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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명, 야채가게 사장의 집념으로 -- 소프트뱅크그룹(SBG) 손정의 회장
  • Category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9.7.28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2면
  • Writerhjtic
  • Date2019-08-04 20:11:27
  • Pageview389

인터뷰: 미지에 도전하다
AI 혁명, 야채가게 사장의 집념으로
일본기업, 진정성이 부족하다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겸 사장 손정의 씨

대부분의 일본 기업이 디지털화의 물결에 뒤처진 가운데 조류의 중심에 있는 소프트뱅크그룹. 26일에는 인공지능(AI) 투자에 특화된 10조엔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제2탄을 만든다고 발표하였다. 세계를 석권하는 거대 투자의 시선 끝에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경영 위험을 어떻게 컨트롤할 것인가? 손정의 회장 겸 사장에게 물었다.

Q: 전세계적으로 ‘AI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A: AI는 이미 학술연구 시기를 지나 세상에 응용하는 활용 시기에 도입하였다. 지금부터 철저하게 활용될 것이다. 10년 후에 AI가 가장 크게 바꿀 3가지 분야를 들어보면, 기업의 사업 모델, 의료, 그리고 교통일 것이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인터넷 창업기보다도 빠르게 이익을 창출하고 있어 반응을 크게 느낀다.

Q: ‘테크 버블’이라는 견해도 있다. ‘혁명’이 실속 없는 구호로 끝날 위험은 없는가?
A: 약 20년 전에 인터넷 혁명이 시작됐을 때도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결국은 어떻게 됐는가? 인터넷은 광범위하게 생활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AI도 마찬가지다. ‘AI 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

테크놀로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버블이다” “위험하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해하고 있는 우리들 입장에서 보면 지금이 혁명의 입구이며 기회다. 인터넷 혁명 때도 ‘인터넷은 유리 동굴’이라며 경종을 울렸던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은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주요 IT기업의 PER(주가수익률) 평균치는 30배 정도일 것이다. 한편 연간 약 30%의 이익성장률을 보이기 때문에 2년 후에 PER은 10배가 될 것이다. 이는 국내제조업과 같은 수준이 되는 것이지 IT기업의 주가가 지나치게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 5년 후를 생각하면 성장성이 낮은 제조업 쪽이 오히려 비쌀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의 시간 축으로 평가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Q: 세계의 펀드회사가 투자가로부터 모은 자금 중 투자에 사용되지 않는 ‘대기자금’이 과거 최고라는 시산도 있다.
A: 이렇게 기회가 많은 지금에 그렇다는 것은 투자처를 발견하는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닌가 고민해볼 일이다. 실제로 우리는 1호 펀드를 5년 동안에 투자할 예정이었지만 2년만에 자금을 거의 사용했다. 그리고 높은 이율을 달성했다. 2호 펀드도 좋은 투자 기회가 아직도 많다. 유니콘 기업이 계속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Q: SBG의 시가 총액은 12조엔이지만 보유주식가치 합계는 27조엔으로 큰 차이가 있다. ‘투자회사’로서의 전략이 시장에서 충분히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A: 시장의 기대치가 회사의 실력치를 따라잡고, 결국은 추월하는 때가 온다. 초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산하의 이동통신사업이 이미 정점에 달했다고 보는 외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펀드사업이 성공해 높은 이율을 창출한다면 시장의 안심감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내년부터 거의 매월 투자처의 신규주식공개(IPO)가 나올 것이다.

Q: 일본을 ‘AI 후진국’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A: 위험하다고 인식해야 한다. 일본이 세계에서 점점 경쟁력 잃고 있는 것은 진화에 대해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이 늦기 때문에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많은 대기업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대범한 경영자가 없고 샐러리맨화가 되어 있다. 매일 가게를 꾸려나가는 야채가게 주인이 훨씬 사업에 대한 집념이 있다. 자신의 가업에서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돌아오고, 노력하지 않으면 도산하고 만다는 위기감이 있기 때문이다.

Q: 디지털 전성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경영자의 조건은 무엇인가?
A: 자신만의 비전과 전력을 명확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 기업경영은 우선 최상위에 존재의의를 드러내는 이념이 있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비전이 있고,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 있다. SBG의 경우, 이념은 ‘정보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비전은 ‘모든 산업을 AI가 재정의한다’. 그리고 전략은 ‘비전 펀드’다. 그 밑에 전술과 계획이 있다.

일본 기업의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계획만 만들 뿐 비전이나 전략은 선배들이 만든 것을 모방한다. 비전이나 전략에 대해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전과 전후 무렵에는 직접 고생하며 사업을 일으킨 창업가가 많았다. 그들은 큰 꿈을 갖고 어떡해서든 성공하려는 집념이 있었다. 그러나 샐러리맨 경영자들이 뒤를 이으면서 변하고 말았다.

Q: 일본의 대부분의 대기업이 정체하고 있는 원인은 경영자에게 있다는 말인가?
A: 일본의 산업계, 경제계의 최대 문제는 성장 분야의 세계 시장 속에서 포지션을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쇠퇴 산업에만 매달려 있다. 때문에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미지근한 물에 기분 좋게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 눈에는, 우리들은 위험하고 광기에 둘러싸인 집단으로 보일 것이다.

Q: ‘300년 존속하는 기업을 만든다’라는 목표를 세웠다.
A: 비전 펀드는 그 방법론이다. 300년은 지속될 정보혁명의 선두를 달리는 기업군에 출자해 최고주주가 된다. 그렇게 패밀리가 돼서 상호 자극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둔한 회사는 ‘졸업’을 시키고, 성장하고 있는 기업을 패밀리로 영입한다. 엄격하기 때문에 길게 존속할 수 있다.

Q: 후계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A: 성장 집단의 에코시스템이 만들어지면 내가 없어도 계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후계자에 대해서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 우리 그룹 안에서 성장하고 있는 사람이 많고 펀드 투자처의 창업자 중에도 우수한 인재가 많이 있다.

● 잠들지 못하는 밤, 지금은 없다

Q: 거대 투자에 대한 위험을 어떻게 컨트롤하고 있나?
A: 미지의 세계로 간다는 것은 공격한다는 의미다. 공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가장 큰 위험이다. 공격을 하지 않는 일본형 경영의 대부분은 위험하다. 우리들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사 이상으로 수비에도 신경을 쓴다. 도마뱀의 꼬리는 30% 정도가 잘려도 다시 생긴다. 그 이상 잘리면 죽는다. 내 입장에서도 30%가 위험의 허용 범위다. 70% 남아 있으면 안전하다.

이를 구체화한 것이 (순 부채를 보유주식 가치로 나눈) Loan To Value(LTV)를 25% 미만으로 억제한다는 기준이다. 그러면 가령 보유주식 가치가 4분의 1로 줄어도 보유주식을 팔면 부채불이행은 발생하지 않는다. 비상 사태가 발생해도 LTV는 30~35%로 억제하지만 이는 황색 신호다. 이 수준이 되면 차입을 줄이기 위해 자산을 일부 매각하거나 재투자를 보류한다. 지금은 이것이 15%라는 ‘쾌적’ 상태이기 때문에 전혀 두렵지 않다.

재무의 경우, 현금과 예금 3조엔을 보유하고 있다. 항상 향후 2년에 상환 기한을 맞이하는 사채 현금을 보유해 둔다. 이 정도의 여유 자금이 있으면 위기 사태가 발생해도 자산을 팔지 않고 보유 자금으로 돌릴 수 있다.

Q: 자회사화했던 미국 스프린트를, T모바일US와 합병시킨다는 계획이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면 그룹 경영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았을까?
A: 그렇지 않다. 스프린트의 부채는 SBG에 대위변제의 의무가 없다. ‘Non-Recourse형’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연대보증을 하면 금리는 싸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 일부러 높은 금리를 지불하는 것을 선택한 이유는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대위변제를 할 생각은 없었다. ‘도의적 책임’ 등을 이유로 변제한다고 하면 SBG의 해외주주는 대표소송을 일으킬 것이다. 그룹 체제는 반드시 장기적으로 존속, 번영시킨다.

Q: 현재 경영 전체의 위험을 컨트롤하고 있는가?
A: 하고 있다. 어려운 싸움이나 시련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공격과 철수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후BB’를 시작했을 때나 영국 보다폰 일본법인을 인수한 직후에는 상당히 어려웠다. 위기의 연속이었다. 지금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걱정 때문에 잠 못 드는 날은 거의 없다

▶ 질문자 의견: 거대화로 책임 증가
세계의 벤처업계를 석권하는 기세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전대미문의 도전을 칭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유력 기업을 거대 자금으로 마구 인수하고 있다”(금융관계자)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많다.

 

손정의 회장이 “지금 열정의 97%를 쏟고 있다”고 말하는 펀드에 대한 세상의 평판은 당사자인 손정의 회장 자신도 공감하고 있다.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라고 칭송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편 “자사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불과하다”(투자관계자)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비판을 되돌려 주려면 펀드투자를 지렛대로, 자신이 주장하는 AI 혁명을 성공시켜 실제로 사람들의 생활에 윤택함을 가져다 줘야 한다. 두 개 펀드의 투자 규모는 22조엔으로, 세계의 벤처캐피털(VC)의 연간 투자 조달액의 3배에 달한다. 가령 투자 전략이 실패하면 세계의 AI 혁명의 기운 그 자체가 사그라들지도 모른다. 펀드의 거대화에 따라 운용 성적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책임도 함께 지게 된다.

손정의 회장은 강하게 부정하지만 ‘테크 버블’의 과열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는다. 세계에서 과잉된 투자자금이 비상장기업으로 흘러 들어가고 기업가치가 뛰어오른다. 그리고 거대 자금을 얻은 기업은 수익성을 등한시하고 단기간에 규모를 지나치게 확대한다는 견해도 있다. 비전펀드가 출자하고 있는 미국 우버 테크놀로지는 큰 운영 적자 때문에 상장 후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 손정의 회장의 비전이 올바른가에 대한 평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1호 펀드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계 펀드가 자금을 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계된 것으로 보이는 기자살해사건이 발생하면서 SBG도 소동에 휩싸이게 되었다. 세계로 손을 뻗을수록 한 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예측 불가능한 위험도 커질 수 밖에 없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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