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혁신력: ‘기술 창출력’ 미국 IT기업 상위 독점 --일본경제신문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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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12.19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8-12-26 22:55:17
- Pageview344
일본의 혁신력; 재생을 향한 도표 (상)
‘기술 창출력’ 미국 IT기업 상위 독점
일본경제신문사∙히토쓰바시대학 조사
-- 일본기업들, 경영 스피드에서 뒤처져 있어 --
일본경제신문은 히토쓰바시(一橋)대학 이노베이션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세계 주요 기업들의 ‘이노베이션 능력’ 순위를 정리했다. 수위인 페이스북과 아마존닷컴 등 미국 IT기업이 상위를 독점. 일본은 도요타자동차가 11위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라쿠텐(樂天)과 소니가 30위대였다. 의사 결정과 수익력 등에서 일본 기업들은 뒤처져 있다. 새로운 이노베이션의 파도가 계속해서 밀려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의 경영 스피드가 부족하다.
-- 도요타 11위∙라쿠텐 33위 --
이번 순위는 신속한 의사 결정 등 혁신을 창출하는 ‘조직력’, 기술 개발의 힘을 나타내는 ‘가치 창출력’, 이노베이션의 씨앗을 육성하는 ‘잠재력’의 3가지를 지표로 삼았다. QUICK∙FACTSET의 결산 데이터를 이용해 시가총액이 큰 국내 168개 사와 해외 150개 사를 대상으로 했다.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알파벳(구글), 애플이 4위까지를 차지했다.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로 불리는 4개 기업들의 시가총액과 영업 이익, 연구개발 투자, 설비 투자는 모두 5년 전보다 크게 성장했다.
GAFA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양자컴퓨터 등 산업과 사회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최첨단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사직은 소수 정예로, 여성의 등용에도 적극적이다. “이들 기업들은 의사 결정과 사업 전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라고 히토쓰바시대학의 아오시마(青島) 이노베이션센터장은 설명한다.
일본 기업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는 도요타의 11위. 설비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의욕이 왕성하고, 이노베이션의 씨앗을 육성하려는 노력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GAFA와의 차이는 매우 크다.
예를 들어 1위인 페이스북과 2위의 아마존은 가치 창출력에 기여하는 영업 이익이 5년간 각각 3,655%, 417% 증가했다. 잠재력에 기여하는 연구개발 투자 및 설비 투자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성장이 자금력을 높이고, 그것을 미래에 대한 투자에 투입해 사업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형성되고 있다.
헤이세이(平成)가 시작된 1989년, 제조업과 금융 등 일본 기업들은 시가총액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그로부터 약 30년이 지난 지금 남아있는 곳은 도요타뿐이다. 이러한 침체의 배경에는 고품질의 제품을 양산하는 ‘일본류’의 한계가 있다. 일본 기업들은 핵심 부품 개발 및 제조, 완성품의 조립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한다’는 이른바 ‘지마에(自前) 주의’와 완벽주의를 고수해왔다. 이것은 이노베이션이 기존 기술의 연장선 상에 있었던 시대에서는 큰 무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의 조건은 완전히 달라졌다. GAFA로 대표되는 신흥기업들은 스피드를 중시한다. 필요한 기술은 타사로부터 조달해 신속하게 사업화하고, 완전하지 못하더라도 시장에 투입해 그 반응을 기다린 후에 개선한다. 새로운 사업의 개시와 폐쇄를 반복하며 정답을 찾아낸다.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업체들도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모빌리티 컴퍼니로 전환하기 위해 연대는 부가결하다”. 10월 4일, 도쿄 시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요타의 도요타(豊田) 사장은 이렇게 말하고 소프트뱅크의 손 회장 겸 사장과 악수를 나눴다. 양 사는 자율주행 등 이동서비스 사업에서 제휴를 맺었다.
세계적으로도 자동차와 IT기업들이 손잡고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자율주행 실현에는 AI와 반도체 등의 기술뿐만 아니라, 라이딩셰어링 등 서비스와 지도 데이터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마에(自前) 주의로는 필요한 요소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21세기 이노베이션의 조건을 모색해본다.
▶ 상위 50위에 일본 기업은 4곳
순위 |
기업 |
국가∙지역 |
총합점수 |
1 |
페이스북 |
미국 |
203.3 |
2 |
아마존닷컴 |
미국 |
189.7 |
3 |
알파벳 (구글) |
미국 |
181.5 |
4 |
애플 |
미국 |
180.3 |
5 |
넷플릭스 |
미국 |
174.7 |
6 |
마이크로소프트 |
미국 |
174.7 |
7 |
인텔 |
미국 |
172.3 |
8 |
AT&T |
미국 |
167 |
9 |
알리바바 집단 |
중국 |
166.5 |
10 |
엔비디아 |
미국 |
166.4 |
11 |
도요타자동차 |
일본 |
165.7 |
12 |
디올 |
프랑스 |
165.5 |
13 |
로열더치쉘 |
영국∙네덜란드 |
165.5 |
14 |
존슨앤존슨 |
미국 |
165.2 |
15 |
마이크로 테크놀로지 |
미국 |
164.9 |
16 |
삼성전자 |
한국 |
164.5 |
|
: |
|
|
33 |
라쿠텐 |
일본 |
159.2 |
36 |
소니 |
일본 |
158.6 |
41 |
시세이도 |
일본 |
157.3 |
자기 부정에서부터 출발
11월 말, SNS 메신저 서비스회사 LINE과 제휴한 미즈호 파이낸셜그룹(FG). 공동 설립하는 새로운 은행에서는 실무 지원의 도우미 역할만 맡게 된다. 스마트폰을 통한 융자 등 은행 업무가 중복될 뿐만 아니라, 고객 쟁탈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 당하기만 하는 것은 아닌지” 등, 사외로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 생존의 위기 --
“마이너스 측면보다 플러스인 측면이 더 크다”라며 미즈호FG의 오카베(岡部) 부사장은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최근 신규 계좌 개설 수는 인터넷 은행이 3곳의 메가뱅크 합계를 상회, 융자와 결제로 수익을 얻는 전통적인 은행업은 구조 불황의 상태이다.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늘리지 않는다면 은행은 살아남을 수 없다.
디지털화가 추진되면서 업계의 경계는 없어지고 있다. 새로운 주역이 의외의 분야에서 나타나 기존 산업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본업만을 고수하려 한다면 도태되고 만다.
국내 최대 정유회사 JXTG그룹은 탈 석유 의존으로 전환한다. 도쿄가스와 파나소닉 등과 협력해 2020년의 도쿄올림픽에서 선수촌에 수소 스테이션을 설치, 운영한다. 대회 종료 후에도 6천 세대에 가까운 주택지와 상업시설에 수소를 공급. 전국에 수소 스테이션 설치를 늘려 수소를 활용한 환경 조성을 확대해나간다.
“수소를 본격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온다”라고 JXTG홀딩스의 스기모리(杉森) 사장은 말한다. 가솔린의 국내 수요는 크게 줄어 주유소는 20년 전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차기 비즈니스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20세기는 규모 확대가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연구개발 투자와 구매력이 높아져 가격 지배력도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큰 규모는 부담으로 작용될지도 모른다. 자사의 강점과 기술을 전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키워내야 할 필요가 있다.
-- 수익력이 열쇠 --
분신 로봇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다. ANA홀딩스가 항공회사의 틀에서 벗어난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가상현실(VR)을 구사해 먼 곳에 있는 관광지의 로봇을 이용자가 조작해 현지를 경험할 수 있다. 기술 개발 촉진을 위해 미국의 재단과 함께 총 1천만달러(약 11조엔)의 상금 레이스를 개시. 이미 64개국 479개 팀이 참가를 표명했다.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세계 70억 인구 중 6%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항공기를 타지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ANA의 서비스는 SF 같지만,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낼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신흥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을 설립하고 전망이 없으면 바로 철수한다. 다산다사(多産多死)를 반복하면서 수익력 있는 비즈니스를 육성, 확대해나가는 것이다.
사진 필름에서 경쟁했던 미국 이스트만 코닥과 후지필름 홀딩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코닥은 파산했다. 이익을 투자자에게 환원, 사업의 다각화에 투자하지 않았다. 후지필름 홀딩스는 자사 기술의 힘으로 신규 사업을 확대해 지금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과거의 성공 체험에서 헤어나지 못한 기업은 쇠퇴한다. 압도적인 세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GAFA가 앞으로도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일본 기업에게도 시장을 장악할 기회는 아직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부정’을 지속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