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색 다이아몬드’ 장내세균, 신약에 효과 -- 닛토약품, 동맥경화에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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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9.7.11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7-19 16:17:52
- Pageview378
‘갈색 다이아몬드’ 장내세균, 신약에 효과
닛토약품, 동맥경화에 응용
-- 유산균 등 100조(兆) 개 1,000종류 --
▶장내세균: 사람의 체내에 있는 대표적인 세균(마이크로바이옴). 장내에는 인체 세포 수를 크게 상회하는100조 개, 1,000종류의 장내세균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많은 장내세균 집단을 ‘장내 플로라’라고 하며 비피더스균과 유산균이 유명하다.
이전에도 장내세균이 소화 흡수를 촉진하고, 질병의 원인(遠因)이 된 사례 등은 지적되어 왔다. 최근 차세대 유전자분석장치의 등장으로 세포 분석이 진전되면서 암 등 중대 질병과의 관계도 잇따라 발표. 치료약 및 진단 기술의 실용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1조엔 시장으로 성장 예상, 대기업들 잇따라 참여 --
사람의 대변에 포함되어 있는 100조(兆) 개 세균을 질병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 개발이 가속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분석 기술의 진화로 장내 세균과 질병의 연관성이 자세히 밝혀지게 된 것이 그 원인으로, 중견 제약회사인 닛토(日東)약품공업(교토)은 동맥경화 치료약 개발에 착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방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2020년대 중반 이후 장내세균 관련 의료 시장이 1조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제약회사들은 장에 살고 있는 ‘갈색 다이아몬드’ 개발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큐(阪急) 교토선(京都線) ‘니시무코(西向日)역’에서 도보로 5분. 닛토약품이 5월에 신설한 연구시설에는 첨단 분석 및 배양 장치들이 길게 늘어서있다. 이곳은 국내 최초의 장내세균을 이용한 신약 개발 중점 연구 시설이다.
닛토약품은 고베대학의 야마시타(山下) 조교와 공동으로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장내세균을 발견. 2027년경의 임상시험을 거쳐 의약품 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질병과의 인과관계 --
사람의 장은 내분비세포와 면역세포의 작용으로 세포군의 균형이 무너질 경우,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신약 개발에서는 특정 질환에 작용하는 세균을 장에서 추출. 유효한 세균만을 배양해 알약 등 약으로 만들어 환자의 장 안에 도달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47년에 설립된 닛토약품은 유산균과 낫토균에 강한 기업으로, 배양기술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유산균과 낫토균을 배합한 종합위장약을 국내 최초로 개발. 코와(興和)(나고야 시)의 ‘더가드코와 정장정(整腸錠)’ 등을 제조하고 있고, 롯데의 초콜릿과자 등에도 유산균을 공급하고 있다.
닛토약품은 장내세균 연구에서도 꾸준히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신약 개발 공동 연구 파트너는 고베대학 등 4개 기관, 세균의 대사물 등에 관한 공동 연구 파트너는 11개 기관에 달한다. 닛토약품의 기타오(北尾) 상무는 “넘어야 할 산은 높지만 신약 후보의 제품화를 추진해나가겠다”라고 말한다.
대형 제약회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2017년 발족한 기업연합, 일본마이크로바이옴컨소시엄(오사카)에는 다케다(武田)약품공업과 고노(小野)약품공업, 시오노기(塩野義)제약 등 총 35개 사가 참여. 장내세균 등을 이용한 제품∙서비스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제는 장내세균을 분석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다. 컨소시엄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라우치(寺內) 씨는 “평균수명이 긴 일본인의 장내세균 데이터는 ‘보물섬’이다. 조기발견 및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라고 말한다.
사실 일본은 장내세균 연구에 있어서 유럽이나 미국에 뒤처지지 않는 우위성을 가지고 있다. 야쿠르트 등 세균에 착안한 제품과 균의 배양기술에 강하다. 서양인에 비해 비만이 잘 발생하지 않는 특징적인 체질을 활용한 세포의 용도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의약기반∙건강∙영양연구소(오사카)의 고쿠사와(国沢) 백신어쥬번트연구센터장은 “장내세균을 활용한 의료는 일본에게 큰 산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한다.
장내세균과 중대 질병의 관계를 둘러싼 연구 성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6월에는 오사카대학과 도쿄공업대학 등이 공동으로 대장암 환자 특유의 장내세균을 발견했다고 발표. 약 80%의 정밀도로 암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아이치 현)도 1월, 치매와의 관계를 지적. 도호쿠(東北)대학 등은 장내세균의 대사물이 신장병의 원인 물질 중 하나라는 것을 밝혀냈다.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조사회사 시드플래닝(도쿄)에 따르면 체내 세포를 이용한 의약품의 세계시장은 2018년의 60억엔 정도에서 2024년에는 8,450억엔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질병 특정 및 검사에서도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장내세균 분석기술을 가진 메타젠(야마가타 현)은 SOMPO 헬스서포트(도쿄)와 연대. 어떻게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장내 환경 변화를 통해 예측하는 AI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악화되기 전에 질병의 싹을 없앤다는 전략이다.
-- 구미(歐美) 기업들을 추격 --
임상시험 착수 등 실질적 사업화를 위한 움직임은 구미 기업들이 빠르다.
미국 제약회사 세레스세라퓨틱스는 궤양성 대장염 등 4개의 장내세균을 이용한 후보약을 보유. 스위스의 네슬레헬스사이언스로부터 대형 출자를 받아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얀센도 미국 베단타 바이오사이언시스(Vedanta Biosciences)와 연대해 염증성 장질환의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다케다약품도 장내세균 분야의 신약 개발에서 프랑스의 엔테롬(Enterome)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북미 기업 2곳과도 같은 분야에서 제휴했다.
하지만 6월, 미국에서 건강한 사람의 변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작업이 포함된 임상시험에서 사망자가 나오자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경고를 발했다. 지금까지 변을 이식하는 방법은 어느 정도의 효과가 확인되었지만 악성 균이 이식될 가능성도 있어 이번에는 그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있었던 이번 사례는 유용한 세균만을 배양∙제제화하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다르지만, 미국에서 임상시험 관련 기업과 환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리스크 관리도 포함해 연구를 가속화 해나간다면 일본 기업에게는 구미와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도 있다.
일본 정부도 ‘스마트 바이오산업’의 한 분야로서 장내세균에 주목하기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 기준 정비 등에서 신속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해외 기업들과도 연대하면서 산∙관∙학의 지식이 활용된 기술 개발에 장내세균 의료의 미래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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