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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X-TECH_2020.9.25

테슬라의 선택, EV 시장의 ‘플랫포머’
꿈의 배터리보다 내제화를 통한 EV 플랫포머 지향

미국 테슬라의 장기전략이 가시화됐다. 20년 9월 22일에 열린 배터리사업 설명회 ‘배터리 데이’에서, 비용을 기존 제품에서 절반으로 줄인 리튬이온 배터리를 내제화한다고 발표했다. 30년에는 3TWh의 생산 능력을 자사에서 확보할 계획이며, 연간 2,000만대의 전기자동차(EV)를 제조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을 목표한다. 그러나 테슬라의 최종 목표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라는 칭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데이에서는 100만 마일(약 160만 km)을 주행할 수 있는 초 장수명의 리튬이온 배터리 ‘밀리언 마일 배터리’의 발표가 있었다. 소문으로 나돌았던 ‘꿈의 배터리’ 공개를 기대했던 투자가들은 크게 실망했다. 배터리 데이 다음날 테슬라의 주가는 한때 11% 폭락을 기록했다.

확실히 테슬라는 초 장수명 배터리를 발표하지 않았고,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이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그래도 ‘4680’이라 이름 붙인 신형 리튬이온 배터리의 내제에 주력한다는 결의 표명에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새로운 배터리를 플랫폼 외부판매의 무기로 --
배터리의 내제화를 계기로 테슬라가 목표하는 것은 EV 시장의 ‘플랫포머’다. 전동화 기술만이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이나 차량탑재 전자 기반 등을 포함해 널리 타사에 판매할 생각이다.

“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 공여나 파워트레인∙배터리를 타사에 공급할 용의가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20년 7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선언했었다.

자사 개발한 차량탑재 컴퓨터 ‘HW3.0’을 중핵으로 한 ‘중앙집중형’의 차량탑재 전자 기반은 도요타자동차나 독일 폭스바겐 등 타사에 비해 6년 정도 앞서고 있다고 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경신하는 OTA(Over The Air)로 기능을 확장시키는 시스템을 이미 도입했다.

이러한 최신 기술을 탑재해 적당한 가격의 EV 플랫폼으로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저비용의 배터리가 필수다. EV용 배터리 팩의 가격은 현재 “150달러/kWh 전후지만 비용이 떨어지는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국내 자동차업체의 배터리 기술자).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이나 중국 등 EV를 추진하는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배터리의 조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상징적인 것이 혼다의 양산 EV ‘Honda e’로, EV용 배터리가 아니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용 배터리를 파나소닉에서 조달하게 되었다. 왕성한 수요를 생각하면 배터리업체 입장에서는 배터리 가격을 낮출 이유는 없다.

그 과제는 테슬라도 인식하고 있다. 테슬라는 파나소닉 외에 20년에 들어 중국 CATL이나 한국 LG화학과 조달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머스크 씨는 “배터리 팩의 단위 용량당 비용(달러/kWh)의 저감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최근 몇 년은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인정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는 수단으로서 테슬라가 준비한 것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내제화다. 비용 저감을 중시한 신형 배터리를 개발해 소량의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 테슬라는 내제하는 배터리의 생산 능력을 22년까지 100GWh, 30년까지 3TWh(3000GWh)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의 연산 능력은 35GWh. 테슬라는 앞으로도 파나소닉과 CATL,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를 계속 조달할 계획이지만 규모는 합계 100GWh 정도다. 내제 배터리로의 시프트를 가속시킨다.

“개발한 기술을 축적함으로써 배터리 팩의 비용(달러/kWh)을 기존 제품에서 56% 저감할 수 있다”. 테슬라에서 배터리 개발을 주도하는 Andrew Baglino 씨는 자신 있게 말한다.

테슬라는 이 배터리를 사용해 가격을 2만 5,000달러(약 263만엔)로 억제한 EV를 23년까지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보급 가격대의 가솔린차와 동등한 가격을 실현시키는 것이 EV 플랫폼의 외부판매 사업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다.

-- 5단계로 비용을 56% 저감 --
테슬라는 5개의 단계로 배터리 팩을 56% 저감시킬 생각이다. 구체적으로는 (1)배터리 셀의 모양, (2)배터리 셀의 제조 공정, (3)부극 재료, (4)정극 재료, (5)배터리 팩 제조를 각각 재검토했다.

(1) 배터리 셀의 모양에 관해, 테슬라는 ‘4680’셀이라 부르는 직경 46mmⅹ길이 80mm의 원형 셀로 변경한다. 테슬라는 ‘Roadster’나 ‘모델S’, ‘모델X’에는 노트북 등에 사용했던 직경 18mmⅹ길이 65mm의 ‘18650’이라는 셀을 탑재한다. 그 후에 발매한 모델3나 ‘모델Y’에는 18650셀보다 큰 직경 21mmⅹ길이 70mm의 ‘2170’ 셀을 채용했다.

2170셀에서 체적을 더 늘림으로써 하나의 배터리 셀에 탑재할 수 있는 정극/부극의 활물질의 비율을 높인다. 상대적으로 무겁고 고비용의 외장 알루미늄(Al) 합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집전체에서 전기를 추출하는 전극 탭을 없앤 ‘탭리스(Tabless)’ 구조를 채용한다. 집전체와 탭을 접합하는 용접 공정을 없앨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4680셀의 채용으로 인한 배터리 비용의 저감 효과는 14%다.

(2) 배터리 셀의 제조 공정은, 집전체에 배터리 재료를 도포하는 프로세스를 변경해 18%의 비용 저감을 도모한다. 전극의 도포 공정은 일반적으로 활물질과 바인더, 유기 용제 등을 잘 섞은 슬러리를, 집전체가 될 금속박에 도포한다. 그 후에 슬러리를 오븐에서 건조시켜 용제를 없앤다. 테슬라는 오븐에서 건조시키는 공정을 생략하는 ‘드라이 전극 기술’을 채용했다. 가루 상태의 배터리 재료를 집전체에 도포한다.

이 기술은 테슬라가 19년에 약 229억 엔에 인수한 미국 Maxwell Technologies가 보유하고 있던 기술이다. 건조 공정을 생략함으로써 생산 라인의 면적과 전력 사용량을 1/10로 할 수 있다고 한다.

(3) 부극재료와 (4) 정극재료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정상 진화라 할 수 있는 개량을 추가한다. 부극재료는 실리콘(Si)계를 사용한다. 테슬라는 모델3 등 기존 차종에서도 이미 채용했지만 Si의 팽창에 의한 열화를 방지하는 수단을 변경한다. 기존에는 산화규소(SiO)를 첨가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4680셀에서는 Si를 폴리머로 덮어 바인더로 결합하는 방법으로 한다고 한다. 이를 통한 비용 저감 효과는 5%다.

정극재료는 고가의 코발트(Co) 사용량을 줄여 나간다. Co 대신에 니켈(Ni)의 비율을 높인 ‘하이 Ni 정극’을 개발했다. 닛케이BP의 분석에 따르면 모델3에 탑재하는 2170셀의 Ni비율은 90% 이상이며, 4680셀에서는 더욱 높여 ‘Co 프리’를 목표해 나간다. 정극재료의 변경으로 인한 비용 저감 효과는 12%다.

(5) 배터리 팩 구조에서는, 모듈이라는 개념을 없앤 ‘Cell To Pack’이라는 차체 설계를 채용한다. 테슬라의 모델3는 약 4,400개의 배터리 셀로 4개의 배터리 모듈을 만들고, 최종적으로 배터리 팩으로 완성했었다.

테슬라는 앞으로 배터리 셀을 차체에 직접 내장해 나간다. 모듈을 형성할 때 필요했던 외장 금속판 등 배터리 팩의 부품 개수를 370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배터리 모듈을 제조하는 라인도 불필요해져 7%의 비용 저감 효과를 전망한다.

이들 기술의 축적을 통해 56%의 배터리 비용의 저감을 목표하는 테슬라. 머스크 씨는 “제조 공정의 간소화 등을 통해 GWh당 (공장에 대한) 투자액을 69% 줄일 수 있다”라고 말한다.

테슬라는 ‘30년에는 3T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장대한 목표를 향해 출발했다. 머스크 씨는 “우선은 시험 제조 공장에서 1년 이내에 연산 10GWh까지 생산 능력을 높여 나간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EV 시장의 플랫포머로의 ‘탈피’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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