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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지향하는 카본 뉴트럴(Carbon Neutral) -- 지금이야말로 일본에겐 찬스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0.10.21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0-10-29 20:57:30
  • 조회수489

Nikkei X-TECH_2020.10.21

유럽이 지향하는 카본 뉴트럴(Carbon Neutral)
지금이야말로 일본에겐 찬스

전기자동차(EV)의 라이프 사이클 전체에서 CO2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지는 카본 뉴트럴(탄소 중립)을 지향하는 유럽. 그 과제 중 하나가 EV용 배터리의 생산 공정이다.

한 전문가에 따르면 EV의 생산 공정에서 배출되는 CO2의 절반 이상은 배터리 생산에서 발생된다. 배터리의 생산 공정에서는 많은 전력이 소비되어 그 전력을 자연 에너지 등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것이 일본의 EV용 배터리 제조사에게는 유럽에서 주도권을 탈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배터리의 스타트업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EV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 시장을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완전히 장악되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그 배경에 있다. 하지만 유럽의 배터리 스타트업 기업들의 대부분은 EV용 배터리의 양산 실적이나 노하우가 없다.

여기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배터리 기술로 세계를 리드하는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와의 분업이라는 선택지다. PwC컨설팅의 도로키(轟木) 디렉터는 “반도체 산업에서 볼 수 있듯이 EV용 배터리에서도 연구개발 단계와 생산 단계에서의 분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한다. 유럽의 배터리 스타트업 기업이 생산을 담당하며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셀 기술이나 양산 기술의 지도를 받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품질과 수율이 높은 안정된 셀 생산을 단기간에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의 EV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에게도 이것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에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비율이 높은 국가들이 있다. 유럽의 배터리 스타트업 기업과 협력해 이러한 국가들에서 배터리를 생산한다면, 생산 공정에서의 카본 뉴트럴 실현에 크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 진입에 불가결한 유럽 내 생산 거점을 적은 투자로 확보할 수 있으며, EU와 EU 각국 및 지자체로부터의 지원(공적 융자와 보조금, 투자 등)도 기대할 수 있다.

-- 호의적인 유럽 자동차 제조사 --
유럽 배터리 스타트업 기업 중 한 곳인 노르웨이의 FREYR Battery의 가와구치(川口)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유럽의 배터리 스타트업 기업들이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와 연대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다”라고 말한다. FREYR Battery는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가와구치 CTO에 따르면 현시점에서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리스크 분산의 관점보다는 한국 및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들로부터 더 이상의 배터리를 구매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이 없는 곳으로부터 배터리를 구매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앞서있는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양보하지 못하는 조건으로는 유럽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 배터리의 가격이 한국이나 중국산에 대항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들이 유럽의 EV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유럽에서의 배터리 생산과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 유럽의 배터리 스타트업 기업과 손을 잡는다면 이러한 과제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배터리 셀의 생산 공정에서 CO2 배출량을 제로로 낮출 수 있게 된다면 가격을 수 % 비싸게 팔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가와구치 CTO는 말한다.

노르웨이에서는 “전력의 96%가 수력, 2%가 풍력, 2%가 지열을 이용한 발전(發電)이다”(가와구치 CTO). 게다가 전력 비용은 “일본의 1/10~1/5”(기와구치 CTO)”로 저렴하다. 가와구치 CTO에 따르면 배터리 셀 가격에서 차지하는 전력 비용의 비율은 약 5%. 배터리 셀의 가격을 100달러/kWh로 가정할 경우, 일본에서의 전력 비용은 4.5달러/kWh 정도이다. 이에 반해 노르웨이에서는 1달러/kWh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터리 셀 생산에서 배출되는 CO2 가운데 약 1/3이 셀의 생산 공정, 약 2/3가 배터리 재료의 생산 공정으로부터 발생된다”(가와구치 CTO). 이러한 생산 공정을 노르웨이에서 실시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CO2 배출량이 제로인 전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에는 알루미늄 정련 관련 기업과 흑연 광산도 존재. 배터리 양극에 이용되는 알루미늄박과 음극의 활물질로서 이용되는 흑연을 노르웨이 내에서 조달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FREYR Battery는 배터리 재료 및 전구체(Precursor) 관련 기업들에게 노르웨이로의 진출을 권유하고 있다”라고 가와구치 CTO는 말한다.

가와구치 CTO는 이전 닛산자동차의 기술자로 일했던 인물이다. 닛산에서 근무했던 시절 그는 EV용 배터리 양산 시스템 구축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직접 경험했다. “여기에는 품질과 수율을 좌우하는, 데이터로 바꿀 수 없는 노하우가 많이 있다. 스타트업 기업이 EV용 배터리 양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일본 배터리 제조사와 연대하는 의의를 강조한다.

-- 공급 과잉 리스크에 주의해야 --
물론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유럽의 배터리 스타트업 기업과의 연대에는 리스크도 있다. 과연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지 여부와 함께 “올 6월까지 공표된 것만으로도 2025년경까지 총 500~600GWh/연(年)의 생산력을 가진 리튬이온 배터리 셀 공장이 설립될 계획”(가와구치 CTO)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사회사 JATO Dynamics에 따르면 유럽 27개국의 2019년도 승용차 신차 판매 대수는 약 1,576만대. EV는 35만 6,300대로,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유럽에서의 승용차 신차 판매 대수 가운데 EV가 차지하는 비율에 대해 PwC컨설팅은 2025년에 약 20%, 2030년에 약 40%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차 판매 대수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2025년 유럽 27개국의 EV 판매 대수는 315만대 정도가 된다. EV 1대 당 배터리 탑재 용량을 50~60kWh라고 가정하면, 2025년 시점에서 유럽의 EV용 배터리 수요는 158~189GWh. 앞에서 언급한 배터리 셀 공장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2025년 시점에서는 심각한 공급 과잉에 빠지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도중에 철퇴할 수 밖에 없는 기업도 나오게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들에게는 이와 같은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에게는 세계를 리드하는 배터리 기술과 양산 실적 및 노하우가 있다. 현시점에서 유럽으로의 진출에 대해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하지만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유럽 자동차 업계로의 진입과 동시에 유럽 EV 배터리 시장의 발판을 구축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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