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약하는 아시아 (2): ‘밀레니얼 세대’, 정치에서도 주역 -- 풍요로움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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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1.29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2-06 22:35:48
- 조회수472
도약하는 아시아 (2)
‘밀레니얼 세대’, 정치에서도 주역
풍요로움 뒤에 강해지는 주장
“45세가 넘는 사람의 입후보는 인정하지 않는다”. 4월, 인도네시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결정을 내놓은 정당이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젊은이들을 위한 정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2014년에 창단된 인도네시아연대당(PSI).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2018년 말의 PSI 결의 집회는 열의로 가득 차 있었다. 라후마와티 후보(33)는 교직원 부족 해소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나타리 당 대표(36)는 이슬람교가 인정하는 일부다처제를 비판하며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라”라고 주장했다. 교육, 차별, 부패 등 후보들이 이슈로 내건 문제들은 다양하다.
-- 유권자의 40%가 젊은 층 --
20~30대의 젊은 층들은 인도네시아 유권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4월의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코 대통령도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형 바이크를 타거나, 손자와 장난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친근감을 어필하고 있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인터넷 환경에서 자라 인터넷 전반의 소비에서는 이미 주역이 된 세대이다. 세계 밀레니얼 세대의 60%가 살고 있는 아시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0%로, 20% 정도의 일본과 미국을 상회한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정치를 어떻게 움직일지 세계 최초로 경험하는 곳이 아시아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아시아 사람들이 원하던 것은 빈곤으로부터의 탈출이었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지만 격차도 큰 모자이크 사회에서 역대 정부들은 ‘풍요로움’을 향한 길을 제시하며 통치했고 국민들은 불만을 참고 묵묵히 따라왔다.
지금의 60대 이상은 자유보다는 경제 발전을 앞세운 개발독재의 시기에 복종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민주화 세대인 40~50대도 1997년의 아시아 통화위기를 체험한 세대로 안정을 지향하는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풍요로움이 당연한 환경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다르다. 권력에 대한 복종심은 희박하고 분노나 불만을 느끼면 스스로 행동으로 실행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 인터넷을 통한 연대 --
사실 이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낮다. 하쿠호도(博報堂) 생활종합연구소 아세안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 주요국의 20대 가운데 ‘정치∙경제에 관심이 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29.9%. 일본의 36.7%(2016년)를 크게 밑돈다.
하지만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연대해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2014년에 홍콩에서 행정장관 선거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우산혁명’, 대만에서 국민당 정권의 친대륙 정책에 항의하는 ‘해바라기(太陽花) 학생운동’이 일어나 그 영향력이 주목 받았다.
대부분의 대만 젊은이들은 이후, 독립 지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정권의 탄생을 지지했지만, 2018년의 통일지방선거에서는 반대로 국민당에 투표했다. 대중(對中) 정책에 대한 관심보다는 수입 격차에 대한 불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민진당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는 금방 싫증을 내기 때문에 좀처럼 마음을 종잡을 수 없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주장이 강하고 잘 변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2018년 5월에 복귀한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당시 25세의 사디크 씨를 청년∙스포츠 장관으로 기용했다. 총리와 67세 차이의 말레이시아 사상 최연소 장관은 “정부 및 국영 기업의 모든 계층에 젊은 대표자를 영입하겠다”라는 대담한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예전의 만병통치약이던 경제 성장만으로는 사회 모순을 예리하게 지적한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없다. 젊고 거대한 민심을 어떻게 포용해나가야 하는지, 21세기 민주주의의 축소판을 아시아를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3)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