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립형 '저침습 BMI'로 뇌활동 계측 -- 루게릭병(ALS) 환자의 의사전달 및 재활치료에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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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21.6.2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1-06-10 19:10:33
- 조회수417
Nikkei X-TECH_2021.6.2
매립형 '저침습 BMI'로 뇌활동 계측
루게릭병(ALS) 환자의 의사전달 및 재활치료에 응용
뇌와 디바이스를 연결해 뇌 활동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는 기술 ‘BMI(Brain-Machine Interface)’. 최근 이 BMI를 치료나 재활에 응용하는 연구개발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일론 머스크가 2016년에 설립한 미국의 벤처기업 뉴럴링크(Neuralink). 설립된 지 불과 몇 년 만에 뇌 활동 계측을 위한 소형 매립형 디바이스를 발표, 실제로 돼지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뉴럴링크는 놀라운 스피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연구비와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이전부터 연구되어 온 복수의 핵심 기술들을 하나로 통합해 실용화를 내다본 레벨에 도달했다”(체내 주입형 혈당치 센서 및 초소형 급전 기술 등을 연구하는 도쿄공업대학 과학기술창성연구원의 도쿠다 교수).
BMI를 의료분야에 응용하는 용도로는 뇌 활동 정보를 계측한 결과에 맞춰 체외 장치를 움직이거나 절단된 체내의 신경회로를 인공적으로 연결하는 것 등이 상정되고 있다. 예를 들면 로봇팔을 자신의 의사로 제어하거나, 자신의 의사를 외부의 장치를 통해서 상대에게 전달, 또는 손상된 신경계를 보완해 마비된 손발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뉴럴링크의 연구를 비롯한 미국의 많은 연구에서는 뇌에 다수의 전극을 삽입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계측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뇌 활동의 기본이 되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직접적으로 계측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정밀도가 높고 분석도 용이하다. 하지만 뇌에 다수의 전극을 삽입해야 하기 때문에 출혈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 어려움이 있다. 뉴럴링크는 뇌에 가해지는 부담을 낮추면서 정해진 부분에 전극을 높은 정확도로 매립하기 위해 전용 수술 지원 로봇을 활용할 방침이다.
일본에서는 뇌 활동 계측을 목적으로 한 내장형 디바이스 가운데 저침습 기술의 실용화 움직임이 높아지고 있다. 뇌에 전극을 삽입하는 타입이 아닌, 두개골과 뇌 사이에 복수의 전극이 탑재된 시트를 부착해 뇌 활동을 계측하는 것으로, 매립형 BMI 중에서도 침습성이 낮아 장기간 안정적으로 뇌 활동을 계측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뇌에 직접 전극을 삽입하는 타입과 비교해 취득할 수 있는 데이터의 정밀도가 낮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복수의 전극을 고밀도로 병렬함으로써 거의 동일한 수준의 정밀도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BMI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오사카대학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의 히라타(平田) 특임교수).
-- ALS 환자를 대상으로 한 디바이스 개발--
2020년 3월, 뇌 표면에 부착하는 시트 형태의 전극으로 뇌 활동을 계측해 난치병인 ALS(루게릭병) 환자의 의사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한 오사카대학발 벤처기업 JiMED(오사카)가 발족했다. 올 3월에는 오사카대학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총 약 2억엔을 출자 받아 현재는 의료기기로서의 승인 취득을 목표로 기업주도형 임상시험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JiMED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디바이스는 오사카대학 대학원의 히라타 특임교수 등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뇌 활동 계측을 위해 뇌파를 계측하는 시트 형태의 전극과 얻은 뇌파를 증폭시키기 위한 집적화 앰프, 무선데이터통신, 무선충전 등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체외에 데이터 수신기만 있으면 현재는 1회 수술로 5년 정도 지속적으로 뇌파를 계측할 수 있다.
상정되는 이용 방법은, 먼저 수술로 환자의 뇌 표면에 복수의 전극이 탑재된 시트를 부착해 뇌파를 계측. 전극과 함께 머리에 매립된 소형의 디바이스가 계측된 뇌파를 무선통신기를 통해 외부의 컴퓨터에 전달하면 컴퓨터가 뇌파를 분석해 의사전달장치를 작동시킨다. “전극과 디바이스의 매립 수술 자체는 뇌 외과 수술 중에서는 비교적 용이한 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자신도 뇌 외과 의사인 히라타 특임교수는 설명한다.
뇌파를 전달 받은 컴퓨터가 의사전달장치를 제어하는 구조는 다음과 같다. 의사전달장치에는 50개 음이 바둑판 모양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커서가 자동으로 스크롤한다. 뇌에 디바이스가 매립된 환자는 표현하고 싶은 문자의 행이나 열에 커서가 스크롤 되었을 때, 손을 잡는 등의 동작을 연상한다. 그러면 그 이미지로 인해 발생하는 뇌 활동을 외부 컴퓨터가 읽어내 의사전달장치에서 전하고 싶은 문자를 확정한다. 뇌 활동의 계측 결과를 의사전달장치를 조작하는 스위치 대신 이용하는 것이다.
“환자가 동작을 연상한 후 0.5초 정도의 빠른 속도로 의사전달장치를 작동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비침습으로 뇌의 외부에서 뇌파를 계측하는 방법으로는 어렵다”라고 히라타 특임교수는 말한다. 일반적으로 ALS 환자는 손이나 발, 시선, 눈 깜박임 등을 이용해 의사전달장치를 조작한다. 하지만 병세가 악화되면 이러한 움직임으로 장치를 조작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이 디바이스를 이용해 자신의 의사를 전할 수 있다면 ALS 환자의 삶의 희망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히라타 특임교수는 말한다.
“의사 전달이 어려워진 ALS 환자 중에는 사는 의미를 찾지 못하고 인공 호흡기를 장착하지 않는, 즉 죽음을 선택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히라타 특임교수)라고 한다. 히라타 특임교수 팀이 45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의 환자가 매립형 디바이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답했다. “환자가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사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라고 히라타 특임교수는 말한다.
히라타 특임교수는 이 외에도, 뇌파를 계측해 음식을 삼키는 ‘연하(Swallowing)기능’을 보완하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노화로 인한 연하기능 저하는 경우에 따라 오연성 폐렴을 발생시켜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히라타 특임교수는 뇌 활동을 계측한 결과에 따라 연하와 관련된 운동을 전기자극 등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뇌 활동 계측을 목적으로 한 매립형 디바이스 기술은 향후, 한층 더 발전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뇌 활동 데이터를 보다 상세하게 취득하기 위해서는 매립하는 전극의 수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취득된 데이터량이 많아질 경우, 그 데이터를 신속하게 외부에 송신하기 위해서는 큰 전력이 요구된다.
소비 전력이 많아지면 디바이스 본체의 온도가 오르기 쉬워 디바이스 주변 조직이 저온 화상을 입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낮은 소비 전력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히라타 특임교수는 지적한다.
-- 절단된 신경회로를 새롭게 구축--
디바이스를 통해 뇌와 외부 장치를 연결하는 연구가 있는 한편, 뇌와 척수 또는 근육 사이를 디바이스로 연결해 인공적인 신경회로를 구축하는 다른 접근법도 있다. 뇌경색이나 척수 손상 등으로 인해 절단된 신경계를 전극과 디바이스 등으로 이루어진 ‘인공신경접속시스템’으로 연결해 재활치료에 응용하려는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인공신경접속시스템은 뇌 등의 전기신호를 받아 그 신호를 척수나 근육 등 다른 신경계에 자극을 통해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각각의 신경계에 매립해놓은 전극과 전기신호를 수신∙전달하는 20mmx35mmx55mm 정도의 소형 디바이스, 전극과 소형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와이어로 구성되어 있다. 소형 디바이스에는 신호를 증폭시키기 위한 앰프, CPU, 전기 자극을 주는 시스템, 충전식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
인공신경접속시스템을 개발한 도쿄도 의학종합연구소 뇌기능재건프로젝트의 니시무라(西村) 프로젝트리더는 척수 손상이나 뇌경색을 앓고 있는 실험 모델 동물에 해당 시스템을 사용한 결과, 마비되어 전혀 움직일 수 없었던 팔을 자신의 의사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뇌경색 모델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뇌의 표면에 시트 상태의 전극을 부착해 뇌의 운동 영역 안에서 팔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부분과 마비된 팔의 근육을 인공 신경접속시스템으로 연결했다. 그러자 시행착오를 반복한 후 10분 정도 만에 자신의 의사로 팔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회복했다. 통상적으로 뇌경색 발생 후 기능 회복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 매우 단기간에 재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또한 인공신경접속시스템을 활용하면 한 뇌 영역에 원래 담당하지 않던 기능을 새로 추가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팔이 아닌 어깨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실험 동물의 뇌 영역과 마비된 팔 근육을 인공신경접속시스템으로 연결하였더니 시행착오 후 실험 동물이 마비된 팔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인공신경접속시스템은 뇌 영역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할 수 있다. 뇌졸중으로 인해 뇌의 일부가 손상되어도, 인공신경접속시스템으로 손상되지 않고 남아있는 뇌 영역과 팔이나 다리 등을 연결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니시무라 프로젝트리더는 말한다.
인공신경접속시스템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신경계를 연결하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타인의 움직임에 따라서 팔을 들어올리는 등의 동작을 실시할 수 있다. “실용화의 응용처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예를 들면 물리 치료사와 환자를 연결해 재활을 지원하는 방법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니시무라 프로젝트리더).
향후 연구가 추진된다면 디바이스를 활용해 새로운 신경회로를 구축해서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거나, 물리치료사의 움직임을 간단하게 흉내 낼 수 있는 등의 새로운 재활 방법이 확립될 가능성이 있다.
-- 건강한 사람으로의 응용도 가능--
이 외에도 일본에서는 오랜 기간 뇌과학을 연구해온 후지이(藤井) 씨가 이끄는 하코스코(도쿄·시부야)가 시트형 전극을 활용한 저침습형 BMI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은 연내에 동물실험용 프로토 타입의 시트형 전극을 제작. 향후에는 ALS나 척수 손상 등의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뇌활동을 계측하는 매립형 디바이스 개발은 미국이 앞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본에서도 실용화를 위한 저침습형 BMI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 기술개발이 추진되어, 예를 들어, 피부 밑에 소형의 디바이스를 피어싱처럼 쉽게 매립할 수 있게 된다면 디바이스를 몸 속에 매립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응용하는 연구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후지이 씨는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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