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절(Disruption)을 넘어서 (4) : 국경을 초월한「새로운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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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7.1.5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7-01-10 14:46:36
- Pageview751
단절(Disruption)을 넘어서 (4)
국경을 초월한「새로운 결합」
-- 석유 시대의 종말--
선체는 전체 길이가 134미터, 전방에는 헬기 포트가 있다. 여러 개의 풀장, 실내에는 암벽 등반을 즐길 수 있는 절벽까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최상의「메가 요트(Mega yacht)」의 가격은 5억유로(약 600억엔). 이것의 구매자가 밝혀지자, 중동의 소식통은 일제히 떠들썩해졌다.
구매자의 정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하마드 빈살만 부황태자. 31세로, 왕위 계승 순위 2위이지만, 그의 파격적인 행보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2015년에 국방 장관에 임명되자마자, 이웃 나라 예멘의 내전으로의 군사 개입을 단행, 직접 국경 가까이의 최전선으로 간 적도 있다. 경제의 사령탑인 경제ㆍ개발 평의회(評議會)의장도 겸하고 있어, 시가 총액 2조달러(약 230조엔)으로 추정되는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의 상장 플랜을 추진한다.
파격적인 부황태자와 사우디에게 닥친 단절은, 20세기에 탄생한「석유 시대」의 종말이다. 북미로부터의 셰일 혁명으로 사우디는 석유 시장의 가격 결정권을 잃었다. 석유의 수요 자체도 차세대 친환경차 등의 보급으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차종에 따라서는 판매가가 22%나 떨어졌다」라며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의 한 자동차 딜러는 허탈해 했다. 작년 9월에 정부가 공무원의 수당을 삭감하자, 개인의 소비가 얼어붙었다. 국민의 생활은 안 좋아졌지만, 부황태자는 개혁을 늦추지 않는다.
세계 유수의 투자 국가로써 거듭난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물류의 핵심이 된다. 스스로 구상한 국가 경제 계획,「비젼 2030」은 대담하고 스피디하다.
「2020년까지 석유 없이도 경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 부황태자는 이렇게 호언장담한다. 이 대담한 구상에 대해「꿈 같은 얘기다. 보나마나 실패할 것이다」라는 외부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
「손을 잡을 수도 있겠네요」. 작년 여름, 동경 모토아카사카(元赤坂)의 영빈관에서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의 손정의 사장을 처음 알게 되었다. 세계의 투자가를 놀라게 한 10조엔 펀드 구상의 시발점이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규모의「새로운 결합」은 두 사람의 만남으로부터 겨우 6주 만에 성사된다. 부황태자의 스케일이 파격적이라면, 손사장도「큰 허풍」이라고 할만한 커다란 목표를 내걸고, 대담한 판단을 주저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비즈니스는 스마트폰과 더불어 성숙되었다. 과점(寡占)을 전제로 모두가 윈윈(Win-Win)하던 고수익 시대는 종말이 가까워졌다. 단절이 다가온다.
「지키려고만 하려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거액의 인수를 결정할 시기에 손사장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묘하게 닮은 두 사람의 발상과 결단에 국적과 업종의 차이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보통의 회사로 만들어 간다」. 작년 말, 최대 주주인 관ㆍ민펀드, 산업혁명기구(Innovation Network Corporation of Japan)의 추가 지원이 결정된 재팬디스플레이(JDI). 혼마(本間)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은 소박한 재건 목표였다. 히타치제작소(Hitachi Ltd), 도시바(Toshiba), 소니(Sony)의 액정 패널 사업을 통합해 발족했지만,「일본」이 주도하는 재건으로의 길은 험난하다.
글로벌한 경쟁에 도전하는 난국은 오래된 관민 연합을 통해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인가. 적어도, 부황태자나 손사장을「허풍쟁이」라고 비웃을 수만은 없다. 이것이 단절의 시대에 흐르는 공감대이기 때문이다.
-- (5)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