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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충돌 (4): 시험대에 오른 민주주의, 수 년 단위로 바뀌는 체제의 한계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7.5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8-07-11 16:26:46
  • Pageview498

미∙중 충돌; 마찰의 심층 (4)
시험대에 오른 민주주의, 수 년 단위로 바뀌는 체제의 한계
중국의 ‘일당(一党)’ VS. 미국의 ‘독선’

“다른 선택지가 없다. 시한이 지났다”. 6월 19일, 중국으로부터의 2천억달러(약 22조엔) 상당의 수입품에 추가 관세 검토를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계 회합에서 중국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나바로 대통령 보좌관도 5월 이후 미∙중 무역협의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라고 3번이나 강조했다.

-- 초조함이 반영된 강공 --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최초의 심판이 될 중간선거까지 앞으로 4개월. 눈에 보이는 실적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의 재선도 멀어진다. 겨우 한달 만에 중국과의 대화를 포기하고 실력 행세를 시사하는 찰나주의와 매일 밤낮 트위터에 자기 정당화하는 독선적인 트럼프 방식은 이에 대한 초조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시도된 다른 모든 통치체제를 제외한다면 최악의 통치체제이다”. 영국의 처칠이 남긴 이 명언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우위를 찬양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찾지 못했던 새로운 ‘선택지’가 세계를 흔들기 시작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결정에 시간이 걸리지 않고 선거와 관계 없이 큰 방침이 정해지는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다.

북경의 남서부 100km에 위치한 허베이(河北) 성 슝안(雄安) 신구. 6월 중순에 이곳을 방문하자 겨우 반년 전에 사면이 논이었던 장소가 차세대 첨단기술을 이용한 스마트시티 모델 지구로 변해있었다.

참신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즐비한 거리의 일각에는 계산대에 점원이 없는 ‘무인 슈퍼’가 영업을 시작. 얼굴인증기술을 이용한 본인 확인부터 스마트폰으로의 지불까지 완결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정부의 지원으로 빅데이터를 수집하기 쉬운 중국에서 인공지능(AI)이 진화하는 것은 확실하다”. 이 무인슈퍼 개발에 참여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말한다.

-- 시진핑의 말 한마디로 33조엔 투입 --
슝안 신구는 도쿄에 필적하는 2천평방미터의 면적에 인구 200만의 신도시를 구축한다는 장대한 계획이다. 시진핑 주석의 지시 한마디로 결정된 2조위안(약 33조엔)의 비용과 20년 가까운 시간을 투입하는 이 계획은 공산당이 일당 지배하는 중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거리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등, 일당 지배 하의 안정은 궁국의 관리 사회라고 하는 큰 대가를 동반한다. 그럼에도 이론(異論)을 배제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압도적인 스피드는 의회를 통해 이해 관계를 조정하는 민주주의 국가에게는 위협적이다.

국가주석의 임기 철폐를 결정한 시진핑 주석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도 넘보고 있다. “’일대일로’의 공동 건설을 중심으로 실무 협력을 심화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6월 10일,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방문한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에게 이렇게 촉구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요청도 거부할 태세를 보이는 등, 독자적인 광역 경제망 구상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3월, 상하이 시장에서 위안화 기반의 원유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서 달러로만 이루어지는 원유 거래에 변화를 일으키려는 목적이다. 산유국인 이란의 참여로 달러화의 금융 규제를 우회한 위안화의 이용이 확대된다면 미∙중 마찰로 달러의 사용이 어려워지는 사태에도 중국은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수 년 단위와 수 십 년 단위. 시간의 기준이 다른 민주주의와 일당 체제의 경합이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경쟁의 밑바탕에 있다. 미∙중 마찰은 정치 및 경제 시스템의 우열을 둘러싼 경쟁의 시작이기도 하다.

 -- 연재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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