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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헤이세이, 새로운 일본을 향해 (중) -- 다양성이 공존하는 강한 사회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7.12.3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7-12-10 18:18:04
  • Pageview521

포스트 헤이세이(平成), 새로운 일본을 향해 (중)

다양성이 공존하는 강한 사회
논설위원 오시마 미오(大島 三緖)

‘심층학습’이 전국의 교육 현장을 강타하고 있다. ‘주체적이고 대화를 통한 심층학습’. 2020년부터 도입되는 새로운 학습 지도 요령의 요점이다. 일방 통행인 수업 방식에서 학생들이 토론이나 생활 체험을 통해 자발적으로 배우고 사고하는 학습으로의 전환. 이것이 액티브 러닝의 개념이다.

이러한 학습을 통해 일본 교육의 획일성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은 움직임이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 것인가? 무엇이든 일률적이고, 집단주의, 형식주의로 일관해온 교육계는 아직도 옛 쇼와(昭和)시대와 같은 공기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사카의 부립(府立)고교에서 최근 한 여학생이 자신의 자연적인 갈색 머리를 검은 색으로 염색하라고 강요한 학교를 대상으로 오사카부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학교에서는 검은색 이외의 머리 색을 일괄적으로 금지하고, 본래 머리가 검지 않은 학생에게는 사전에 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이러한 생활 지도가 악화되어 소송으로 발전한 케이스이다. 부립고교의 80%가 ‘갈색머리 신고’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학교만의 이야기일까? 오히려 일본 사회 전체의 불관용과 ‘튀는 개성’을 억누르는 경향이 학교에 그대로 반영된 것인지도 모른다. 30년에 달한 헤이세이 시대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했고, 세계화와 IT(정보통신)의 발달로 표면적으로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크게 달라졌다.

문부과학성이 ‘심층학습’을 내놓은 것도 바른 행동만을 강조하는 학습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이전으로 회귀하려는 힘도 강하게 존재하고 있어, 정치학자인 마루야마(丸山)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러한 힘이 사회의 ‘고층(古層)’을 이루고 있고 가끔 지상으로 얼굴을 내민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불확실한 ‘전통’에 대한 고집. 배외주의적 언행 및 약자∙이단자를 향한 비난. 이러한 것들이 인터넷 공간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난무하고 있다.

‘고층’의 예를 한 가지 든다면, 선택적 부부 별성(別姓)에 대한 반발이다. 1996년, 법제심의회(法制審議會)가 이 제도 도입에 대한 의견을 밝힘에 따라 제도 실현의 기운이 높아졌다. 그러나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라는 등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하면서 논의는 중지되고 말았다. 세계적으로 지난 20년 동안 부부 동성을 의무화하는 규정이 연이어 사라졌다.

여성의 사회적 활약을 주장하면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문제는 1mm의 진전도 없는 일본 사회의 답답함. 심각한 인구 감소에 직면하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의 사회적 위치도 애매한 채로 내버려두고 있다. 일본인은 말과는 달리 속으로는 다양성을 싫어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세계로부터 의심받을 수 있다.

어려움은 많겠지만 사회의 여러 곳에 다양성이라는 통풍구를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한가지 색으로만 칠해진 집단은 단단해 보이지만, 위기 앞에서는 의외로 쉽게 무너져버린다. 다양성을 확보한 사회가 훨씬 유연하고 강하다.

포스트 헤이세이 시대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심층 학습’은 학생들만의 과제는 아닌 것 같다.

 -- (하)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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