해능까지 있으면 바람직하다.

그런데 시각에 상당하는 머신 비전이나 청각에 상당하는 음성 인식은 최근의 인공지능 기술에 힘입어 현저하게 발전했지만 로봇의 촉각 기술은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로봇의 시각이나 청각에 대한 연구가 응용 단계인데 반해, 촉각은 검출 방식 레벨의 연구가 많고, 응용 레벨은 아직 개발 도중이다”(시모조 교수).

-- 80년대에는 초기 방식이 등장 --
촉각 센서로서 널리 알려진 것에는 접촉 면적의 크기를 포착하는 전기저항방식과 변형 게이지 방식이 있다. 촉각 센서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이들 2가지 방식을 포함해 1980년대에는 이미 다양한 방식이 등장했었다.

대표적인 초기 촉각 센서로는 '감압 도전 고무 방식'이 있다. 탄소입자 등의 도전성 입자를 균일하게 확산시킨 다공질 실리콘 고무를 이용한다. 이 실리콘 고무에 하중이 가해지면 탄소 입자의 접촉이 증가해 전류가 흘러 접촉을 감지할 수 있다. 그 밖에 ‘정전 용량 방식’과 ‘압전 소자 방식’ 등도 초기 촉각 센서로 자리잡았다.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 카메라를 사용하는 광학 방식이 등장한다. 높은 해상도를 얻을 수 있고, 접촉면에 대량의 센서를 배치하지 않아도 된다. 센서 별 전기 배선도 불필요하기 때문에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슬림화가 어려운 것이 과제이지만 최근 구조를 간소화한 새로운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그 일례가 투명한 탄성체에 표적이 되는 마커를 배치하고, 그 탄성체의 변형을 카메라로 포착하는 방법이다. “카메라와 유연 소재의 조합은 제조가 비교적 단순해 여러 방식이 제안되고 있다. 앞으로는 영상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승부가 될 것이다”(시모조 교수).

카메라나 LiDAR(레이저 레이더)가 주류인 ‘시각’이나 마이크가 주류인 ‘청각’과는 달리 로봇에게 촉각을 주는 디바이스는 다양하다. 앞에서 예를 든 방법은 그 일부에 불과하다. 이밖에 자석과 홀소자(Hall Element)를 사용해 힘을 검출하는 방식이나 초음파를 이용하는 방식도 있다. 도전성 섬유로 구성된 스마트 텍스타일(Smart Textile)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상정한 제품도 넓은 의미의 촉각 센서라 할 수 있다.

로봇의 잡는 기술의 향상을 위해서는 워크와 직접 접촉하는 로봇 핸드의 내구성도 중요하다. 워크와의 접촉면이 파손되거나 열화되면 로봇의 동작을 멈추고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 또한 자가 복구하는 살아있는 피부를 배양해 로봇에 씌우는 독특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인력 부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로봇에 대한 기대는 계속 높아질 것이다. 잡는 기술의 진화는 로봇이 활약하는 장을 더욱 넓힐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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