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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양자초월’이 의미하는 것 -- 라이트 형제의 1903년 첫 유인 비행의
  • 카테고리미래기술,전망/첨단산업
  • 기사일자 2019.11.10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8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11-18 20:40:34
  • 조회수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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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의 ‘양자초월’이 의미하는 것
라이트 형제의 1903년 첫 유인 비행의 의미

구글이 차세대 컴퓨터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최첨단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복잡한 계산 문제를 풀어내는 실험에 성공했다. 기존의 컴퓨터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풀어내는 ‘양자초월(Quantum Supremacy)’을 세계 최초로 달성했다고 한다. 과연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Quantum computing takes flight (양자컴퓨터가 이륙한다)’. 10월 23일, 구글의 성과 발표에 맞춰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는 이런 타이틀의 해설 기사를 게재했다. 연구 내용의 의의에 대해 라이트 형제의 1903년 첫 유인 비행을 예로 들었다.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비행한 시간은 12초. 도저히 실용화될 수 있는 레벨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이후의 기술 발전으로 이어졌다. 이번 양자초월 달성도 양자컴퓨터 개발 역사에 있어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

구글은 난수(亂數)를 생성하는 계산을 통해 양자초월을 실증했다. 최첨단 슈퍼컴퓨터로 약 1만년 걸리는 문제를 자사의 양자컴퓨터는 3분 20초 만에 풀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실험은 양자컴퓨터에 유리한 것으로, 기존의 컴퓨터에게는 불리한 성질의 문제로 시행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계산문제에서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뛰어나다는 성능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난수는 암호기술 등에 이용되고 있지만 이번 계산이 바로 어느 특정 분야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게이오기주쿠대학의 이토(伊藤) 교수는 “특정 문제라고는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도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성능을 증명해 보인 의의는 크다”라고 말한다.

양자컴퓨터가 기존의 컴퓨터보다 뛰어난 점이 없다면 어느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인가 더 나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면 개발하는 의미는 있다. 이번 성과는 그 의미를 증명한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구글이 성과를 보고하는 장으로 네이처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의의를 중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문가의 검증을 받은 후에 발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과학 세계에서 네이처와 같은 일류 잡지가 가치를 인정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양자초월을 통해 ‘NISQ시대’가 도래한다. 구글이 발표한 논문에는 이러한 취지의 문장이 있다. NISQ란 ‘Noisy Intermediate-Scale Quantum (computer)’의 약자로, 번역하면 ‘노이즈가 있는 중간 규모의 양자컴퓨터’이다.

양자컴퓨터는 ‘0’과 ‘1’가 중첩된 ‘양자비트(큐비트)’를 계산 단위로써 사용한다. 큐비트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얼마 전까지도 10큐비트에도 도달하지 못했었다.

구글은 이번에 53개 큐비트로 실험을 시행했다. ‘중간 규모’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를 보여준 것으로, 양자초월 달성으로 ‘기존의 컴퓨터로는 불가능했던 것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라는 스테이지로 진입한 것이다. 이것이 NISQ 시대의 의미이다.

NISQ도 존 플레스킬 교수가 제창한 개념으로, 당분간 이 ‘중간 규모’의 양자컴퓨터 연구는 지속될 것이다. NISQ는 ‘노이즈가 있는’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계산 시에 발생되는 에러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폭 넓은 계산에 이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쓰임새가 있다고 해도 용도는 당분간은 한정적일 것이다. 이를 통해 암호 해독 등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 또한 먼 훗날의 이야기이다.

양자컴퓨터가 범용적으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100만~1억개 규모의 큐비트가 필요하다. 실현되기 위해서는 최소 2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이 개발하는 ‘양자 게이트 방식’으로는 이러한 규모까지 늘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과제에만 눈을 돌려서는 기술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 라이트 형제 시대에는 비행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현재 몇 백 명의 승객을 태우는 점보제트기가 실현되어 사람들이 전세계를 왕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구글의 성과는 지금 당장 세계를 바꾸는 기술은 아니지만 100년 후의 세계를 바꾸는 첫 걸음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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