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혁에 도전, IHI (상): 조선과 결별하고 하늘로 -- 항공사업에 집중/ 엔진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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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9.1.15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9-01-22 07:58:24
- Pageview683
변혁에 도전: IHI (상)
IHI, 조선(造船)과 결별하고 하늘로
항공사업에 집중/ 엔진 개발, 재생의 첨병
IHI가 목표하는 회사상이 분명해졌다. 건설기계나 산업용 엔진을 잇달아 분리한 데 이어 2018년 말에는 ‘국내 3대 조선소’라고 불리는 대형 조선소 아이치공장(아이치현)을 매각하였다. 한편, 항공엔진의 경우는 약 20년 만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 조선이나 에너지와 같은 중후장대 산업에서 탈피하여 하늘에서 승부를 걸 각오를 하였다.
구로후네(黑船, 흑선)가 일본 앞바다에 등장하면서 증기 군함의 힘을 직접 목격한 에도막부가 미토번에 명령하여 만들도록 한 것이 IHI의 전신인 ‘이시카와조선소’다. 창업은 1853년. 지금까지 걸어온 역사는 국내 5대 중공업 중에서 가장 길다.
최초로 대형선을 만든 IHI가 아이러니하게도 5대 중공업 중에서 가장 먼저 조선업에서 철수하는 회사가 되었다. 18년 12월, 자사에서 보유하고 있던 마지막 조선소인 아이치공장을 매각한 것이다.
조선 부문은 13년에 JFE홀딩스와 공동 출자한 Japan Marine United(JMU)로 재탄생하였다. 일찍부터 ‘동양제일의 조선소’라고 불린 아이치공장의 매각으로 조선과의 결별은 결정적이 되었다.
조선만이 아니다. 18년 11월에는 원자력발전용 증기터빈부품을 생산하고 있던 도시바와의 공동출자회사를 해산. 세계적인 탈 화석연료 움직임의 영향으로 석탄화력발전용 보일러도 사업 축소 검토에 들어갔다.
-- 80%의 수익을 담당하는 핵심 사업 --
“전세계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IHI가 98년에 개설한 소마사업소 제1공장(후쿠시마현). 이요베(伊予部) 공장장의 안내를 받아 방문한 공장은 활기에 차 있었다. 항공엔진의 팬이나 터빈 등의 블레이드류를 생산하고 있었다. IoT(사물인터넷) 기술로 면밀하게 관리되고 있다.
미국의 프랫앤휘트니(P&W)와 제너럴일렉트릭(GE), 영국 롤스로이스. 완성부품이 들어있는 상자에 붙여진 전표에는 공동으로 개발하는 세계 3대 항공엔진업체의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SOMA’는 세계의 하늘에서 빠뜨릴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항공기 시장의 예측에 따르면 세계의 하늘을 비행하는 제트여객기는 37년에 약 4만기로 17년 대비 78% 증가한다. 전세계의 대기업과 공동 개발하는 항공엔진부품은 IHI의 영업 이익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미쓰오카(満岡) 사장은 “IHI의 항공엔진사업은 사업 참여부터 20년 동안은 적자였다”라고 말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짐이 되는 사업이었다. 반신반의하며 담당사원을 모집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 뿌리는 고(故) 도코(土光) 전 사장의 시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항공기를 연구 개발할 수 없었던 패전국 일본. 연구 개발 금지가 풀린 1952년이 원점이다. 전신인 이시카와지마중공업이나 후지중공업, 신미쓰비시중공업 등이 국산 제트엔진을 개발하는 공동출사회사 ‘일본제트엔진’을 설립하였다.
일본제트엔진이 개발한 연습기용 엔진 ‘J3’는 실용화에 성공하였지만 양산에 들어가는 단계에서 타사는 머뭇거렸다. 큰 적자를 각오하고 사업 계속을 결단한 것은 장래성을 확신한 도코 전 사장이었다.
일본제트엔진에 참여하는 것과 동시에 도코 전 사장은 미국 GE와 개별적으로 제휴를 맺고 엔진 개발에 착수하며 사내에 기술을 축적하였다. 항공우주분야의 참여 장벽은 높다. 제품은 미 연방항공청(FAA)을 비롯하여 세계 각 국의 항공 당국으로부터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지반을 굳히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18년에 문제가 발생한 미국 보잉 787항공기의 엔진 ‘트렌트1000’(롤스로이스)라인의 개량 부품 생산을 IHI가 수주하면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갑작스런 부품 생산 의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기술적으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이요베 공장장은 강조한다. 787항공기의 또 다른 엔진 ‘GEnx’ 개발에 참가하는 IHI의 수주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하향 수정의 단골’이라는 좋지 않은 레테르가 항상 따라 붙는다. 07년에 에너지∙플랜트사업에서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을 때는 연결영업손익을 300억엔 하향 수정. 도쿄증권거래소가 신설한 ‘특설 주의 품목’으로 처음으로 지정되면서 한때는 상장 유지조차 위험했다.
“사업을 최적화시키기 위해 10년동안 달려왔지만 그 이상으로 세상의 변화는 크다”. 미쓰오카 사장은 격동의 경영 환경 변화에 항상 대비해 왔다. 예전에 세계에서 50%를 차지했던 일본의 조선업 수주 점유율은 10%로 떨어지면서 중국, 한국 기업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사이토(斎藤) 전 사장부터 이어지고 있는 IHI의 선택과 집중의 흐름은 멈추지 않는다.
16년에 미니 유압셔블과 크롤러캐리어를 생산하는 건설기계 자회사인 ‘IHI건기’를 가토제작소에 매각. 18년에는 산업용 엔진사업을 미국 Caterpillar에 양도하였다. 사업부에 상당하는 ‘SBU’(전략적비즈니스유닛)의 수는 16년 3월의 36개에서 18년 말에는 25개까지 감소하였다.
-- MRO도 확대 --
“구로후네(흑선)라는 외압으로 탄생한 회사가 새로운 외압으로 인해 바뀌고 있다”라고 미쓰오카 사장은 말한다. 원자력이나 석탄화력발전 등 의지하고 있던 에너지기술은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 퇴로를 끊고 재탄생을 목표로 만들어진 선발대가 항공엔진사업이다.
사이타마현에 항공엔진을 생산하는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였다. 국내에서 약 20년 만에 가동되는 신공장은 저가항공회사(LCC) 등으로부터 위탁을 받는 엔진 MRO(수리∙정비) 사업도 확대시킨다. 빠질 때는 빠지고 공격할 때는 공격하는 것은 필연이다. 과감한 선택과 집중도 반석의 토대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소재 개발에의 관여 확대
기술과 비용, 끝나지 않는 경쟁
IHI의 항공∙우주부문은 2018년 3월기 영업이익의 80%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항공기엔진부품 사업에 대한 참여 장벽은 비교적 높다고는 하지만 해외 업체도 유럽과 미국 기업의 개발부대에 들어가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사업을 지키는 방법은 단순하다. 기술과 비용에서 승리하면 된다.
도쿄 도요스에 위치한 본사 1층의 역사전시관 ‘i-muse’의 중앙에는 IHI의 항공엔진의 역사를 지탱해 온 ‘V2500’엔진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에어버스의 ‘A320’에 채용된 것을 비롯하여 저가항공사(LCC)의 절대적인 지지를 배경으로 18년 9월말까지 누계 7,600대 이상을 판매한 베스트셀러다.
엔진의 구조도 변화가 극심하다. 기존의 부품이 소멸되면 일이 사라져버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1,000억엔 단위의 비용이 드는 대형 여객기용 엔진 개발은 국제공동개발이 주류로 공헌도에 따라서 과실을 분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공엔진기술이 발달하면 신규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은 차세대 제품 개발에서 제외된다.
V2500는 IHI가 14%의 개발을 담당하였다. A320용 차세대엔진 ‘PW1100G-JM’에서 IHI의 참여 비율은 15%로 상승하였다. 잇따르는 신소재 개발과 생산기술이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관여 범위를 확대하지 않으면 일을 잃게 된다’는 위기감이 결실을 맺었다.
예를 들면 탄소섬유 복합재로 만든 ‘SGV’라는 부품. 기어내장형으로 만듦으로써 대형화되는 팬 케이스를 지탱할 수 있고 동시에 배기의 정류도 가능하다. 기존에는 따로였던 부품을 일체화한 SGV는 V2500의 팬 케이스 제조를 통해 축적한 복합재 기술을 응용하였다.
소마사업소 제2공장에서 생산을 늘리고 있는 ‘브리스크’라는 부품도 개발진의 땀의 결정체다. 디스크와 블레이드가 일체화된 부품으로 PW1100G에도 채용되었다. 기존의 엔진은 고리 모양의 금속 부품에, 별도로 제조한 블레이드를 꽂아 조립하였다. 현재는 금속 덩어리를 깎아서 만듦으로써 부품과 부품의 접합부 등을 생략할 수 있어 대폭의 경량화로 이어진다.
대형 부품을 생산하는 제2공장에서는 PW1100G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의 생산 개혁을 추진한다. 기술개발본부가 전용 로봇까지 개발하며 생산 효율화에 여념이 없다.
PW1100G를 비롯한 Geared Turbo Fan 방식은 기어를 내장함으로써 팬을 대형화하여 회전 수를 줄이고 연비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성능은 올라가지만 터빈의 단 수가 줄어 블레이드 등의 부품 수가 감소한다. 또한 IHI가 높은 세계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강제(鋼製) 회전축 모양도 크게 바뀐다.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성장의 씨앗을 뿌리면서 꽃을 피워나갈 수 밖에 없다.
-- (중)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