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새로운 원호 내일 발표 -- 정치∙외교 등에 새로운 전기(轉機) 예감
-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3.31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4-07 22:20:44
- Pageview315
일본, 새로운 원호 내일 발표
정치∙외교 등에 새로운 전기(轉機) 예감
정부는 4월 1일, 헤세이(平成)를 이을 새로운 원호를 결정한다. 행정 사상 처음으로 천왕의 퇴위로 인한 왕위 계승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일본은 새로운 시대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유동적인 국제 정세 속에 올해에는 국내 정치 및 외교에서 대규모 행사가 잇따라 예정되어 있다. 버블 경제 붕괴와 정치 혼란을 경험한 헤이세이가 끝나고 새로운 원호는 시대를 리셋한다. 새로운 시대의 도래로 정치와 경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 대규모 행사 잇따라 --
아베(安部) 총리는 연초에 비서관들을 불러모았다. “올해는 역사에 남을 1년이 될 것이다. 막중한 임무를 즐기자”. 올해는 봄 이후, 황위 계승을 위한 일련의 행사들뿐만 아니라 중요한 정치 및 외교 일정이 꽉 차있다. 총리의 “즐기자”라는 말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5월 1일, 황태자가 새로운 천왕으로 즉위해 개원(改元)하면 얼마 안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다. 4월에는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 6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일본을 방문한다. 그가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2번이나 일본을 방문하게 되는 결정적 이유는 새로운 천왕의 즉위 이후 최초의 국빈으로 초대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방일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간의 협의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적자 절감의 화살이 일본에게 향해질 수 있는 타이밍으로, 미국이 재일 미군의 주류 경비 부담 증가를 요구할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총리가 의장을 맡게 되는 이번 G20 정상회의에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중 무역 대립 속에 세계적인 보호주의의 흐름을 종식시키는 역할을 일본이 해낼 수 있을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 맞춰 아베 총리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26번째 회담을 갖는다. 평화조약 교섭을 가속화하는데 합의한 양 정상이 북방 영토의 주권 문제로 주춤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승부처가 될 것이다.
국내 정치에서도 개원을 앞두고 이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상 최대인 101조엔이 넘는 올해 예산이 27일에 큰 혼란 없이 성립된 것은 새로운 시대를 앞두고 대결 무드를 피하는 것이 좋다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여야당에 있었기 때문이다.
10월에는 소비세율 10%로 오른다. 아베 총리는 2014년에 5%에서 8%로 인상한 이후, 2번이나 증세를 연기했다. “이번에도 소비세율 인상을 연기할 수 없다면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올릴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많다. 사회보장비가 계속 늘어나는 일본 미래의 재정을 고려할 때 꼭 필요한 과제이다.
의도하지 않게 시대의 전환이란 사명을 맡게 된 아베 총리에게 중요한 정치 일정이 줄지어 예정된 개원 첫 해의 시작은 새로운 시대의 내정과 외교의 지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헤이세이 원년(1989년)도 시대의 전환점이었다. 당시 총리였던 다케시타(竹下) 총리는 취임 후 반년도 되기 전에 리쿠르트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진. 이어 취임한 우노(宇野) 총리도 헤이세이 첫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해 물러나고 바로 가이후(海部) 총리가 취임했다.
버블 경기가 피크였던 1989년 12월 말, 닛케이(日経) 평균 주가는 사상 최고인 3만 8,915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경제 침체와 금융 시스템의 위기를 거치면서 ‘잃어버린 20년’이 이어졌다. 합계특수출산율이 1966년 수준을 밑도는 1.57까지 하락해 일본이 안고 있는 최대 문제인 인구 감소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헤이세이 원년이었다.
아베 총리는 이번에 전례를 답습하기로 결정한 새로운 원호 공표 절차를 조금 바꿨다. 간(菅)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붓글씨로 쓴 새로운 원호를 선보이고 그 뜻을 설명한 후, 총리도 정오 정도에 기자회견을 열어 담화를 발표하기로 했다. 원호에 담긴 의미와 국민에 대한 메시지를 직접 말하기로 한 것은 총리로서 전기를 맞는 각오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 국민의 마음에 뿌리내려 --
원호는 시대를 구분 지으며 그 시대를 사는 일본인의 마음에 뿌리를 내린다. 천재지변이나 불길한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의 마음가짐의 변화를 기대해 천왕이 직접 개원한 사례도 있다.
천왕이 4월 30일에 퇴위하면서 헤이세이는 31년 만에 막을 내린다. 5월 1일에 새로운 천왕이 즉위해 새로운 원호가 시작되면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