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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는 세계, 뒤집어지는 상식(5): 무너지기 시작한 중앙 집권 -- 블록체인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4.27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8-05-04 09:12:37
  • Pageview579

판게아의 문; 연결되는 세계 -- 뒤집어지는 상식 (5)
무너지기 시작한 중앙 집권
블록체인이 보증한다

“이 와인은 블록체인을 통해 진품이라는 것이 증명된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고급 와인제조사 Cantina Volpone. 이곳에서 생산된 와인의 라벨에 인쇄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으면 이런 메시지가 뜬다.

-- 유통 과정 투명하게 --
포도 재배 지역과 양조 기록, 온도 관리 등, 제조에서 소매까지의 과정을 기록해 와인 하나 하나의 진품 여부 및 품질을 증명하는 정보가 위조가 어려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

전세계에 유통되는 와인은 고급품에서 염가품까지 20%가 위조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와인에 대한 진품 여부 및 맛에 관한 감정을 유명 판매점 직원이나 소믈리에와 같은 지식과 경험을 통해 신용을 얻은 소수의 전문가들이 주로 해왔지만, 이젠 신뢰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 그것을 보증해준다.

해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부터 연간 280억달러(약 3조엔)가 유입되는 필리핀. 평균 6%였던 국제 송금 비용을 1~2%로 낮춘 새로운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통화를 활용, 전세계 어느 나라와도 자금이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시스템을 통해 수수료를 낮췄다. 규제 및 은행을 경유하는 등의 법정 통화 시스템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자금 유통이 거대 시장에 효율성을 만들어낸 것이다.

네트워크에 참가한 사람들 간 거래 등의 내용이 암호 데이터로 기록된 ‘장부’를 분산시켜 공유하는 블록체인. 최근 블록체인의 활용 대상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가치를 보증하는 것은 특정의 사람이나 권력자뿐이라는 20세기까지 당연히 여겨온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21세기에 밀려들고 있는 것은 가치를 보증하는 힘의 원천이 무수한 개체로 분산된 비(非)중앙집권이란 거대한 파도이다. 돈을 보증하는 중앙 은행의 의의가 가상통화로 인해 흔들리는 것처럼, 세계에서 유통되는 사람∙사물∙자본을 통치해온 국가의 기능도 흔들리고 있다.

-- 인터넷 상의 호적 --
아프리카에서는 작년부터 UN의 지원으로 신분증이 없는 사람에게 ‘전자 ID’를 발행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다. 지문이나 홍체 등의 생체 인식을 이용, 이중 등록을 방지할 수 있는 블록체인으로 개개인의 ‘호적’을 작성해 은행 계좌 개설 및 의료기관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전세계에는 11억의 사람들이 법적인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 국가에 속해있지 않으면 그 존재를 인정받을 길이 없어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행정적 지원해주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좀 더 앞서나간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가상 국가 ‘비트네이션(Bitnation)’의 수립이다.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동성애자의 혼인을 인정하거나 난민에게 신분 증명서를 발행해준다. 아직 실제 사회에서의 법적 효력은 없지만, 기존의 국가가 인정하지 않은 아이덴티티를 가진 사람들의 국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앙 정부 없이 국민이 국가 통치에 자주적으로 참가하는 분권을 제창한다.

비트네이션에 동의해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은 1만 5천 명 이상. 출생지와 거주지 등에 상관 없이 자신의 이상에 맞는 나라를 자신의 나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시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가치관이 널리 보급된다면 이러한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이다.

-- 연재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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