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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의 벽’을 뛰어 넘은 일본 제조업 -- 환율변동 영향 거의 제로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6.25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3면
  • Writerhjtic
  • Date2018-07-01 21:29:53
  • Pageview469

에코노 포커스
‘환율의 벽’을 뛰어 넘은 일본 제조업
환율변동 영향 거의 제로, 생산의 국제화와 수출품 가치 향상

-- 무역 마찰이 새로운 난제 --
더 이상 환율 변동이 두렵지 않다---. 일본의 제조업이 환율에 대한 내구성 강화에 나섰다. 과거에는 엔고(円高)가 되면 수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나 일본중앙은행에 따르면 환율 변동에 대한 수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감응도(感應度)’는 제로로 나타났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 수출재의 고부가가치화. 즉, 가격과 상관 없이 계속 팔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율의 벽을 겨우 넘어선 일본 제조업은 또다시 더욱 큰 과제와 대면하게 되었다.

일본 기업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15년을 100으로 할 경우 수출의 지수(실질 수출)는 4월에 115.4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5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5월에도 11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 호조의 특징은 환율 변동에 상관없이 수출의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추세는 일본은행이 분석한 ‘수출의 환율 감응도’에도 알 수 있다. ‘감응도’는 엔화 시세의 변동이 전체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나타낸다. 2000년대 중반에는 엔화가 달러 대비 10% 올라가면 수출이 3%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2010년 전후부터 감응도가 급격히 낮아져 2016년에는 0.2~0.4% 수준을 유지. 2017년은 0~마이너스 0.1%를 기록했다. 다시 말해 “엔화 가치 등락이 수출의 증감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일본은행 조사통계국)”라는 것이다.

다이와(大和) 종합연구의 고바야시(小林) 에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환율과 수출증감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어진 이유는 ‘생산의 현지화와 국제적인 통화 관리’ 덕분이다. 과거 엔화 강세를 겪으면서 각 기업들이 아시아 등에서 현지생산의 확대 및 위탁 생산을 추진해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재무성에 따르면 해외통화에 의한 결재 비율도 늘어나, 달러를 통한 결제 수출 비율이 2017년 상반기에는 51%. 유로 및 중국 위안화를 통한 결재 비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혼다의 경우, 엔화 환율이 달러 대비 1엔 오르면 연결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140억엔으로, 지난 5년간 30억엔 정도 축소되었다. 소니는 엔화 가치가 1엔 오르면 오히려 영업 이익이 35억엔 증가한다고 한다.

-- 가격 인하가 필요 없다 --
최근 수출품목이 가격과는 상관없이 잘 팔리는 제품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상황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경제재정백서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화 지수’라는 데이터가 있다. 재무성이 산출한 수출단가지수를 일본은행의 수출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수출단가지수는 단순히 한 단위당 수출액을 나타내며, 수출물가지수는 수출품의 질이나 품목을 반영해 조정한 것이다. 이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엔고가 진행되면 해외에서의 판매가격을 내림으로써 셰어 확대를 서두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가격을 동결하여 이익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어, 오히려 엔고일 때도 수출량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고부가가치화가 환율의 영향을 피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인 것이다.

내각부에 따르면 고부가가치재(World Premium제품) 수출은 전기계측기기, 원동기, 자동차 등 일본의 대표적 산업에서 특히 높다. 예를 들어 반도체 제조설비의 경우 한국과 대만 업체가 세계를 석권하고 있지만 품질을 뒷받침하는 것은 박막가공과 진공운반 작업을 담당하는 장치이다. 도쿄 일렉트론 등의 일본 대기업이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원동기에서는 항공기 부품의 수출이 늘고 있다. 미국 보잉이나 유럽 에어버스 등이 항공기업계의 큰 손이지만 엔진부품은 일본제품이 강세다.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은 "엔화가 약세일 때도 가격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자동차 수출도 소형차에서 SUV 등으로 주력 제품을 바꿔가고 있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다카타(高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도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은 1985년 플라자 합의에 따른 엔화 평가절상 이래 오랫동안 겪어온 환율의 벽을 마침내 극복한 것 같다. 다만 트럼프 미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촉발한 무역마찰이 새로운 난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가 중국 IT(정보기술)와 반도체 사업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일본의 제조장치 및 부품 수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정부가 검토중인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부과가 결정되면 환율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무역마찰에서는 각국의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공격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외에 전자부품과 공작기계 등이 목표물이 되면 일본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다이와 종합연구소의 소바야시(小林) 씨는 “무역마찰에 의해 전세계에서 서플라이체인을 재구축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그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수출 기업에 있어서 아직 마음을 늦출 수 없는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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