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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주목한 기술의 원류 -- '도쿄대학 로봇 집단' 분산 활약
  •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20.1.16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20-01-23 21:46:44
  • 조회수340

구글도 주목한 기술의 원류
'도쿄대학 로봇 집단' 분산 활약


물류창고나 음식점에서 우주까지 로봇의 활약의 장이 넓어지고 있다. 개발을 담당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반드시 도달하는 하나의 연구실이 있다. 도쿄대학에서 ‘JSK’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정보시스템공학연구실이다. 그 기술력은 미국 구글의 인정을 받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도쿄대학 로봇 집단’의 실태에 대해 알아봤다.

투박한 몸통에 2개의 팔, 다리 대신에 대차를 장착한 로봇이 지퍼를 열고 내용물을 꺼내서 손끝으로 능숙하게 스위치를 조작한다. 도쿄 메구로에 위치한 로봇 스타트업 기업, 미국 기타이(GITAI, 켈리포니아주)의 개발 거점에서는 이런 근미래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 우주 작업을 대체 --
창업 3년 남짓한 GITAI가 목표하는 것은 지구에서 원격 지시를 받아 국제우주스테이션(ISS) 등에서 작업하는 로봇을 실용화하는 것이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도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19년에 참여한 나카니시(中西) COO는 “지금이야말로 집중해서 사업을 할 시기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우주비행사의 훈련이나 수송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나카니시 씨의 ‘지금이야말로’라는 말에는 의미가 있다. 로봇 창업가로서의 성공과 좌절을 맛봤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7년 전인 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카니시 씨가 창업한 로봇 스타트업 기업 SCHAFT를 미국 구글이 인수했던 것이다. 재해구조용 이족 보행 로봇을 개발하는 SCHAFT는 당시 설립한지 불과 1년 반이었다. “아직 실적도 없는 일본의 무명 기업이 구글 산하에서 최전선에 서는 것인가?”라는 충격을 주었다. SCHAFT 창업 멤버의 중심이 도쿄대학 조교였던 나카니시 씨나 우라타(浦田) 씨 등 ‘JSK’의 면면이었다.

이나바(稲葉) 교수가 이끄는 JSK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약 50명이 재적하며 휴머노이드형 로봇의 본체 개발이나 제어 소프트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연구기관에 취직한 실적도 많다. 나카니시 씨는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조교가 됐지만 자신은 논문 작성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창업해서 독창적인 로봇을 만든다면 대기업에 판매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학을 그만두고 개발한 것이 이족 로봇이었다.

구글에 인수된 처음에는 절정기였다. 나카니시 씨는 JSK의 대부분의 동료들도 자신의 팀에 불러들여 포진을 정비했다. 그러나 행운은 길게 가지 않았다. 로봇 사업을 주도한 간부가 곧 퇴사를 하면서 구글은 사업을 축소해 나갔다. 한때는 매각도 모색했지만 실현되지 못하고 철수를 결정. 성과를 세상에 내놓지 못한 채 18년에 SCHAFT팀은 해산했다.

그래도 JSK 출신자의 ‘로봇 정신’은 죽지 않았다. 나카니시 씨 외에도 많은 인재가 SCHAFT에서의 좌절을 극복하고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에서 활동한다.

오구라(小倉) 씨는 19년, SCHAFT 창업 멤버 3인이 모여 Smile Robotics(도쿄)를 설립했다. 개발하는 것은 식후 식기를 자동으로 정리하는 로봇이다. 하타오(畑尾) 씨는 “확실하게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로봇을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SCHAFT에서 경비로봇 개발업체 SEQSENSE(도쿄)로 이적, 자동으로 오피스를 순찰하는 제어 소프트 개발을 담당한다.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옮겨 로봇과 AI의 융합에 도전하는 인재도 많다.

-- ‘창업에는 JSK가 베스트’ --
실은 JSK가 탄생시킨 스타트업은 SCHAFT가 처음은 아니다. 가장 처음은 11년에 창업한 2사다. 로봇제어 업체 MUJIN(도쿄)과 수탁개발업체인 QibiTech(도쿄)다. GITAI의 나카니시 씨는 “선배를 보고 나도 회사를 만들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창업에는 JSK가 베스트였다”. MUJIN을 공동 창업한 Diankov Rosen CTO는 단언한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의 박사과정에 있던 시기에 JSK를 방문, 학생들의 자세에 놀랐다. 논문이나 학회발표로 이어지지 않아도 로봇을 움직이기 위해 전원이 협력한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드디어 발견했다”. 박사후 연구원(포스트닥터)으로서 JSK에 참가, 일본에서 창업했다.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로봇의 사업화는 허들이 높다. “어떻게 해서든 로봇을 움직이게 하겠다는 열의에 가득 찬 기술자뿐 아니라 뛰어난 경영 수완을 갖고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JSK에서 태어난 각 업체들의 연계도 중요하다. 일본제 로봇이 세계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빠뜨릴 수 없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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